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우연치 않게 수파 노랭이 4.0칸을 얻게되어 사용중에 있습니다.
품자 버전으로 완전 초기 모델이더군요. 절번도 교체가 없는 버전이구요.
제가 듣기론 생각보다 경질성이 있는데 손맛이 끝내준다고 들었습니다.
몇달간 사용해보고 고기를 걸어본 결과(최대치 46cm 붕어)
소문만큼은 아닌데? 라는 느낌이 드네요.
물론 낚시대란게 개인의 취향에 따라 느끼는게 천차만별이라 굉장히 주관적이고
수파 노랭이는 제 아버지 시절의 명품대로 추억과 누구나 갖고싶어 했던 욕망(?)의 낚시대란건 잘 알고 있습니다.
확실히 과거 낚시대 치고 경질성이 상당히 좋더군요. 은성대가 맞나 싶을 정도로 경질성이 좋아 앞치기등이 잘 됩니다.
또한 손맛도 상당히 좋으나 제 기준에선 수골에 비하면 조금 약하다는 느낌이 들구요.
혹시나 요즘 경질대가 유행하다보니 과거 추억과 함께 경질성이 강했던 이 낚시대를 찾는 분이 꾸준히 있는건 아닐까란
추측성 뇌피셜을 해봤는데요.
분명 좋은대는 맞습니다만 제가 기대가 너무 컷는지 최신 낚시대 대비 엄청나게 좋은지는 모르겠더라구요.
고작 1대를 몇달간 써본게 다입니다만 오랫동안 수파 노랭이를 써보신 선배님들이 계시다면 사용 후기가 궁금합니다.
손잡이 원경 24.5mm(요즘 나오는 낚시대들 기준으로는 상당히 굵죠. 수파, 신수향을 포함한 클래식 모델들은 51칸 넘어가면 무슨 야구방망이 손잡이 같죠.)
초릿대 선경 0.7mm(요즘 나오는 낚시대들 기준으로는 상당히 가냘프죠.)
요즘 나오는 낚시대들에 비해,
손잡이대가 과하게 굵은 것 같고, 가냘픈 초릿대는 낭창여서 못쓴다는 말 듣기 딱 좋죠.
요즘은
낚시대 무게 줄이려고, 손잡이 원경을 최대한 줄이고,
앞치기 잘되게 하려고, 초릿대를 최대한 굵게 갑니다.
이게 뭐가 문제냐면, 낚시대 밸런스를 포기하고 선을 넘을 정도로 과하게 간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지나친 앞쏠림과 챔질 직후에 손잡이대나 손잡이대 바로 윗칸에 쏠리는 부하를 견디지 못해서 폭발해 버릴 정도로요.
선을 과하게 넘은 낚시대는 낚시대를 펴서 수평으로 들어보면 손잡이대 부터 휘어져서 아래로 쳐지는 낚시대들도 있습니다.
이런 낚시대는 맘 놓고, 캐스팅 하는 것 조차도 무섭죠. 힘을 세게 줬다가는 캐스팅 하면서 부서지니까요.
요즘은 정말 변태적인 낚시대들 많이 나옵니다.
손잡이대 끝을 손가락으로 눌러보면 말랑말랑 달걀모양으로 쉽게 눌리는 낚시대들 많습니다.
지인들에게 처음 접하는 낚시대가 있거든 절번을 손가락으로 눌러보라고 합니다.
절번이 말랑거리면, 낚시대로서 제구실하는 완성도 좋은 낚시대는 아니라고.......
카본을 적게 넣어서 제원에 g수 적게 나오는 게 장땡도 아니고, 초릿대 굵어서 앞치기 잘되는게 장땡도 아니죠.
고기를 낚아야 하는 무기인 낚시대가 낚시대로서 본업인 낚는 걸 잘 해야 하는 게 아닐 지...
하지만, 수파나 신수향 같은 낚시대의 선형(밸런스)는
파워포퍼먼스 면에서는 거의 정점에 가까울 정도로 잘 잡힌 낚시대입니다.
제원의 g수가 무색할 정도로 "앞쏠림? 그게 뭔가요?"할 정도로 무게 밸런스도 괜찮구요.
밸런스 좋은 낚시대들은 "일부러 부러 뜨리려서 막 제껴도 부러지지 않더라" 할 정도로 사용 중 파손률도 상당히 적은 편입니다.
과거에 수파나 신수향 같은 낚시대를 거의 복사하다 시피해서 짝퉁이 봇물처럼 나왔었죠.
그걸로도 안되니까...
손잡이 가늘게 만들어서 '가벼운 낚시대'라고 팔기 시작하고,
초릿대 굵게 만들어서 '앞치기 잘 되는 낚시대"라고 팔고,
하지만, 그 이면의 '밸런스를 그만큼 포기한 낚시대'라고는 하지 않았죠.
그런 말을 하면 안 팔릴게 뻔하니까 말이죠.
낚시인들 취향이 각양 각색이다 보니 각자의 취향에 맞는 낚시대들이 있기 마련이죠.
그래서 수많은 타입의 낚시대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구요.
좋다 나쁘다의 기준은 사용자의 취향에 부합되는 지 아닌 지로 갈리는 경향이 크죠.
같은 기종의 낚시대 일지라도 특정 칸수는 맘에 들지만, 다른 칸수는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도 많죠.
한가지 낚시대로 깔맞춤하면 좋겠지만, 낚시꾼의 손이 깐깐하다보면 손에 맞는 낚시대들을 모으다보면
무슨 낚시전시회라도 하는 것 마냥, 여러가지 낚시대를 쓰고 있는 분들도 계시곤 하죠.
낚시도 미식가 마냥 상당히 깐깐함을 추구하기도 하는 취미이죠.
시중에 수많은 낚시대 기종이 있지만, 나에게 꽤 만족스런 만족감을 주는 낚시대는 손으로 꼽는 경우가 많죠.
낚시대 가격을 완전히 무시하고도 말이죠.
저도 은성의 낚시대들을 여러 종 거쳐 봤으며, 여전히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수파 같은 클래식 모델은 필드에서 현역으로 사용중이지는 않습니다.
유지보수가 힘든 단종된 모델들이나 생산중이지 않은 기종들이 더 끌리는 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