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인데 아침부터 괜시리 우울해집니다.... 숨이차 헐떡 거리는 늙은 애마를 주차장 한켠에 대~충 디밀어두고 업장으로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깁니다.. 까~악 까~악...이런.. 까마구가 머리위를 맴돕니다... 아 ~ 듣지도 말구 보지도 말아야 하거늘.... 정초부터 ....그렇지 않아도 기분이 거시기 하구만은..... 아~진짜로..참말로...뭐~시 저런기 다있노? 저 딴에는 반갑다구 ...깍 ~ 깍 거리는 모냥인데.... 내는요.. 하나도 반갑지 않거든요.... 와~ 뭐땀시.... 식전 댓바람부터 그것두 정초부터 내한테와서 이라노? 훠~이 훠~이 어여 어여 산너머 가거라......내는 아직까지 자네가 하나두 반갑지 않다네....... 저희같은 자영업자들은 미신을 숭배 하지는 않지만.....무시 하지도 않습니다... 가급적 오전시간에는 조금의 불미스러운 일도 만들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를씁니다.. 그리고 그날의 첫고객이 그날 하루 매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도 부정할수 없는 사실입니다.... 새해 첫고객을 맟이 합니다.. 6살난 사내아이 ...동글동글 이쁘게도 생겼습니다..... 밉상스런 까마구 넘은 잊어버리고...기분 좋게 시작합니다.... 어떻게 해드릴까요? 그냥 이쁘게 해주세요....참~ 어렵습니다.....그냥 이쁘게는 없는디.... 어느정도 가이드라인을 정해줘야 작업이 수월한데....아이 어머니 ...느낌이 그렇게 편하지 않습니다... 말 몇마디 붙혀보니...찬바람이 쌩쌩 붑니다..... 말 한마디...정초부터...따뜻한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우신가 봅니다.... 울컥 울컥하는 못되어 처묵은 소가지를 어루고 달래... 참고 참고 또 참고.....그렇게 작업을 마무리 합니다.... 새해 첫고객... 그나마 이쁜 왕자님을 까까 ...다행이라 마음의 위안을 삼습니다... 두번째고객 입장 하십니다.... "저기요..아저씨! 뒷머리만 쬐끔 자르는데 얼마에요?" "아저씨? " 깝깝 합니다....원장님! 선생님! 좋은말이 얼매나 많은데.... 아저씨가 뭐꼬! 기냥 콱 뜨신물 뜨사가 머리털을 다~ 뽑아삘까 부다...... 15.000원입니다..고객님! .... 뒷머리 쬐끔 잘르는데 뭐가 그렇게 비싸데요? 기차 화통을 삶아 자셨는지...아~주 마트가 떠나갈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십니다.... 넘의눈은 전혀 의식하지 않으시고 그냥 내밷고 싶은대로 목청껏 내밷습니다.. 그래요...용감하십니다....정초부터 그리 소가지 부리니 ...편안하십니까? 그냥 나가면서도 한마디 시원하게 던지십니다...미용실이 여기 밖에없나! 다른데 가면되지 뭐...... 예~예! 그러세요....편한대로 하세요....그런 소가지 받아 줄수있는 미용실이 있을란가 모르겠지만 ..... 정초에 두통약 끊을라 했드만.....한알 툭 털어놓구 ...담배 한모금 합니다.....에~이 까마구 짜슥... 또다른 고객분 입장하십니다.... 연인인지 ...부부인지... 좌우지간 들어서자마자... 헤어 스타일북 찿습니다... "자리에 않으셔서 말씀해 주시면 제가 맟추어 드리겠습니다... 않으세요 . 고객님..." "됐구요! 스타일사진 찿아보구 마음에 드는거 있으면 하구 아니면 안해두 되죠? 아줌씨인지 아가씨인지.....말투가 참~섭섭합니다.....밉상이라 얼굴 함 봅니다....얼굴은 더 섭섭합니다..... 무시하구....또 다른 고객분과 상담 먼저합니다..... 10여분이 흐른후 ...여기요!....무신 나이트에서 웨이트 부르듯 손짓을 까딱까딱 합니다...... 뚜껑이 열릴라 말라 합니다....억지로 누르고 눌러...애써 어색한 웃음 지어 봅니다... 결정하셨나요? 네! 이걸루... 사진을 얼굴앞으로 디밉니다... 아~이구! 세상에나 만상에나....원빈 입니다..... 이사람들이 정말 ..... 지 정신이가.... 네모난 메주 같은기....보는 눈은 있어가지구...내 보구 우찌라구.... 나무아미타불...... 무~슨 말을 해두 알아들을것 같지는 않지만.....내집에온 고객이니 최선을 다해 봅니다..... 고객님! 원빈이는 고객님과는 머리결이나 생김새가 마~이 다르니 ... 요런 스타일은 맞지 않습니다... 제가 다른 스타일로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됐네요! 그냥 갈래요...자기야 가자! ... 못난기 앙칼지네요.....머스마 짜슥은 강아지마냥 쫄래쫄래 따라 나섭니다...에~라이... 와~ 오늘하루 엄청시리 기네요...시간은 드럽게 안가구.....진상들은 미어터지구.... 정초에 10년은 늙어버린듯 합니다..... 첫손님부터 찡그리는분을 만나니..하루 왼종일 짜붙이는분들만 옵니다..... 조금만 상대방의 입장에서서 한번만더 생각해보면 서로가 편안해 질텐데....어려운가 봅니다.. 허지만 어찌 하겠습니까! 세상사람 모두를 내뜻대로 내마음대로 주무를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두 저는 .... 언제나 그렇듯... 내마음속에 부처를 담고 그렇게 ...삭이구 삭이며 열심히 살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