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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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기거할 보증금 1600만원 짜리 임대아파트 하나
그마저도 빚 청산을 하고나면 길거리에 나앉을 판이었으니
결국 집을 떠나 시골 작은 읍내에 일거리를 얻을수밖에 없었다
폭설이 사흘동안 한번도 쉬지않고 내리던 어느밤
한푼이 절실했던 그가 선택할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다른 사람들이 퇴근한 시각을 넘겨서라도 더 일을 하는것 뿐이었다
돼지고기 한근만 먹어도 흔들거리는 다리에 기운을 보탤덴데 ..
지금은 추억이라 기억하지만 그당시 하루 두끼를 먹어가며 돼지고기 한근이 얼마나 절실했던지 ..
회사앞 식육점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직원들 옆으로 다가서지도 못하고
주머니에 깊숙히 손을 짚어 넣은채 말없이 돌아서 버리던 그때 ...
빙판진 고개를 넘어 출장을 가야하는데
늦은밤 아무도 나서질 않아 그일들을 도맡아 할수 있었다
별사탕만 요란하게 형형색색으로 들어있지만 장난감 모양 케이스 때문에
아이에게 사 안겼다가 눈물이 나도록 타박을 받고 울던 아내
내 아이에게 고깟 과자하나도 못 사주냐던 아내
가진돈 다 잃었지만 다시 일어서려면 내 가족 지켜내려면 어떤일이든 해야만 했다
하얗게 얼어버린 산고개를 넘고나니 운전대를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어깨가 아플 지경이다
겨우 고개를 벗어나니 약간의 내리막길이지만 소읍의 시내가 보이고
조금만 더가면 출장지인데 ..
방심했을까
약간 발끝에 힘을 줘 악셀의 강약을 조절한것뿐인데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리막길을 미끌려가는 자동차
그리고 삼거리 가로등 보호대에 쾅 ... 소리가 나도록 부딪혀 버린다
폭설로 렉카차도 움직이지 못하고 다시 넘어갈 차도 .택시도 없어
난감한데 사각 박스간판에 희미해진 전등이 "여인숙"을 간신히 알리고 있다
방값을 지불하고 들어가 방안을 휘둘러 보고 있는데
노란 주전자에 보푸라기 일은 푸라스틱 물잔을 쟁반에 받쳐든 무표정한 여주인이
물어온다
불러줄까요 ?
아니요 ... 괜챦습니다
구들장에 시멘트를 얇게 바른듯 연탄보일러 호스에 물끓는 소리가 요란하다
내것이 아닌 낯설은 이불을 몸에 묻히고 누웠는데
별사탕 사먹었다 다투는 엄마 아빠에 눈치만 보던 아들녀석 생각이나
그만 눈두덩이 붉어지고 만다
밤새 폭설이 쏟아붓고
연탄가스 냄세와 보일러 끓는소리로 지새운 여인숙의 밤
그 세월이 벌써 15년전의 추억이네요
의지할곳 하나 없었던 . 아니 의지하지 않고 버텼던 그때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행복도 없었겠지요
그때 아들의 초롱초롱한 눈이 없었다면 가족의 소중함도 몰랐었겠지요
고난이 슬픈것만은 아니랍니다
지나와 보니 그렇더군요
밥알을 목안으로 눈물과 함께 삼켜봤으니 삶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거겠지요
혹 힘들어 하는 가장이시라면 지금의 고난을 너무 불행히만 여기시진 마십시요
언젠가 웃을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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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어느 누가 편한 삶 만 누리고 살겠습니까...
힘든 역경 지나고나면 또다른 힘든길 나올수도 있는게 우리네 세상살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저는 어깨에 무거운짐 조금만 들고저 하루하루 긴장된 생활을 합니다..
그리고 발뒷굼치 치켜들고 빠른 걸음을 걷습니다...
언젠가는 뒷굼치 내려놓아 편한걸음 걷기위해서...오늘도 그렇게 가쁜숨을 몰아 쉽니다...
우리모두 힘차게 ....열심히 살아보입시더....
친구의삶이 가슴속 한켠에 여운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