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
<김동수>
골프장 컨설팅 사업을 하는 동창늠인데
제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시키입니다.
친구들 끼리는 <똥수>라고 부릅니다.
낚시를 하긴 하는데
시즌별로 잘 나온다는 좌대만 탑니다.
그러고선 노지에서 꽝치고 오는데
대물 잡았다고 카톡 보냅니다.
몇 번 같이 좌대를 탔는데
낚시하는 내내 골프 이야기만 합니다.
여자들이 남자들 군대축구 이야기 들을 때 심정이
이 늠에게 낚시하며 골프 이야기 듣는거 만큼 싫을거라 생각합니다.
노지라면 자리라도 옮길텐데
좌대에서는 도망도 못갑니다.
골프를 하긴 하지만 낚시만큼 재미가 없어
어쩔수 없는 경우 아니면 안합니다.
이늠이 한 동안 뜸하더니 전화를 해온겁니다.
<야! 너 요새 낚시좀 다니나 보더라>
낚시 사이트에 올린 조행기를 봤다며 한참을 씨부립니다.
<그런데 그게 뭐냐…맨날 꽝 아니면 잔챙이…>
오랜만에 전화해서 염장질입니다.
한참 떠들더니
<느믄 대물나오는 곳 있는데 갈래?> 합니다.
팔랑~팔랑~
이늠에 대한 불신은 간데 없고
귀가 솔깃합니다.
<어…딘데…>
아 이 나약한 낚시꾼이여…
골프장이 둘러 싸고 있어
외부에서는 있는지도 모르는 조그만 저수지 인데
하류에 논도 다 개발되서 물 안뺀지 10년이 넘었답니다.
빙 둘러 골프장 땅이고
유일하게 무너미 따라 길이 있는데
거기 사유지 말뚝이 박혀 있어 누구도 낚시한 적이 없는 곳이랍니다.
자기가 딱 한 번 해봤는데
말그대로 <느믄 대물>이랍니다.
누가 볼새라 토요일 느지막히 둘이서 들어갔습니다.
자리를 잡는데 이늠이 바로 옆에 대를 폅니다.
<야 좀 떨어져서 해> 했더니
<괜찮아 여긴 느믄 나온다니까> 합니다.
뻔합니다.
이시키 또 골프 이야기 밤새 지껄일겁니다.
할 수 없이 대를 펴는데
퐁…하고 골프공이 떨어집니다.
뒷통수가 스물거려 파라솔을 폅니다.
전투식량으로 대충 저녁을 때우고 낚시를 하는데…
첫 수로 9치가 나옵니다.
동수 늠이 태국에 아짐 둘이랑 골프치러 간 이야기 할 때 쯤에는
턱 어디 걸린듯 묵직 하더니 허리급이 한 마리 나옵니다.
정말 말 그대로 <느믄 대물>입니다.
골프이야기는 끝이 없는데
하나도 안들립니다.
폭발적 입질이 10시가 넘어서자 주춤합니다.
입질이 줄어들자
참고 있던 오줌을 누려고 일어나 캡랜턴을 켜려는데 없습니다.
주머니를 뒤적거리고
바닥도 살펴봅니다.
<왜? 뭐 찾아?>
<오줌 누러 가려는데 렌턴이 없네…>
<……………>
여기저기 계속 찾고 있는데
갑자기 눈 앞이 확 밝아집니다.
잠시 눈이 부셔 아무것도 안보이다가
천천히 주변이 눈에 들어오는데…
마누라가 빤스바람으로
방 전등 스위치 옆에 실눈을 뜬채 서서
한 마디 합니다.
<으이그… 가지가지 한다… 증말~ 이제 잠꼬대 까지 하냐!!>
=======================================
오늘 글이 별로 없어
전에 썼던 뻘 글 한 번 올려봅니다.
불금 되시고
주말 첫 물낚시에 대박 나시길~ ^^
|
|
|
|
|
|
|
|
|
|
|
|
|
|
|
|
|
|
|
|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