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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당시 학원비가 자격증 취득시까지 20여만원 이었던걸로 어렴픗이 기억되네요..
주머니에 가진돈이라곤 2만원이 전부입니다.. 제일 시급한게 잠자리와 학원비 입니다..
부산역에서부터 무작정 걷습니다. 생각할 겨를도 없습니다.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는것외에는 ....
걷다 걷다 지쳐 잠시 횡단보도옆 전봇대에 등을 기대어 봅니다..
"구인 섬유공장 야간잡부 숙식제공"
눈이 번쩍 뜨입니다. 저하고 딱맟는 궁합 입니다.
야간에 일하고 주간에 학원 다니면 되겠구나...바로 행동으로 옮깁니다.
공중전화를 찿아 전화를 드립니다. 일단와보라고 하시네요..물어물어 산동네에 있는 조그만공장에 도착합니다..
사장님께서 공장입구에 마중나와 계십니다. 올라온다구 욕 봤제? 하시며 환한 웃음을 지우십니다..
사무실로 들어가자..니 밥묵었나? 물어보십니다..
하고있는 행색보니 며칠 굶은넘처럼 보이셨나 봅니다... 그러고보니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은게없네요...ㅠㅠ
예 ! 아무것도 안묵었습니다..하루종일 쫄쫄 굶었습니다.. 해야하는데 입에서는 방금 묵고 올라왔습니다...해버리네요..
아~이구 요넘의 주둥아리 ...주인맘도 모르고 지 멋대로 뒉 밷어버리네요......확! 주둥아리를 주~뜯고 싶습니다..ㅠㅠ
쓰~윽 훝어보시든 사장님 씨~익 웃으시며 지금 새참 시간이다. 짜장면 시키 묵을라하는데 ....니 한거릇 더 묵을수 있제?
가타부타 대답할 시간이고 뭐고 없싶니다. 짜장면 곱배기하나 보통하나 경리 누님께 바로 오더를 내립니다...
정말 정신없이 먹었습니다..이건 말입니다. 짜장면이 아이라 완전 꿀입니더 꿀..
한참을 먹다보니 사장님께서 짜장면을 드시지도 않으시고 물끄러미 바라보십니다...
슬며시 당신의 자장면 그릇을 내쪽으로 밀어주시며 따뜻한 눈빛을 주시고는 아무말씀없이 밖으로 나가십니다.
배 마이고프제? 더 묵어라 ..하시는 눈빛..갑자기목이메어 자장면이 목구멍으로 너머 가지를 않습니다....
잠시후 들어오시는 사장님! 와? 맛이없나? 사장님께서 밀어주신 자장면이 그대로 있으신걸보구 물어보십니다...
아~입니다.마~이묵었습니다..고맙습니다..90도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니 어데서왔노? 부산에는 뭐 하러왔는데? 잘때는 있나? 사장님께서 이것저것 물어보십니다.
구미에서 왔습니다. 미용기술배우러 왔는데 집얻을돈도 없구 학원비도 없어서 ..
여기에서 일해서 학원도 가고 잠자리도 해결할까한다고 거짓없이 말씀드렸습니다..
한참 제눈을 보시더니 얼마나 할래? 물어보십니다.. 네! 6개월만 하겠습니다..
그래라. 오늘부터 일해라 그리고 학원비 얼마고 ? 내가 가불 해줄테니 학원 등록부터해라 하십니다...
아~입니더 한달 일하구 월급받아 등록해도 됩니다... 시끄럽다! 기술 배운다는넘이 하루라도빨리 등록해야지 와~쓸데없이 시간낭비 할끼고...
하시며 경리 누님께 "절마 저거 숙소 갈쳐주고 30만원 챙기주라..." 그러시고는 밖으로 나가버리십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저 사장님이 나한테 왜그러지? 궁금증도 잠시...우찌됐든 고맙싶니더 사장님!
마음씨 곱게생기신 경리 누님 따라오라 하십니다...
기숙사 저혼자 쓰야되고 밤에는 혼자 공장안에 청소 .정리정돈 깨끗히해야 한다.. 등등.. 할일을 체크해 주십니다..
그리고 너 여기 어딘지 모르제? 어디기는 부산 아입니까? 까~스나 이기 아~주 시골 핫바지로아나 ..탁~ 찿뿌까 뒤비지구로...
아니 아니 그기 아~이구 이동네 말이다 .. 이동네가 와요 뭐가 잘못됐십니까?
니 내말 단디 새겨들어라 . 여기는 나환들이사는 나환자촌이다..
그분들과 눈 마주쳐도 절대 당황하지마라 ..그냥 편하게 인사하구 지내라 등등...여러 주의사항을 알려주십니다.
괜찮습니다. 누님 우리시골에도 나환자촌 있어서 어릴때 그분들 마이 봤습니다. 걱정하지 마이소..경리누님 조금은 안심하시는 표정입니다..
다음날부터 정말 앞만보구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야간 공장 . 주간학원 ..코피가 터질정도로 빡시게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어느날 저녁 자정쯤 되었는시각 배가고파 서있지도 못하겠습니다..
야식용 라면 한개 ...한참 나이에 라면한개는 양이 차지를 않습니다...
어떻게 조금더 배불리 먹을수 없을까 ?
짜내고 짜낸 생각이 공장주변 텃밭에심어놓은 쪽파를 라면에 넣어 양이라도 늘려 배불리 먹자 ...바로 행동으로 옮깁니다..
이곳 산동네에는 양계장이 많이있습니다. 그곳에서 나온 계분을 쪽파밭에 뿌리니 마치 쪽파가 대파 크기만큼 실합니다.
한웅큼 뜯어서 대충 물에씻고 다듬어 라면 5개는 끓일수 있는 냄비에 라면하나 쪽파 한뭉태기 가득넣어 보글보글 끓입니다.
맛있을까요? 네~ 행복한 맛입니다.. ㅎㅎ
이제껏 먹어본 라면중 이렇게 맛난 라면은 먹어 본적이없습니다..
그렇게 쪽파라면을 시도때도없이 먹었습니다.. 계란이 먹구싶으면 주전자 하나들고 그분들 양계장으로 갑니다..
아제요 ! 계란 1000원치만 주이소....말떨어지기 무섭게 넘칠 정도로 가득 담아주십니다...
저녁 안묵었으면 같이먹자 하십니다..고맙습니다...넙죽 걸터않아 한그릇 비우고 숙소로 옵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후 경리누님으로부터 사장님의 살아오신이야기를 들을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무작정 시골에서 올라와 갖은고생 다해가며 지금의 공장을 차리셨다는 이야기. 나환자촌에는 땅값이 저렴해 구입하셨다는 이야기
저를 처음보신날 자신의 젊은시절 생각이나서 더마음이 쓰이셨다는 이야기....
요즘 제가 가을을 타나봅니다..예전 생각도 마이나고. 그때 그사장님 .나환자촌의 마음씨좋은 아제.아지매 잘들 계시죠?
벌써로 25년이 흘러 버렸습니다... 어떤모습으로 살고 계시는지..
그냥 스산한날씨에 주저리주저리 함 해봤습니다..
좋은밤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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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소설의 한장만 같아 보이네요~~ 힘겹게 사신만큼 지금 최고의 자리에 있지않나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