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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해야할일

은둔자2 IP : ebe724771987bcf 날짜 : 조회 : 1640 본문+댓글추천 : 0

아이들이 어렸을때 아빠는 이미 낚시라는 취미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초등학생을 지나 중학생 마침내 고등학생이 되는동안
아내의 불만은 늘 "아이들과 함께 해주지 않는 아빠" 였죠
주말이면 만사를 제쳐두고 우선 물가로 나갈 생각을 하니
휴일맞아 가장과 함께 나들이가는 다른 가족들이 많이 부러웠었나 봅니다

대게 교육은 엄마들 몫이죠
인성을 포함한 훈육도 세세한 부분들은 엄마와의 관계에서 아이들 뇌리에 심어지게 됩니다
아빠와의 교감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제 아이들은 참 잘 자라줬습니다
열을두고 본다면 그중에 으뜸이다 할만큼 인성이 바르고 성실하고 착합니다
소위 엄친아 들이죠

문제없는 가족이라 자부해 왔고 그 믿음은 지금역시 다르게 생각지 않습니다
그런데 ..
오늘 갑자기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밤늦은 시각 둘러앉아 티비를 보다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아이의 응용력에 대한
얘기가 있었습니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속깊고 마음 착한 아이여서 전혀 별다른 문제가 없고
생각하는 깊이도 상당한데 어떤 사건을 해석하는 시각이 단편적인 겁니다
예를 들어 뉴스에서 보는 어떤 사건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만 받아 들이려 하고
그 이면을 보지 못하는 생각의 폭이라 할까요
그부분에 부족함이 보이는 겁니다

이해의 폭을 크게 가지면 학교공부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겉으로 보이는 능력보다 더 큰 힘이 될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잠깐 딸아이와 대화를 시작한게 두시간을 넘겼습니다
그 대화를 이어가며 참 부끄러운 사실들을 발견했습니다

딸아이와 전 늘 장난도 하고 거리감도 없으며 여느 부녀사이보다 가깝고 친합니다
그런데 일상적으로 대화하고 장난하고 부모로서 딸로서 해온 기본적인 역할이외엔
정작 필요한것들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는 겁니다
두시간의 대화가 처음이라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공부해라 .바른 사람이 되라 ....
그런 얘기야 수없이 해왔지만 정작 해야 할 얘기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내면을 내 보이며 깊게 얘기해본적이 없었습니다
부모나 자식으로서가 아닌 역할이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서의 동등한 대화
함께 휴일을 보내주는것이 전부가 아니라 끊임없이 아이의 감성에 자극을 주는
대화를 시도하고 심도있게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줬으면
아이의 가슴에 지성의 폭을 더 키워줄수 있지 않았나 싶더군요

토론을 자주 해본 아이들이 머릿속에 생각을 체계적으로 확립해 정확한 주장을 할수있는
논리능력을 갖듯 심도있는 대화로 자극을 자주 줬었다면 더 큰아이로 만들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능력은 뛰어나지만 감성이 부족하거나 이해가 부족하거나 배려할수있는 균형이 부족한 어른으로
자라는 것이 더 큰 손해라 생각 됩니다

아이의 초롱초롱 해진 눈동자를 보면서 한참을 얘기하다보니
아빠와 딸로서 갖는 형태적 이해보다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대 사람으로서
상당한 만족감을 느겼습니다

아빠들이 할일 ..
아이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십시요
감성 .이성의 단계를 체계화 해가는 아이들에게 아빠가 주는 화두들은 .
뇌를 자극하는 깊은 대화들은 그것들의 큰 완성을 가져다 줄 겁니다
더불어 가족이란 틀속에서 이해와 사랑의 폭도 더 견고 해질겁니다
아이와 놀아주고 부양하고 책임을 다했다 ... 라고 생각 해왔지만
아이에게 더 필요한건 눈을 마주 바라보면 들어주고 화두를 던져 깊게 생각하게 하는
아빠와의 대화였다는 뒤늦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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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제작자2 12-01-29 02:00 IP : b184f497b0b53a0
무슨ㅎㅎ 이시간에 주무시잖코~

글이 길어서 내용은 보지않고 둔자님 대명만 보고 왔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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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제작자2 12-01-29 04:27 IP : b184f497b0b53a0
둔자님~저에게도 딸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지금이야
사회인 이지만..고3년 대학4년을 필요로 할때면 항상 머물러 주었지요
여자 아이들이라 말을 시작하면 많이도 합디다ㅎㅎ 그럴때면 저는 언제나
들어주곤 주변 언저리의 화두만 던지고는...또 들어주고...그러면서 서로 교감을 가지다 보니
ㅎㅎ 시집갈 나이가 되었 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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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쌍마™ 12-01-29 07:50 IP : 0a81133c3b3df8b
은둔자님 글보구 다른것은 아직 저희
얘들이 어려 잘 모를듯 하지만....

제가 할일은
대화를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형태적인
대화보다는 일반적 사람과 사람에 이해를
이끄는 대화를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근데 아직어려... 이녀석들 그저
장난감이야기 눈썰매장 이야기 그리고
만화케릭터 이야기만 하네요
사달라는 일방적인 이야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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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애 12-01-29 08:44 IP : df5cc456d088acf
때늦은 후회를 하고있는 1人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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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망 12-01-29 10:00 IP : 5169fc3a4064ae3
"아이들과 함께 해주지 않는 아빠"에 동감가는 1인 입니다. ㅠ

그리고 대화가 부족하여 부자간의 장벽 또한 절실히 후회 막급합니다. ㅠ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네요. 반성 하겠습니다.

즐건 휴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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誠敬信 12-01-29 10:59 IP : 6d82d4c2df71467
ㅎㅎㅎ

맞는 말씀 입니다

우리딸래미 핸폰에 저장된 저의 전화번호 이름이 무엇일까요?

그냥 창열씨 입니다 ㅋ

우리 아들넘 핸폰엔 보스 이구요 ㅋㅋ

어려서부터 같이 이야기한 덕분이지요

전 그런면에서는 참 행복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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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2 12-01-29 11:23 IP : b184f497b0b53a0
ㅎㅎ성경신님 존함??????창열씨...성함은 혹? 말씀 언을 뺀~

여기는 대나무숲----성경신님 이름은 창열이-----여기도 대나무숲ㅎㅎ

용서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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誠敬信 12-01-29 13:12 IP : 6d82d4c2df71467
ㅎㅎㅎ

네 맞습니다

말씀언변을 뺀 성가 입니다

이름은 창열이 맞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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