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밤의 회상
-이외수
밤새도록 신문지 같은 빗소리를
한 페이지씩 넘기다가
새벽녘에 문득 봄이 떠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네..
내 생에 언제 한번
꿀벌들 날개 짓 소리 어지러운 햇빛 아래서
함박웃음 가득 베어 물고
기념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 본적이 있었던가.
별로 기대 할 추억조차 없는 나날 속에서
올해도 속절없이 봄은 떠나가는데
무슨 이유로 아직도 나는
밤새도록 혼자 펄럭 거리고 있는지를.
제일 먼저 꽃 피는 것도 그대 등뒤에
제일 나중에 꽃 피는 것도 그대 등뒤에
돌아보아, 라고 문득 말하면 어느새 사라지고 없네.
아무튼 쓸쓸한 건 하늘이겠지.
풀꽃 술잔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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