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
님들 께서는 번개칠 때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지금껏 낚시하면서 번개때문에 시겁한 적이 2번 정도 있었습니다.
한번은 97년인가 98년 인가 8-9월달쯤 친구와 와촌 소월지에 출조한 적이 있었는데요.
주말인데도 소월지를 전세 내었다고 기뻐했는데, 사실은 저희들이 일기예보도 모르고 천지분간을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못뚝 초입에 차 세워두고 건너편에 메고 들어가 앉았는데, 밤 9-10시 정도까지는 그럭저럭
날씨가 괜찮았었습니다.
밤 10시쯤 넘어니 뭔가 바람이 심상치가 않더니, 먼곳에서 쿠르릉 쿠르릉 소리가 나면서 하늘이 번쩍 번쩍 댑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친구놈과 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지요.
그러더니 어느 순간 소월지 상류쪽으로 부터 우거진 나무들이 거세게 흔들리며 싸하는 비바람이 저희쪽으로 다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비바람이 차곡 차곡 우리를 엄습해 온다고 느껴 지데요.
그 순간, 소월지 수면에 귀가 멀 정도로 까강 하고 타격하는 벼락과 눈이 멀 정도의 선명한 번개를 보는 순간
한마디로 정신이 혼미해 지더군요.
그간 여러차례 번개를 만났지만, 대부분이 번개와 천둥의 시간차를 체크해서 2키로 밖이니 3키로 밖이니
거리를 재어 보는 여유는 있었는데,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이후 근 1-2시간 가량을 장대비와 함께 마치 소월지가 거대한 피뢰침인냥 번개와 천둥이 거의 동시에 내려치는데,
그 굉음소리와 무시 무시한 번개의 모양을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칩니다.
중간에 친구놈도 뒈지게 겁났는지 무전기 같은 모토로라로 제게 전화를 하는데, 번개칠때 휴대전화 하지 말라는
생각이 나서 받지도 못하고 제 폰부터 퍼뜩 꺼고, "야 이 종내기야!. 전화기 꺼라" 하고 고함을 질렀지요.
정말 소월지 바닥에 낙엽처럼 대가리 쳐박고 싶었습니다.
손끝하나 움직이기도 무서웠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공포의 시간이 지나고 번개가 조금 멀어지자 고기고 뭐고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것들이 U턴을 해 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두놈이 뛰다시피 차로 달려 갔습니다.
차 안에서 남은 소주 먹으며, "친구야 차도 벼락 맞나?. 차에 벼락 맞아서 죽었다는 소리 들어 봤나?." 이케사면서...
여러분, 차도 벼락 맞습니까?.
또 한번은 7-8년 전인가 용성 외촌지에 홀로 출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외촌지 상류쪽 도로가 직벽을 내려 가면 모래톱이 하나 만들어 지는데, 그 곳에 앉았는데요.
갑자기 집사람이 전화 와서 지금 대구쪽에 폭우와 함께 번개 치고 난리도 아니라며 빨리 철수 하라고 하데요.
그러나, 어떻게 나온 출조길인데 포기를 하겠습니까?.
내 쪽으로는 번개도 비켜 가니 걱정 붙들어 매라고 하고 열심히 쪼으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런 닝기리 또 소월지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외촌지 도로위쪽이자 내 머리 바로 위쪽 고압선 철탑을 때려 부술 듯 번개가 내리치는데
도저히 못 견디고 부랴부랴 차에 올라 엉겹결에 못 아래 외촌동 경로당에 피신을 했습니다.
어느 순간 번개에 전신주가 터져 온 동네가 정전이 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마누라 말을 잘 들어면 떡이 나온다 켔는데, 내가 미쳤지. 내가 미쳤지를 마음속으로 얼마나 되내었는지 모릅니다.
2시간 후쯤 자리로 돌아가 보니 그 번개속에도 자동빵으로 7-8치쯤 되는 놈이 걸려 있더군요...^^
그날 새벽 파라솔 끝까지 내리고 꿋꿋이 자리를 지키신 건너편 조사님(존경합니다).... 번개도 담력을 인정해
줬는지 물안개 속에서 월척급 한마리를 끌어내시더군요.
저는 물론 자동빵이 다 였습니다.
차타고 경로당에 피신간 걸 눈치챘을까 내심 쪽팔렸습니다.
여러님들께서는 번개칠 때 어떻게 하십니까?.
여러님들께서는 번개와 함께 한 추억 없으십니까?.
|
|
|
|
|
|
|
|
|
|
지난주 두번이나19~21시 같은 시간에 내려치는 번개에 식겁했습니다.
지금껏 낚시하면서 가끔은 경험했으나 거리가 멀어서 왠만해서는 그냥 하는 편입니다만,
지난주는 번개불 줄기가 하늘에서 땅으로 이어지는 길이로 강열하고
위치도 낚시하는 바로 건너편 들판이라 이것 저것 챙기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둑방으로 올라가 차안에 들어갔습니다.
뒤이어 천지를 뒤흔드는 천둥소리는 둑위의 차를 흔들었는데,
꼼작않고 한시간을 그렇게 공포에 질렸더랬습니다.
일진 광풍이 몰아친 후 언제 그랬냐는 듯 보름달은 유난히 밝게 비치는데도
입질은 가끔씩 있어 다행히 밤샘낚시를 했습니다.
번개치는 날 낚시대 앞에서는 위험하므로 잠시 자동차로 피하는게 안전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평생을 같이 해할 낚시인데 안전이 최고입니다.
연일 폭염에 더위 잘 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