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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운가 보다
대설의 잔재를 머리에 잔뜩 덮어쓰고도 강렬한 시작음을 들려주던 녀석이
시동 거는게 어줍쟎다
대충 걸쳐입고 나선 밤길
고작 20여분 거리를 두고 설왕설레 갈등하지만
다녀오마 ..하고 차에 올라 다른생각하다보니 금방 그곳이다
고요한 촌락
마을 중간을 가로지른 주 통행로 주변으로
정많고 주름 가득한 촌 어른들 가물가물 이부자리 펴는 시각
조용히 차를 세우고 장비를 내려 논하나를 건넜을 뿐인데
컹 컹 .. 눈치없는 매리.해피들이 경계를 한다
여전히 덜익은 어설픔
가만히 들여다 보고 듣고 자리를 잡을만큼 세월도 지냈건만
성급함이 익을려면 아직도 한참 더가야 할 모양이다
금새 펴고 담배한대 물고나니 저 건너편에서 파닥이고 풍덩여
성급함을 나무라지만 매리.해피 짖어댈까봐 자리 옮길 엄두를 못낸다
입김을 불어내며 추울때 손은 더 따뜻하더라 ..
혼잣말 몇번을 되네이도록 입질은 없다 .
결국 ..
웃풍에 이불 끌어안고 겨우 가물 가물 잠에 드셨을 촌로의 단잠을
깨우지 않도록 조용히 대를 접었다
부산하기도 하다
시린 입김 뱉어내며 월하 독작 꿈꿨건만 펄쩍펄쩍 뛰는 망아지모양
여전히 부산하고 경망스럽기 짝이 없다
다소 깊은골 찿아 다시 펴고 또 혼잣말로 시간을 세고 있다
누군가 쓰고 버렸을 밥그릇에 얇은 막으로 얼음이 얼어가고 ..
저만쯤에서 풍덩 ..
엄동에 나앉은 어리석은 꾼 나무라듯
붕어가 제 무거운 몸뚱이 자랑을 해댄다
참 맑기도 하다
색색이 구슬들을 얼려 놓은듯 파리한 엄동의 밤이 수정처럼 반짝인다
겨우 딱 한잔만을 즐기니 애주가는 아니지만
한뼘이나 될듯한 수로폭안에 엄동의 밤을 담아 넘치게 한잔 넘겨본다
반짝이는 별들과 하얀 입김과 컹컹거리는 메리.해피들의 짖는소리
그리고 목젖 부풀려 코고는 고단한 촌부의 이불속 온기까지 ..
던져둔 찌가 얼어붙어 입질조차 없는데
둔한자 수로에 담은 엄동주에 취해 밤깊은 줄 몰랐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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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감성적이시고, 맛깔스럽습니다...
눈쌓인 한적한 시골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 합니다...
멋지십니다. 은둔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