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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바로 저지르고 봅니다.
토요일 광주송정역에 차세워 놓고 아침 열시 벌교행 열차에 몸을 싫었습니다.
딸랑 객차 3칸짜리 기차입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낯선 풍광들을 즐기며 가다보니 벌교까지 두시간이 별로 길지가 않습니다.
애들은 애들대로 웃고 떠드느라 심심하진 않은 모양입니다.
뒤에서 타고있는 5십대 후반쯤 보이는 부부중 중년남성이 서울어투로 현지인으로 보이는 어르신에게
말을 건넵니다. "저 종점 부전역이 어디에 있는 곳인가요?"
목적지도 모르고 목포에서 부터 기차를 탓답니다.
목포에서 광주 근 두시간, 광주에서 벌교 근 두시간, 벌교에서 부전 최소 다섯시간,
총 아홉시간에서 열시간의 기차여행을 목적지도 모른체 하고 있는 50대 후반의 부부.
부산 사상 근처라는 어르신의 대답에
"부산쪽이면 ㅇㅇㅇ이 나오라고 하면 되겠네"하고 중년여인이 즐거워 합니다.
아마 목포까지도 호남선 종점 끈어서 기차여행을 나오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남선 종점에서 남해서 종점, 아마 부산에서 동해선을 타고 강릉근처로 갈거 같구, 강릉에서 다시 서울행 열차을
타고 갈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간 저도 아내하고 한번해봐야지 하고 다짐을 해봅니다.
벌교 12시 도착, 1박2일 나왔다고 현수막하고 사진 큼직하게 붙어있는 꼬막정식집에서 꼬막정식을 먹고
나와서 조정례 문학관을 향해 조금 먼 거리를 걸어가니, 꼬막정식집마다 1박2일 현수막이 걸려 있네요.
벌교, 고흥출조길에 낙안읍성 여행길에 그리 많이 스쳤지만 외곽을 스치고 지나가니 벌교읍내가 어찌
생긴지도 모른체 스쳐 기나기만 했습니다. 이제 처음으로 벌교읍내를 관통해서 걸어보니
태백산맥에서 묘사되었던 현장들이 아주 많이 남아 있어, 마치 익숙한 곳을 다시 찾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택시타면 간단히 갈수 있는 조정례 문학관까지 걸어서(약 이십분) 가고, 낙안읍성도 물어물어 터미널 가서
버스 기다려 타고 갔습니다. 낙안읍성옆 큰처남집까지 20분을 또 걸어서 갔습니다.
애들하고 집사람 춥고 바람부는 날씨에 불평불만만 해댈거 같았는데,
그 나름대로의 운치를 느끼며 즐거이 따라 주네요.
오후 여섯시 광주행 열차에 몸을 싣구, 도착하는 열덟시까지 네식구 업어가도 모를만큼 깊이 잠이 들었습니다.
광주에 들어서서 슬핏 잠을 깨서 도시야경이 펼쳐지는 모습을 보노라니 마치 멀고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느낌 처럼 아련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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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를 메고 떠나는 여행길~~
나무그늘같은 나마의 홈 스의트홈 ~~
부럽습니다 씨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