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꾼 강력 추천/의성 산정지
최소 씨알 25cm…둘이서 하루 40마리
한갑수<의성 24시낚시 대표>
겨울 문턱을 넘어서기도 전에 조황이 들쑥날쑥이다. 내가 있는 이곳 경북 의성군 소류지는 9~10월 중 내린 잦은 비로 대부분이 만수위다. 게다가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 탓에 냉수대가 형성돼 있고, 10월 한낮의 기온도 10도를 밑도는 날이 많아 밤 수온도 쉽게 오르지 않는다.
사실 지금 이 시기가 대형 붕어를 노리는 전문꾼들이 잔뜩 벼르고 있을 때인데, 이처럼 불확실한 일기가 계속되자 이 지역 소류지를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도 종잡을 수 없다.
'사흘 동안 포근했다'
한 사흘은 된 모양이다. 한낮의 기온이 제법 훈훈하게 오르고, 일조량도 많았던 때가 3일 정도 지속되던 지난 10월 24일.
경험적으로 사흘 정도 날씨가 쾌청하고 포근한 날이 이어지면 그 동안 데워졌던 땅 온도가 수온에 말을 한다. 즉, 밤낚시 수온이 오를 확률이 충분한 날이 되는 셈이다.
이 시기에는 햇볕을 잘 받는 평지형 저수지가 계곡형 저수지보다 더 확실할 것 같았다. 또 평지형 저수지는 햇살이 비치는 오전낚시까지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작용했다.
그래서 출조를 감행한 곳이 다인면 외정리 논 가운데 있는 산정지.
마을 사람들이 '뒷골 큰못'이라 부르는 산정지는 지난 초봄부터 여름까지 월척급 이상 대형 붕어가 꽤 낚였다. 수면의 반 이상이 갈대로 덮여있어 채비를 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초를 제거해야 하는 곳인데, 연안을 따라 군데 군데 먼저 다녀간 꾼들의 채비 구멍이 보인다.
"6·25 이후 바닥 본적 없어"
마을 노인들의 말로 산정지는 한국전쟁 이후로는 지금껏 한 번도 바닥을 드러낸 일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산정지는 짧게 잡아도 지령(池齡) 50년은 넘었으며, 4짜 가능성도 충분한 곳임에 틀림없다.
지금 이곳 논에는 인근 낙동강의 물을 끌어대기 때문에 산정지 뿐 아니라 인근 다른 저수지 역시 여름에도 배수량이 적거나 거의 없다. 실제로 산정지 제방 좌측에 있는, 저수지 물을 뽑아내는 도수관도 망가진 지 오랜 듯 보여 적어도 최근 몇 년 동안은 산정지 배수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산정지 바닥은 갈대와 마름, 말풀 등의 수초가 오랜 세월 퇴적돼 그 퇴적층이 1m는 족히 될 것 같다. 연안 수심은 만수위일 때 가장 깊은 제방권이 2m 선이며, 그 외 포인트는 1m 내외다.
어깨 뻐근한 지렁이 입질
산정지에 도착한 후 물에 손을 담가봤다. 우선 차갑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다. 물색도 적당히 흐려있어 대형 붕어에 대한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분위기였다.
나는 제방 우측 갈대 사이 적당히 열린 공간에 여섯 대의 낚싯대를 폈다. 수심은 1.2m 선.
미끼는 지렁이와 메주콩, 그리고 깡통 옥수수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원래 산정지는 메주콩과 옥수수에 입질이 좋은 편인데, 메주콩에 월척급 씨알이 붙을 확률이 더 크다. 새우를 사용해도 메주콩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메주콩보다는 입질이 뜸한 단점이 있다.
역시 지렁이에 즉각적인 입질반응이 온다. 이렇게 밤낚시를 마치고, 오전에는 모든 채비에 지렁이만 꿴 후 손맛을 즐겼다. 오전 8시 30분이 지나면서 거의 소나기 입질이 들어왔는데, 여섯 대의 낚싯대를 다 제어할 수 없어 세 대만 남겼다. 시간 동안 20cm 전후급 씨알이 그야말로 일렬 종대로 올라온다.
이날 가장 굵은 붕어가 29cm. 25cm 전후급이 가장 많았는데, 모두 40여 마리는 족히 돼 보인다. 월척급 이상 굵은 씨알의 몸부림을 볼 수 없었던 게 아쉽기는 하지만 낮 기온이 좀 더 내려가는 날, 수온이 올라가는 밤시간을 잡을 수 있다면 월척급 이상 대형 붕어 입질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쉽게 가는 길 : 중앙고속도로 의성나들목을 나와 의성 방면 5번 국도를 따라 우회전, 3km 정도 가면 화전사거리다. 사거리에서 안계 방면 28번 도로를 따라 봉양-비안을 지나 안계까지 간다. 안계면소재지에서 계속 28번 국도를 따라 8m 정도 가면 우측에 다인휴게소가 보인다. 다인휴게소를 보고 우회전,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800m 가면 길이 갈라진다. 여기서 산정교회 이정표를 보고 오른쪽 내리막 길로 200m 정도 내려가면 좌측 논 가운데 산정지 제방이 보인다.
조황문의 : 의성 24시낚시(054-861-8602)
사진설명
1. 40여 마리의 낚은 붕어를 펼쳐 보이는 변광헌씨(왼쪽)와 필자.
2. 초저녁부터 지렁이 미끼에 25cm급 붕어의 입질이 활발하다.
3. 갈대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준척급 붕어.
4. 막 걸어낸 25cm급 붕어를 들어 보이는 변광헌씨.
5. 땅거미가 내릴 무렵 제방권에서 채비를 내리고 있다.
6. 낚아낸 준척급 붕어 두 마리를 들어 보이는 필자.
7. 지렁이는 서너 마리를 한꺼번에 누벼 꿴다.
8. 최소 3~4년은 물을 뺀 적이 없는 듯 배수관이 망가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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