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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리믄 데지시든가?
연휴 마지막날 집사람과 애들 데리고 영광으로 드라이브를 갔습니다.
공개된 목적은 바다도 구경하고, 애들한티 가을녘 들녘도 보여주고,
길가에 줄지어 피어있는 코스모스도 보여주고, 만난 것도 사먹이고 이나,
숨겨진 목적은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각종포인트들의 여건 분석과 수위 분석,
농로길로 들어서니
"왜 논으로 들어가"
"응 벼들이 얼마나 잘익어는지 구경해봐"라고 답하지만 그길의 끝엔 수로가 보이고
"시골마을의 한적함이 아빠는 참 좋단다"하고 시골마을을 관통하지만 그 뒤엔
오랫동안 가보지 못한 소류지가 있고,
바닷가 갯벌을 가까이서 봐보라고 험한 제방길을 타고 가지만 그끝엔
숨겨진 보물둥범과 수로들이 얽혀 있고,
요새 들어가 보지 못한 포인트들이 농익은 몸매로 솟옷을 살짝 벗어던지고
밤에 혼자 찾아오라고 요염한 유혹들을 해대는데
가는 곳마다
이곳을 너무 잊고 있었다.
이런 특급포인트를 올해는 왜 한번도 않왔을까?
여긴 그냥 무시할 포인트가 아닌데,
이곳은 터지면 한방 포인트인데...
흐믓한 과거의 추억과 앞으로의 대박의 꿈에 취해 행복해 하면
포인트 순례를 마무리하고 되돌아 오는 길에.... 길에....
멀리서 바라본 다리위, 돼지비계로 방게잡던 수로 하단부 다리위,
차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가지 말아야 할곳을 가고야 말았습니다.
다가가서 보니 게를 잡는 것이 아니라 다리 위에서 릴을 두대 던져 놓고 있습니다..
릴은 도로변에서 손맛보시라고 판매하는 릴/릴대포함 만오천원급 장비
뭐좀 잡으셨어요 하고 다가가니 기다렸다는 듯이 자랑스럽게 아이스박스를 열어 자랑을 하십니다..
마치 누군가 지나치다 물어봐 주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번개처럼 빨리 청산유수처럼 답을 하신다.
헉~ 준수한 씨알의 민물장어 두수 운저리 30수
"언제부터 하신 거예요"
"한 두세시간 된거 같은디"
"두세시간 만에 그것도 대낮에 이렇게 장어가 나와요?"
"그제밤에 다섯마리 해놨어, 그디 오늘은 낮이라 그런지 씨알이 잘아~, 고향내려오는 길에
길가에서 낚시대 팔기에 두대 사왔는디, 본전은 제대로 뺏네"
어르신의 염장질에 그만 처절히 무너져 버리고 말었습니다.
이건 자게방의 염장과는 차원이 다른 염장 지르기로, 자게방 염장에 충분히 단련되어 있는 본인도
심한 내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올 봄, 여름 장어잡는다고 릴 10대씩 펴놓고 좋다는 미끼 다 구해다가 몇번을 꽝을 쳤는지 기억도 않납니다.
원줄 7호는 불안하네, 소형릴은 장어를 견인하는데 어려움이 있네, 릴대는 마이티가 좋네 어쩌네....
다 필요 없습니뎌, 있으믄 물고, 물믄 지가 끌려 나오게 되어있었던 겁니다.
오는 내내 꼭 사기를 당한 느낌입니다.
연휴 마지막날에 테러를 당한 느낌입니다.
갑자기 침울해진 아빠를 애들이 의아해 합니다.
"아빠 우리가 너무 떠들어서 화났어"
"아니"
"왜 연휴가 끝나서 서운해"
"아니"
가슴속에 가을바람이 휭하고 불고 갑니다.
억장이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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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든 안물든 끌려나오든 안끌려나오든
그것은
오롯이 물속의 그녀석들 마음이라는것~~~~
또한가지 확실한것 한가지는
물고기는 장비보고 물지 않는다는것이겟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