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라 모처럼 집안 청소를 했습니다.
손바닦만한 집 구석구석 청소하다가 안방 옷장을 열어 봤습니다.
각 방에 옷장이 있기에 안방 옷장은 몇 년 만에 처음 열어 보는 것 같습니다.
옷장을 열자마자 와르르... 쏟아지는 가방. 이놈의 여펜네가 가방 없다고
궁시렁 대더니만 이게 다 뭐여. 확 처질러 버릴까 발로 툭툭 차는데...
어? 자세히 보니까 가방마다 끈이 떨어지고 버클 떨어지고. 까지고...실로 꿰메고..
어이구 쪽팔리게 이런걸 가지고 다녔다냐.. 시큰둥 해지더군요.
가방 잘 정리해 놓고 이번에는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너는데...
빤쓰마다 고무줄이 너덜 거립니다. 에이 이건 버려야 겠다.. 이것도...
어? 근데 다 마누라 빤쓰네.. 밤에는 몰랐는데... 옷을 널다 말고 뛰어가 마누라 옷장을 뒤져 봅니다.
.....성한 빤쓰가 하나도 없습니다. 부라자도... 에이 *벌...제가 절대로 욕을 하는 일이 없는데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옵니다. 눈물이 울컥 합니다. 에이 나쁜놈의 시키.. 에이.. 에라이..
지갑 탈탈 털어서 비와이씨로 달려 갑니다. 쪽팔림을 무릅쓰고 여성용 빤쓰를 두박스 삽니다.
고무물 나온 빤스 싹 갔다 버리고 잘 개서 옷장에 넣어 뒀습니다.
마누라가 와서 방에 들어갔다 와서는 추근댑니다. 여봉..자기가 사다놨어?
그려! 거지냐? 저런거 입고 다니게. 지금 입고 있는것도 싹 버리고 갈아 입어. 또 눈물이 납니다.
마누라가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저거 다 일회용이여... 제기랄 어쩐지 싸더라.
부라자는 돈 없어서 못 샀어. 다음에 사주께.. 마누라도 웁니다. 오늘 빤쓰 고무줄 때문에 울었습니다.
돈은 코딱지 만큼 벌어다 주면서 장터에 매일 들락거리며 사지도 못할 낚시대 보면서 침만 흘리는
미련한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내일은 얼마 않되는 낚시대 싹 팔아서 마누라 꽃무늬 부라자하고 야한 망사 팬티 고무줄 짱짱한 걸로 사줘야 겠습니다.
명품 가방 중고라도 하나 사줘야 겠습니다.
거지같은 놈 만나서 피아노 쳐서 돈버느라 부르튼손에 발라줄 화장품 사줘야 겠습니다.
다 떨어진 책 테이프 발라서 보는 공부 잘하는 초딩 딸래미 책 몇 권 사줘야 겠습니다.
낚시대 팔면 살 수나 있을지... 피 같은 내 낚시대...내 분신.. 잘 가거라
새 주인 만나서 잘 모시거라.. 이다음에 이다음에 다시 만나자꾸나.. 크허허허허ㅠㅠ
낚시대 팔고 이제는 꺼질려구요. 아직 젊기에 다행입니다. 인생 더 배우고 오려구요.
월척..참말로 정이 엄청 들었는데.. 월님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되십시오.
지금도 늦지 않아습니다.........
오히려 지금 무엇인가 느낌이 왔다면은 더 좋지않아을까요.?^^*
솔직한 고백 가슴에 와 닫습니다........
좀 더 세월이 흐른뒤에 물가가 그리워지면 오십시요.....^^*
취미는 생활에 일부분일 뿐입니다.
늘~행복 하십시요.^^*
손톱깎이님 !
몇번의 실패로.......
저 같은 사람도 재미나게 살려고 몸부림 칩니다.
낙수대는 약 7-8년전에 구입한 선우 청심이 제게는 어느 명품도 부럽지 않습니다.
찌도 그 때 구입한 개당 3,000원 짜리.
간이용 의자에 중고 장터에서 구입한 6단 받침틀, 그 흔한 낚시용 텐트도 없습니다.
형편에 맞게 즐기는 것이 최고의 만족입니다.
젊은 나이에는 무엇든지 무서울것이 없읍니다.
이제 환갑을 지나고 나이를 먹다보니 마누라 소중한것을 이제야 압니다.
젊은시절에는 내가 최고이고 내가 대장이다보니 큰소리치고 온갖 잡소리와 막말을 많이도 했읍니다.
지금 그때그시절을 생각해보면 미안한 마음이 물밀듯이 다가옵니다.
부부는 한 세상을 같이살고 마무리하는 테두리이고 자식을 키우는 울타리입니다.
마누라 많이 사랑해주세요.
후일날 마누라한테 사랑을 더 많이받읍니다.
오늘도 울 마님은 물리치료하려 병원에갑니다.....ㅎㅎ
부인께서도 남편도 두분 다 참 좋은 인연입니다
지금 힘드시더라도 멀지않은날 오늘 얘기하며
웃을날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