솔직히 제가 다양한 조구사의 낚시대를 써보진 못했습니다.
그나마 2010년 대 이후 생산된 낚시대들은 기껏해야 은성사, 다이와, 시마노, DIF만 사용을 해봤습니다.
우연인지 몰라도 다이와, 시마노 일제지만 정말 기포가 생기질 않네요. 그것도 다이와는 저가대를 써봤는데도
도장에 기포가 올라오질 않더군요.
물론 우연일수도있고 이들도 더 악조건에 놓이면 기포가 올라올 수 있겠죠
그런데 같은 조건에서 사용했던 은성사, DIF는 모두 기포가 올라오는경우를 봤습니다.
특히 은성사 명파S는 고가대인지라 낚시 다녀오면 2~3일내로 모든 절번을 빼서 낚시대 전용 크리너로 닦아주고 모두 말려주며 관리를 나름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도 약간의 기포가 올라오더군요. (절번을 다 신형으로 교체해서 과거처럼 기포가 막 올라오진 않고 나름 좋아졌습니다.)
GT대물조선은 올라오는현상이 보이긴 하는데 관리하는것 대비 상당히 기포가 안 올라오는 것 같긴 합니다. 도장이 괜찮은듯 하더라구요. DIF도 말할것 없이 중고가 낚시대가 기포가 올라오구요...
지금 시점에서 디자인 빼곤 크게 일제대비 조구기술이 떨어질게 없다고 생각하는 본인인데. 이게 도료차이인가요 아님 도대체 무슨 문제일까요? 아님 국내 조구사의 무게 낮추기 싸움때문에 도료를 얇게 칠하거나 기포가 잘 올라올 수 밖에 없는 도료를 쓰는것인지...
지금도 보면서 다이와 시마노 낚시대들 도장들 멀쩡한거 보면 참 신기하고 우리도 이렇게 못만드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발 국내 넘버1 은성사만이라도 기포이슈에서 벗어났음 하는 마음입니다.
참 머리 아프죠.
저도 수시로 낚시대 닦으며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제가 요즘 드는 생각은 '순전히 도장 문제일까?' 하는 겁니다.
어쩌면 카본 원단이라는 재료적 특성 탓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왜 이런 의문이 드냐면
제가 또 다른 취미로 어릴적부터 피규어 및 프라모델 도색을 즐겨 해오고 있는데
그 어떤 방식으로 하더라도 도색면에 기포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붓칠을 하던, 에어브러시로 분사를 하던
설령 마감제를 뿌리지 않더라도 기포 발생은 거의 없습니다.
도색 완료된 것을 비가 들이치는 곳에 몇년을 방치해 놓아도
변색을 될 지언정 기포는 안 생깁니다.
(도색면이 완전 건조되지 않은 상태에서 겹칠을 하거나 마감제를 뿌리더라도
크랙이 생기지, 기포는 안 생깁니다)
그런데 낚시대는? 기포가 생기죠.
도색의 원리나 방식은 동일할 겁니다.
재료 표면에 서페이서라 불리는 하도용 페인트를 칠하고
색상 컬러를 칠한 뒤, 유광이든 무광이든 마감제를 뿌릴 겁니다.
그리고 도색면 강화를 위해 열처리를 하죠. 자동차 도색도 같은 방식을 거치는 걸로 압니다.
근데 왜 유독 낚시대에만 기포가 생길까?
제가 내린 결론은 원재료의 투습율이 아닐까 합니다.
프라모델은 플라스틱을 사출해서 만듭니다. 자동차는 철판으로 만듭니다.
둘 다 투습율은 제로에 수렴합니다.
반면 낚시대는 마치 천을 짜듯 카본사를 직조해서 만듭니다.
제 아무리 빈틈없이 꼼꼼하게 만들어도
실처럼 생긴 선형의 재료를 엮어서 면을 만드는 겁니다.
그 면의 두께 또한 얇습니다.
그러니 직조된 틈으로 수분이 맺힐 경우
모세관 현상으로 인해 외부 배출이 되지 않고 원사 사이사이에 끼어드는 게 아닐까...
이게 아니라 진짜 도장 때문이라면
일본 업체가 아직은 한수 위라는 거겠죠.
암튼 소비자가 왜 이런 고민을 할까요?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