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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낚시 다녀와서 (염장 사진 없으니 안심하셔도...)

IP : c602c0a3f09bc4c 날짜 : 조회 : 1849 본문+댓글추천 : 0

별로 영양가 없는 하룻밤 낚시 이야기입니다. ---------------------------------------------------------------------- 격주에 한 번은 고향 다녀오기, 한 번은 이런 저런 행사 및 생업 땜에, 밤낚은 일년에 몇 번 못갑니다. 토요일 3시경 거래선 업무가 의외로 조금 일찍 끝나길래, 지난 주 생긴 속 상한 일도 잊을 겸 해서 * 저 : 하룻밤 낚시나 다녀올께..계란 몇개 삶아 주라. * 마눌 : 당신은 낚시가 힐링 수단이냐 ?? * 저 : 웅! * 마눌 : 그럼 나는 뭘로 힐링 하냐?? * 저 : 딴청 딴청 채비 점검도 제대로 안한 낚시 가방과 삶은 계란 몇개, 김밥 2줄, 생수 사서 군위 위천강으로 부랴부랴!! 제가 좋아하는 포인트에는 어느 조사님이 자리 잡고 계신데 다대 편성을 하지 않으시길래 양해를 구하고 옆에 자리를 잡습니다. 가끔 붕어가 나오면 속 상한 일도 잊혀지고, "맞다 이게 힐링이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근데, 2시가 넘으니 "아차" 싶습니다. 일하던 반팔 티-셔츠 바람으로 급하게 나오다 보니 밤바람이 찹니다. 뒤적거려보니 햇볕가림 용도의 팔뚝 토시가 있어 착용하니 훨씬 낫습니다. 옆 조사님은 잠깐 눈 붙이러 차로 들어가십니다. 3시가 넘으니 몸이 덜덜거릴 정도가 됩니다. 추위를 참기 힘들어져 제 차를 뒤지니, 제 업무용 얇은 원단(이불 용도)이 약 1.5미터*50cm 크기가 보입니다. 요리조리 변형을 해서 어깨며 옆구리를 바람에서 감춰 보지만, 가리기에는 역부족이고 모양새가 엉성하여 바람에 날리기도 합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어깨로 허리로 감은 이불 원단 모습이 얼추 6.25때 피난민 모습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바람이 스산하게 불다 보니 몸에 두른 흰색 원단이 날려, 문득 멀리서 보면 혹시 귀신이 낚시하는 모습으로 보일까 싶기도 합니다. 4시반경 여명이 다가오면서 기온도 상승하고, 새벽낚시 오는 사람 기겁할까봐 몸에 두른 치렁치렁 하얀 원단을 숨깁니다. (사실은 거지도 낚시하나? 할까봐 그랬습니다.) 몇마리 못 잡았지만, 간만에 찌올림도 여러번 봤고 속상함도 잠깐 잊었습니다. 찌를 주-욱 올릴때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더군요. 많지 않은 잡은 고기는 옆 조사님 드리고, 주변 2 봉지 청소해서 귀가. 아침 8시에 날밤새고 들어 온 제 추레한 모양새를 보고, 마누라가 "에고 할배 다 되어 들어왔네.." 모자를 벗고 거울을 보니, 떡진 머리는 기본에다가, 개기름과 코근처가 벌건 한 10살은 더 먹어 보이는 눈에 익은 얼굴이 보입니다. 그래도 간만에 힐링 낚시 다녀왔습니다. 아무렴. ㅋㅋ ------------------------------------------------------------------------- 허접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1등! IP : 2cb6c1d971fb8bb
저도 반팔티로 시작해서-->바람막이 착용--->아방궁---->겨울잠바 로 끝냈습니다. 혹시나 해서 겨울잠바 가져갔는데 가져가길 잘했네요^.^ 조과는 몰론 "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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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6ebbccbe7ab35d2
ㅎㅎ 그 어떤 추억의 조행기보다
실감나고 재미 있습니다
몸 고생은 좀 하셨어도
마음은 확실한 힐링이 되셨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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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514842b3584fd85
감기 안걸리신걸 다행으로 생각 하십시요
여름감기 정말 독하더군요 밤에는 방한준비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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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e1750e6e0f17320
먹뱅이아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힐링이 따로 있나요
잠시 잠깐이라도 일상사의 무거운짐 내려 놓는거죠
년식이 얼마 안돼 인생에 대해 논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삶...그냥 터벅터벅 걸어가는 소풍길이라 봅니다
늘 안출 하시구 사업도 번창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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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ed29dfbfdf684f5
댓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하룻밤 낚시에 삭신이 아직도 노곤노곤하고, 콧물이 약간씩 흐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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