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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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반갑지 않은 손님이지만 이미 자리를 하고 말았습니다.
무슨 놈의 정은 그리 많아 한 번 찾아들면 쉽게 떠나질 않지요.
약 기운에 취한 건지 비몽사몽이고 만사가 귀찮아집니다.
그 와중에도 물가에 나가는 바람은 마음 한 켠에 있었지요
근로자의 날은 조금 일찍 마치기에 짬낚을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러나 온몸은 기가 빠져나간 듯 흐느적거리고
일찍 퇴근하는 눈빛은 초롱초롱 빛나야 함에도 눈까풀은 자꾸만 내려앉습니다.
걸을 힘만 겨우 남아 있는데 뭔 놈의 낚시...
아무도 없는 휑한 방에 드러누워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다음날, 아끼는 후배의 수술이 잘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안도하였고
병문안 가지 못함에 미안한 마음만 전하고는 누워버립니다.
아내는 뭐 그리 바쁜지 전화도 받지 않고, 할 수 없이 혼자 저녁을 차려 먹었습니다.
8시가 넘어 아내에게 전화가 옵니다.
"자기, 저녁은?"
"응, 혼자 먹었다."
"포장마차 가서 한잔 할래?"
"아파 죽겠는데 뭔 넘의 술! 그냥 온나."
사실 이실직고하자면 둘이서 포장마차 가는 날은 사랑을 속삭이는 날입니다.
아들넘의 현장체험 학습으로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인데…
( 얼마 전 아들넘이 '이상한 타임에 들어온 건 아니죠?' 물었을 때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지요. 알고서 묻는 건지 모르고서 묻는 건지...
속으로 '그래 마, 그건 와 묻노?"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TV를 보다 피곤함에 절어 잠든 아내를 보면서 안쓰러움만 더해집니다.
불청객 감기는 일주일간 나를 괴롭혔지만
휴식과 함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잃지 않았을 때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렵니다.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건강함만 있으면 감사하렵니다.
사랑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사랑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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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금요일'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