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93년도 5월이었습니다.
50대 아주머니셨는데, 밭일을 하시다가 30분 전쯤 독사에 종아리를 물렸대서, 그분을 의료원 응급실에 택시(본인은 군운전병 출신으로 알바 겸 제대 후 곧바로 택시기사로 취직.)로 모셔다 드렸습니다.
의사가 환부를 보더니, 메스로 깊이 3cm 정도씩 열십자 + 모양으로 째더군요.
바로 해독제가 없었던지 그 시술만 보고 저는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이 지나 알게 된 사실이 그 독사에 물린 아주머니께서 중학교 여자 동창생 어머니란 것이였지요.
그 여자 동창생이 병원에서 간호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동창생도 볼겸 겸사겸사 병문안 비슷한 걸 갔겠지요.
병실에 도착해서 환자를 보고 저는 기절할 뻔했습니다.
제가 모셔다 드릴 때는 그냥 보통 체격의 아주머니셨는데, 침대에 누워계신 분을 보니 얼굴도 몸도 두세 배 정도는 퉁퉁 부어있었고, 온몸에 시퍼런 멍이 다 들어있었습니다.
흡사 외계 생명체를 마주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사람이 그런 모습을 하고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생전 처음 보는 저는, 진짜 까무러칠 뻔했습니다.
담이 세서 어지간한 시신을 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데, 그 아주머니 모습은 정말정말 끔찍했었습니다.
이후 그 아주머니는 한두 달 정도 더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셨고, 퇴원 후에도 집에서 한두 달은 요양하셨던 것으로 압니다.
해독제가 의료원에 없어 목포에서 전달 받았으니 독사에 물린 후에도 서너 시간은 지체된 뒤 해독제를 맞으셨을 것으로 추정해봤습니다.
시골에서는 고사리를 꺾다가, 야간에 옆집으로 마실을 가는 길 시멘트 포장도로에서도 독사를 만나 돌아가시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양력 4월 말부터는 꼭 장화를 신으시고 출조를 하셔서 독사에 물리는 불상사를 겪지 않도록 조치하셨으면 합니다.
낚시하실 때 포인트 주위에 꼭 에프킬* 뿌리시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화이팅~
으~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