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

어느 분의 조행기를 읽고.....

붕어우리3 IP : 377736e0a346b9b 날짜 : 2013-12-03 09:59 조회 : 2747 본문+댓글추천 : 0

저 산 너머 / 산새우리


아침부터 차게 자다 턱이라도 돌아간 것인지
하늘은 온통 찌푸린 채 빗방울을 뿌린다.
저 산 너머 어디선 간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겠다.
내 삶의 뒷덜미가 뒤틀린 채 몸부림치고 있을 때
허리를 꺾여버린 내 이웃의 삶이 무너져 내릴 때
저 산 너머 어디선 간 축배의 잔을 들고 있었겠다.
언제나 고통과 불행은 내게 가까이 있고
축복과 기쁨은 저 산 너머 어딘가에 있었다.
저 산 너머 사람들이 그것을 찾지 못했다면
그 다음 산 너머 어딘가에 있음이 분명했다.
그렇게 산을 넘고 넘어 그 어딘가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는,
늙고 병들어도 기쁨이 넘치는,
삶이 맹수처럼 달려들어 허리를 꺾어 놓고
뒷덜미를 물어뜯지 않는 그런 세상이 있음이 분명했다.
그래서 비 내리는 겨울아침 우리는 수레에
재활용될 삶의 잔재들을 무겁게 쌓아 올리다
쉽게 펴지지 않는 허리를 들어
저 산 너머를 바라보고 있음이 분명했다.
어쩌면 삶이란 마지막 긴 날숨 토할 때 떠올리는
전전긍긍의 파노나마였는지도 모른다.
추천 0

1등! 피터™ 13-12-03 10:40 IP : 40c112faea4e991
참 좋은 글입니다.
넘어ᆞ너머ᆞ파로나마 같은 티끌은
가볍게 무시하고픈 멋진 글입니다.

우리님의 글에는 늘
소외된 주변인에 대한 측은지심이 있네요.
이대로도 썩 좋지만,
혹 과하여 자승자박이 될까 염려도 됩니다.

한 번 쯤은
어루만져야 한다는 것에서 벗어나
배반이든 욕망이든 극한까지 가보시기를
감히 권해봅니다.
추천 0

2등! 피터™ 13-12-03 11:19 IP : 40c112faea4e991
소심하신 우리님, 고쳤어~ ^^"
추천 0

3등! 소풍 13-12-03 11:22 IP : 78d73d715ace889
우쒸..

파노라마 ..^^
추천 0

소풍 13-12-03 11:26 IP : 78d73d715ace889
그렇게 산을 넘고 넘어 그 어딘가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는,

늙고 병들어도 기쁨이 넘치는,

삶이 맹수처럼 달려들어 허리를 꺾어 놓고

뒷덜미를 물어뜯지 않는 그런 세상이 있음이 분명했다.



참 마음에 드는 표현입니다.
추천 0

덕산토종붕어 13-12-03 11:37 IP : eb2931dc6c176eb
^^*
추천 0

효천 13-12-03 11:38 IP : 8ff3541014ad98d
우리님의 마음과 똑같은 글이네요.

따뜻한 감성이 듬뿍 묻어있는,,,,

오리탕점심.

맛나게 드세요.
추천 0

산골붕어 13-12-03 13:14 IP : df5bb54fd06e74a
서로 생채기가 생기지 않는 글만

봤어면 합니다만 ᆞ정가에도 가보고싶고

허연비니루 양반두 잘계시는지 ᆞ
추천 0

박라울 13-12-04 10:47 IP : b994924875a329b
쉽게 펴지지 않는 허리를 들어
저 산 너머를 바라보고 있음이 분명했다......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