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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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척 가입 후 몇 편의 글을 올렸습니다.
글을 쓴 지 오래 되어 자신은 없었습니다만,
여러 월님의 재미있고 유익하며 좋은 글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라 생각하고 용기를 내었습니다.
지나간 추억들을 떠올리며,
글을 쓸 때 또 다른 행복함과 자신을 돌아볼 수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고 낚시외에 별다른 즐거움이 없었는데
월척으로 기분 좋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서 좋은 글들을 써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며,
생각지도 못한 과분한 관심을 주신 월척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 (⁂)車이기에
차가 밀릴 때 차선 변경 시 어쩔줄 몰라하는 초보 운전자나
미리 방향표시등을 넣고 진입하고자 하는 차,
혹은 손을 가볍게 들어주면서 양해를 구하고 끼어들기 하면 백 번 양보해 주죠.
그러면 대부분 이런 차는 고맙다는 깜박이를 넣죠.
서로간에 기분 좋은 하루가 됩니다.
그러나 방향표시등 없이 틈만 보이면 갑자기 무리하게 들이미는 밉상들,
직진 차선이 밀릴 때 밀리지 않는 좌회전,U턴 차선으로 주-욱 와서는
잽싸게 끼어드는 얌체족, 이런 차는 절대 끼어들지 못하게 틈을 주지 않죠.
그래도 들이대면 박을테면 박아보라는 식으로 절대 양보 안합니다.
(⁂)차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예외는 있습니다.
고급 외제차 ---더럽고,치사하고, 아니꼽지만 될 수 있으면 더러워서 피합니다.
잘잘못을 떠나 아차하면 몇 달치 월급이 날아가 버리니까요.
바가지에 든 건 뭐 밖에 없으면서 차는 지밍…혼자 궁시렁거립니다.
이런 차들은 양보해 주어도,
고맙다는 깜박이 없이 그냥 가버리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자신이 운전 잘 하는 것으로,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차가 대부분입니다.
낚시갈 때, 이보다 좋은 차는 없을겁니다.
4륜이 아니라 가파른 산길은 못가더라도 수풀로 덮인 좁은 길은 거침없이 갈 수 있죠.
긁혀도 별 신경쓰이지 않으니까요.
또 일반승용차는 가기 꺼려하는 흙탕물 등에도 용감하게 전진하죠.
(그러다 빠져서 견인을 몇 번 했지만요)
좁은 길에서 맞은 편에 차가 오면 최대한 벽에 붙여서 갑니다.
내 차는 긁혀도 상관 없고 상대방 차는 긁히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죠.
2년 전 일로 기억됩니다.
큰 집 어머님을 뵙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동네 길이라 서행으로 주행하며 복개도로가 있는 교차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쿵' 하며 좌측에서 갑자기 튀어 나온 차가 내 차를 들이박고 말았습니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상대방 운전자는 급하게 내리더니,
"죄송합니다, 다치시지는 않았습니까?"
깍듯이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런데 내 차 상태를 보니 운전석 휀다가 심하게 쑥 들어가 있었습니다.
"보이소, 동네 길에서 그리 급하게 운전하심 우얌니꺼!
그라고 이 길은 일방통행 길인데 이리 드러오마 안되는데……"
또 다시 어쩔 줄 몰라 연신 허리를 굽히고 있었습니다.
보아하니 이 동네 길은 초행인 듯 보였고 급한 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상대방 차 안을 보니,
어린 아들과 운전자의 부친으로 보이는 연세 지긋한 분이 타고 있었습니다.
문득 돌아가신 아버님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먼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깍듯이 사과하는 모습에,
"앞으로 조심하시고, 그냥 가이소"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전에 슬쩍 긁힌 것은 몇 차례 있었고 그때도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지나 갔습니다.
이번에는 좀 심하게 훼손되어 씁슬하기도 하였지만,
보상비 몇 푼 받아서 수리해 봤자 그차가 그차인데…
솔직히 낯 간지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을 보내고 나서 돌아서는 길은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었습니다.
월척을 잡아, 놓아 줄 때의 그 짜릿한 희열감,
비록 (⁂)차지만 이리도 어깨에 힘을 줄 수 있다는 묘한 쾌감…
한 열흘 간은 기분 좋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쳤습니다.
(⁂)차이기에 부릴 수 있었던 객기일른지 모르지만
용서라는 너그러움이
이리도 기분 좋은 일인줄 새삼 느꼈습니다.
※ 광고 : 다음 이야기는 '이사 가던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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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부터 이분 차 보면 한방 씩들 놔 주이소 ~
울 동네도 아부지와함께 님 같은 분 만 사셔야 하는데....
아래칸 에서 한방 먹인 복수입니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