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월님들, 질문은 질문인데 개인적인 잡설과 엠에스지가 굉장히 많이 첨가 되어 있는 글입니다. 글이 주저리 주저리 길어질 여지가 상당히 높습니다. 혹시 질문의 요지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제 진짜 가을입니다. 유독 어제 불었던 바람이 참 시원하니 좋더군요.
말로 표현하기가 힘든데 왠지 그 사나이 가슴을 시큰하게 파고들어서 쏘주한잔을 입에 자동으로 털어 넣게 만드는 그런;;; 느낌요?
어제 일입니다. 담배도 땡기고 해서 집밖으로 나가봅니다. 그래도 한 낮에 해는 여전히 쨍쨍했지만, 아파트 건물에 드리워진 그늘로 들어갔을 때 제법 시원한 느낌이 오더군요. 불현듯 그 때부터 물가에 나가서 파라솔 밑에서 시원하게 낚시 하고 있는 제모습이 떠오르며, 맥박이 빨라 지더니 갑자기 가슴이 마구잡이로 요동 치더라구요.
후다닥 올라가서 딸래미 필요한거 있나 없나 살피고 마누라 집안일 도와줄꺼 있나 없나 살피다가, 제 존재의 이유가 확실히 없음을 느낀 직후, 바로 마누라의 견제구를 피해서 일단 단골 낚시방으로 도루를 성공했습니다.
지금은 돌아 가셨지만, 저는 어릴적부터 아버지와 함께 항상 낚시를 다녔는데, 그 시절 기억을 돌이켜보면 아버지는 출조전에 항상 낚시방에 들려서 사장님과 30분 넘게 대화를 하며, 이런 저런 두런 두런~~ 아시죠? ㅎㅎ
저도 같은 핏줄이라서 그런가 단골 낚시방에서 사장님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요새 제가 팔목이 좀 시큰거려서 28대 이상 챔질시 손목에 신경을 많이 써서 조심스럽게 챔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아래의 1~7번의 특성을 갖는 대를 구입하고 싶었습니다. 평소 성격은 그리 급하지 않지만, 그날 따라 쇠뿔도 단김에 빼고 싶었습니다.
1. 사이트 : 유료터 중심
2. 대상어 : 유료터에서 주로 나오는 어종(향붕어 60%)
3. 운용 낚시대수 : 외대운용 비율 70%, 쌍포운용 비율 30%
4. 낚시대 길이 : 28
5. 낚시 장르 : 외통(30%), 중통(20%), 편대(20%), 스위벨(30%)
6. 낚시대 가격 : 30만원 미만
7. 대 특성 : 가볍고 손맛 좋은 낚시대
틈틈히 월척의 낚시대포럼에 들어가서 은성 명파s, 천류 천향, 수파골드a 에 관한 후기와 월님들의 의견을 주로 눈팅하고 있었기에 대를 구입하는 것에 있어서 막연한 이미지메이킹은 어느정도 그려진 상태입니다. 그중에 가장 가지고 싶었던 로드는 명파s 였지만, 구매 직전 사악한 가격에서 항상 고민이 되는 부분이 컸습니다. “명파s 한 대 살돈이면 다른대 두 대는 산다”라는 생각 말이죠. 백문이 불여 일견, 한번 낚시대를 들어 보고 싶어서 사장님께 명파s 좀 보여달라고 하니 다행이 없다고 하시네요 ㅋㅋ 아마 그날 한번 들어봤으면 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가게에 있는건 천류 천향과 수파골드a 였습니다. 대를 뽑아서 들어보니 무게도 가볍고 전체적인 밸런스가 너무 좋네요. 사장님이 직접 초리실 쪽을 손으로 당겨 주셔서 대의 휨새와 허리힘도 간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실제 붕어를 걸었을 때의 느낌하고는 차이가 있겠지만, 대를 선택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전천후를 생각했을 때는 수파골드a가 참 맘에 들었는데, 천향대의 가벼움과 대의 전체적인 밸런스에 눈이멀어서 결국 천향대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0.5g 대의 저부력 사선찌도 하나 구입합니다.
대를 사면 아시죠? 바로 가서 붕어를 걸어 봐야죠.
배고픔도 잊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50km를 내달려 그간 가보고 싶었던 낚시터로 날라 갑니다. 만오천평 정도의 물맑고 정말 경치 좋은 계곡형 유료터입니다. 이곳의 어종은 주로 향붕어, 잉붕어, 떡붕어, 토종붕어, 메기, 가물치, 향어, 잉어, 배스, 초어 등 다들어 있습니다.
후다닥 채비를 해서 던져 봅니다.
어라? 28 대인데 생각했던 느낌 만큼 깔끔한 앉아쏴가 안되네요? 10번이면 9번 이상 깔끔하게 다 들어 가야하는데 10:3 비율로 좌우로 30cm 정도 탄착군에서 벗어나네요.
중통이라서 봉돌 밑으로 목줄이 25cm 정도 더 내려와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왠지 투척되는 느낌이 상쾌하지가 않네요. 채비 회수해서 바늘 끝이 바톤대와 거의 일치하게 다시 채비합니다. 이제 상쾌하게 잘 날아가지만 살짝 찜찜함이 있습니다.
그것도 잠시, 첫 입질에 향붕어 30cm 미만 나옵니다. 수심이 거의 3m 급이라서 손 맛이 아주 아주 훌륭합니다. 지금 글쓰는 와중에도 점심먹고 휴가내서 달려가고 싶습니다. 챔질 하는데 정말 손목에 무리가 안가네요, 그간 신수향2를 주로 써왔는데, 신수향2보다 손목에 부담도 덜가고 특히 대가 울어 주는 소리와 휨새가 일품입니다. 너무 가벼워서 대가 약하지는 않을까 우려가 돼서 조심조심 랜딩을 했습니다. 그리고 챔질 이후 어어어!! 하는 순간 대의 허리에서 버텨주는 짱짱함에 다시한번 감탄하며 대에 익숙해져 갔습니다. 하지만 제압하고 랜딩하는 과정에서 필요 이상으로 힘이 많이 들어가더군요. 머 그런 부분은 노지에서의 다급한 낚시도 아니고 놓쳐도 그만인 유료터에서 즐길 수 있는 손맛의 한부분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솔직히 힘은 좀 들어도 기분은 정말 좋았습니다. 더욱이 일요일 오후시간이라 먼저 오신 조사님들도 많이 빠진 상태라서 외대 일침으로 향붕어들과의 밀당을 여유롭게 즐기며 재밋게 낚시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예신 없이 훅 빨리는 입질에 블레이크가 덜컹합니다. 대를 어찌 저찌 조심 스럽고 힘들게 세웠고 일분 정도의 밀당을 하고 나서 실루엣이 보였습니다. 그간 잡아왔던 향붕어 중에가장 덩치가 큰놈이네요. 오른 손으로는 대를 위로 들고 있었고, 왼손으로 조심조심 뜰채질을 하고 고기가 뜰채에 담기는 순간 한번 바늘 털이를 우당탕 하더니 목줄이 끊어지면서 대가 잔교 지붕을 때리고 나서 먼가 수면위에 툭하고 떨어지네요. -_-?
머지? 하고 허전해진 오른 손을 봤는데 대가 좀 짧아졌습니다. 2번대 위쪽이 하나도 없고 낚시대만 꼿꼿이 하늘을 향해서 서있더군요. 가뜩이나 가벼운 대인데 엄청 가벼워 졌더라구요. 애써 현실을 부정하며 초리 매듭 부근 원줄이 끊어졌나? 싶어서 다시 한번 확인을 했는데.....
역시나 초릿대와 2번대가 없습니다. 이럴 수가......아~XX 욕이 자동으로 발사가 되네요. 주변에 젊은 삼촌 둘이서 좀 떨어진 거리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자꾸 처다 보십니다. 어?? 대 나갔어요? 물어보시네요. 네...하고 멋쩍게 수건으로 정성스레 물기를 닦아 주며 케이스에 넣습니다. 이유 모를 홍조현상이 얼굴에 나타납니다. 갱년기는 아직 아닌데 얼굴이 화끈 거리고 허탈하고 허무하고 헛헛하고 쪽팔리고 빡치고, 담배를 하나 피우며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고기는 잡을 만큼 잡았고, 손맛도 즐길 만큼 즐겼으니 낚시에 대한 미련은 더 이상 없었는데, 오늘 산 낚시대가 부러지는 경험을 하니 제 팔이 부러진 것 같은 통증이 왔습니다.
근 30년을 낚시 했지만 여지껏 한번도 낚시하다가 낚시대를 부러트려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날 기억을 더듬어 보니 잔교 지붕에 2번대가 맞아서 부러진 것으로 추측을 합니다만, 그간 다른 낚시대로 낚시 하면서 그와 유사한 상황이 처음도 아니였고, 자세히 보니 잔교 지붕 끝에 충격 방지용으로 테이핑 같은 것도 해놨던데 그렇게 허무하게 대가 부러질 수 있나 싶기도 하고 이런 저런 궁금증과 안타까움이 생깁니다.
일차적으로 제가 낚시대에 대한 정보와 사용시 주의 사항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고, 고기 랜딩 컨트롤이 부족해서 잔교 지붕과의 충돌로 대가 부러졌기에 전적으로 제 탓입니다. 낚시대를 탓하려는 마음은 1도 없습니다. 지금도 그날 낚시대 구입한 선택에는 후회가 없습니다. 마음에 너무 들어요. 그리고 그날 낚시로 인해 좋은 로드라는걸 몸소 느꼈기 때문에 말이죠. 혹시 몰라 오늘 1번 2번 수릿대를 각각 두 개 씩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_-;; 비싸네요.ㅎ
잡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이제 질문 드립니다. ㅠ 잔교 지붕에 낚시 대를 부딪혀서 낚시대가 부러져 본적 있으신 분들의 경험담을 들어 보고 싶습니다. 진짜 그런 현상이 일어 나는 것인지 말이죠. 그리고 낚시대 포럼에서 질문 드려야 맞습니다만, 천류 천향대를 사용하시는 분들의 조언도 듣고자 하며, 보증서로 수리되는 낚시대의 절번은 어디 까지 인지도 질문 드립니다.
시간내서 댓글 주시는 분들게 미리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 _ _ )
데미지를 입은 상태로 모르고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현장에서 부딛치면서 부러진적은 없었네요.
걸었던게 빠지면서 잔교 지붕을 쎄게 때렸다면 데미지를 크게 입을수도..부러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되는데..
그렇다고 이게 낚시대의 하자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네요.. 그냥 주저리주러지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