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하면서 가장 가슴 뛰던 순간을 기억해 보면
아마도 스무살 무렵쯤인가?
45센치짜리 숭어를 잡았던 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땐 시외버스 타고 강화도 수로와 저수지를 틈틈이 찾아다닐 때였죠.
아침일찍 신촌 정류장에서 첫차를 타면
강화대교 넘어 정류장에 도착한 뒤 다시또 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낚시터는 오전 10시 넘어야 도착이 되는거죠.
버스 시간 때문에 낚시하는 시간이 고작 6~ 7시간 정도였기에
점심 식사 같은건 의례히 빵 쪼가리와 음료수 였던걸로 기억됩니다.
그땐 붕어가 흔해서 지렁이 한봉이면
두칸반대 한대 낚시에 5~6치정도 되는 붕어가 입질을 곳잘 해주었습니다.
어떤 날은 열마리도 잡고 그랬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력이 부족해선지 월척은 항상 꿈일 뿐이었습니다.
이십대의 낚시 기억을 떠올려보면
최대어 기록이 아마 25센치였던것 같네요.
가슴 속엔 월척의 욕망이 항상 머물러 있었지요.
언젠간 내게도 월척이 와 주겠지...
낚시춘추에 가끔 등장하는 35~Cm 허릿급 붕어를 보면
그야말로 눈이 번쩍 떠지고 엄청나게 부러웠죠.
그날 느닷없이 낚시줄이 핑~하면서 엄청난
힘을 쓰며 저항하던 놈을 끌어내고 보니
붕어는 아닌데 뭔가 멋지게 생긴 모습이
땟갈도 곱고 아주 기분 좋더군요.
집에 가져와서 부모님께 보여드리니
숭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커다란 놈을 잡고나니 세상을 가진듯 하고
한동안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그랬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좀 우습긴 합니다.
그래도 낚시가방 들때마다 가슴 설레고
오늘은 월척이 와줄것 같은 희망에
시외버스 터미널 첫차에 몸을 싣곤 했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가슴뛰는 기억이 다들 있으셨지요?
혼자 기억을 떠올리며 입가에 빙그레 미소짓게하는
낚시라는 취미 가지길 정말 잘 한것 같습니다.
3년전엔 낚시를 한달에 열번씩은 갔었는데
금년엔 봄 부터 가을과 초겨울까지 총 1년낚시를
10번 채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떠난건 아닙니다.
지금 잠시 쉬는거고 내년에 다시 불붙어서
1주일에 두세번씩 또 나가게 될지 모르니까요.
여하튼 쉬니까 좋은 점이 있습니다.
오른팔 관절이 시큰 거리던게 말끔히 나았고
얼굴이 허여멀개지고 막 그렇습니다. ^^
꿈은 계속 자라는 중이고 키워 나가고 있을 뿐입니다.
다시 또 불을 붙이기 위해 에너지를 모아서
단전 깊은곳에 모으는 중이니까요.
조만간 꼭 그렇게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