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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돌 이야기

IP : 4ead6915b636a89 날짜 : 조회 : 7369 본문+댓글추천 : 0

잔잔한 물가에 서면 문득 그 곳에 파문(波紋)을 만들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돌을 멀리 던지고 싶습니다. 던지는데 자신 있는 무게, 생김새를 고려해 돌을 고릅니다. 무거워도, 가벼워도, 납작해도, 못생겼어도 멀리 나아가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양이 구(球)에 가깝지 않으면 방향을 바꾸면서 날아간다는 사실도 이미 압니다. 그래서 그 가늠이 어렵지만 경험으로 가장 적당한 무게의 잘생긴 돌멩이를 찾아 던집니다. 더구나 가까운 지점이 아닌 먼 곳에 던지고자 하면 반드시 상기한 조건에 맞아야 합니다. 꾼이 채비를 원하는 지점에 던지고자 할 때 찌도 무게로서 역할은 하지만 가볍고 바람직한 형태도 아니어서 실질적인 임무는 봉돌(납)이 주로 맡습니다. 값싸고 흔하며 부피에 대한 비중이 큰 물질을 찾다 보니 납이 1등으로 뽑혔습니다. 작지만 무겁고 주무르기 쉬워야 한다는 조건에 알맞기 때문입니다. 비중이 더 큰 물질(금, 백금 등)도 있지만 金봉돌을 쓸 수는 없지 않습니까... 다루기가 쉽고 회수를 완벽하게 할 수만 있다면 금봉돌을 쓰는 꾼도 생길 것입니다. 금도금 받침틀도 이미 등장했는데, 조만간 나올 수도 있겠네요.^^ 낚시를 이제 배우시는 분이라도 장비구입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없는 셈입니다. 재력만 있다면 앉아서도 모든 장비를 택배로 받아볼 수가 있습니다. 소신 없이 남들 따라 대를 구입하다 보면 필요에 따라 차차 구입해도 될 장대들을 미리 사게 됩니다. 비싼 장대를 뽐내고도 싶고, 그것을 폄으로서 해묵은 꾼답게 보일 것이라는 망상(?)과 먼데에 큰 붕어가 있으리라는 맹신(?)에 의해 수심이 전반적으로 낮은데도 불구하고 부득부득 장대부터 폅니다. 그런데, 짧은 대는 그럭저럭 해 나가겠는데, 장대 채비를 도무지 던질 수가 없는 겁니다. OTL 그래서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문제점의 해결을 찾습니다. 초리를 10cm, 원줄을 30cm 자른다는 꾼을 만나면, 보다 더 잘하기 위해 20cm. 60cm를 자르는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또 빳빳하면 쉬울 것 같아 경질의 초릿대를 찾고, 심지어 통초릿대마저 끼워보려 합니다. 모두가 대의 완벽한 기능을 자진해서 포기하는 일이라는 걸 모릅니다. 그래도 안 되면, 이제는 대 자체가 나쁘다는 생각이 들고, 공들여, 주변에는 “0”하나 떼고 말하면서 장만한 값비싼 대에 정이 떨어지지 시작합니다. 괜히 처지가 한심해집니다. ㅠㅠ 제조사가 왜 그처럼 금방 부러질 것 같은 초릿대를 그다지도 길게 만들었는지를 이제 생각해봐야 합니다. 힘을 나누어 분담하는 전 마디들을 합해 균형을 이룬 하나의 대를 완성하기 위해서입니다. 처지를 한탄할 것이 아니라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습니다. 돌멩이를 예로 들었듯이, 각각의 대에 운용이 적절한 봉돌의 무게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 무게를 초리의 탄성을 이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찾아야 합니다. 채비의 무게로 초리부분이 던지기도 전에 먼저 휘어져 버린다면, 탄성을 이미 빼앗겼으니 투척 시에 채비를 운반해줄 탄성은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무거운 봉돌을 달아야 멀리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은 돌멩이가 아닌 바위를 들어 멀리 던지려는 무모함과 같습니다. 손을 떠난 채비는 어떠한 투척방법이라도 꾼의 던지려는 힘에 의해서가 아니고 초릿대의 탄성에 의해 이끌어져 나아가야 정상입니다. 꾼들이 선호하는 앞치기 투척방법은 전 채비를 또 목표지점을 보면서 하기 때문에 편합니다. 그러나 3.5칸 이상이 되면 누구나 다 어렵습니다. 앞치기가 아닌 다른 방법도 이용하셔야 편합니다. 어깨너머로 휘두르기, 줄잡고 던지기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챔질 시에 스냅(손목의 힘)을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팔과 어깨를 부드럽게 움직여서 “휙”소리 나지 않게 몸 풀듯이 자연스럽게 합니다. “엉뚱한 지점에 채비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부단한 연습으로 안도의 한숨과 함께 곧 잊게 됩니다. 적절한 봉돌의 무게를 찾으셨다면, 잘생긴 돌멩이 찾았듯이 찌맞춤하시면서 봉돌을 예쁘게 구의 형태로 깎아 다듬어야 합니다. 야구공, 화살처럼 공기 속을 나르기 때문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납작하면 나아가면서 방향이 바뀝니다. 바닥에 가라 앉으면서도 채비가 안착되는 지점의 방향이 바뀔 것입니다. 봉돌의 중압감, 짓누르는 삶의 무게에서 모두들 홀가분해지셔서 오는 새해에는 보다 더 즐기는 낚시들을 하시고 복도 엄청나게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8-12-29 20:13:04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되었습니다]

2등! IP : 00cd752be57846f
반가버요 철없는 붕어님!

이렇게 멋지게 글을 써내려 오시는거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만약 제가 쓴다면 5줄정도로 다써고 말지싶은데~~~~~

앞치기 실력이 곧 조력이던가요.

발란스 맞추는게 중요하죠.

좋은 강의 멋진 글솜씨 ~~~철없는 붕어님 파이팅

년말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에는 더욱더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추천 0

3등! IP : 32d62f2bbd94163
굿! 굿! 베리 굿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탓 보다는 연장 탓을 많이 하지요.
모든 낚시대는 거기에 가장 합당한 봉돌의 무게치가 있읍니다.
그런데 보편적으로 이것을 등한시 하죠.
알고보면 간단한 이치인것을~~?
또 한해가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지려 하는군요.
몇칠 안남았네요.
지나온길 되돌아 보면서 잘함과 못함을 짚어보고
새해에는 멋진 인생의 설계가 나오시길 바랍니다.
추천 0

IP : ede7e0f4f58eff5
초릿대. 대의 벨런스,캬~~제말이 그말^*^
행운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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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ed584f305eb73fa
적절한 비유와 함께 명쾌한 해석을 내려주시네요.^^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0

IP : 8d8b8ef682e7f0b
공감x1000000~

저도 다른 이유라면 몰라도 단지 앞치기의 편의성만을 위해서
초리대 일부를 절단 해서 사용해보라는 권유에는 일부 모순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초리대 절단 하면 채비 투척이야 쉬워지겠지만 잘라진 것 이상으로
낚시대 설계의도에서 멀어진다고 봅니다

적절한 무게의 봉돌을 찿아라는 말씀에 추천 한방 쏩니다
추천 0

IP : 869a84006de069b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공감가는 글귀가 많이있습니다..수고하셨어요..
추천 0

IP : 16d7e4514e1ee70
님의 일목요연한 깊은지식 고맙습니다.

동절기 건강 유념하시고 새해에는 하시는일 모두 이루어지시길......
추천 0

IP : e10a9b369f14659
많은 공감속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갑니다...

알기 쉽게 잘 정리해 주셨네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건강하세요~
추천 0

IP : 591ed6ce9dca567
봉돌... 이런 작은 소재 하나로도
저런 장문의 해석이 가능한 것도 낚시가 지닌 묘미가 아닐까 여겨봅니다..

세번을 읽으며 우리네 인생에도 대입을 해보게 됩니다.
너무 무거워도, 가벼워도, 납작해도, 못나도..
우리가 정한 목표 지점에 정확히 도달하기 힘든 건 삶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런지..
목표 지점에로의 정확한 도달을 위해 정성스레 봉돌을 꾸미듯 나를 꾸며야 하겠습니다.
다가 오는 새해에는,
월척 회원님 모두가 자를 건 과감히 자르고 버릴 건 사심없이 버린 후 날렵하고 매끈한
구 형태의 봉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가 오는 새해 저는,
저런 고명함을 지니시고도 스스로 철이 없음을 내세우시는 '철없는붕어'님의 겸손을
한 번 배워볼까 합니다.. ^^
추천 0

IP : 24939ce69170e21
얼마전 새로 47대를 사서 앞치기를 하는데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덩치만 믿고 맨날 하던식으로 스냅을 주니 이게 날아가다 퐁퐁 앞쪽으로 떨어지네요
한 20번 던지면 제대로 한번 날라갈라나?

그러다 마음비우고 스냅 절대 사용안하고 님 말씀대로 팔과어깨를 자연스럽게 움직여
"휙"소리 안나게 던졌더니 그냥 한번에 들어가더라고요...

그 후에 낚시가도 이런식으로 하니 팔에 부담없이 잘 날라갑니다
낚시대의 발란스와 너무 무겁지 않은 봉돌 그리고 힘을 뺀 자연스런 앞치기...
긴대도 캐스팅이 어렵지만은 않게 되더군요
추천 0

IP : af0999a2bb020bd
운영자분께서 강좌란에 잘옮겨놓으셨네요^^

ㅎㅎㅎ 자유게시판에 자주글을 올리셔서 좋은가르침을

받고도 추천도 못드려서 죄송했는데...

저같은 하수는 감사의인사와 추천밖에 드릴것이 없어서...

늦게봐서 인사가 늦었지만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
추천 0

IP : caa7e9f24cfb529
철붕님글잘읽었습니다
생각은 머릿속에 가지고 있으면서 이론적으로 정리가 안되는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셨네요
연구하는 낚시 생각하는 낚시가 선진 낚시문화를 창달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0

IP : a611a3801ea414b
개개인의 견해는 분명 차이가 있겠지요~
십여년을 통초릿대 끼우고도 어려움이 없는 저같은 이도 있건만 ㅠㅠ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