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한 낚시.... 지금은 온갖 고급 장비가 많이 있지만 어린 시절에는 대나무 낚시대 하나가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아침을 먹고 강가에 나가면 동네 아이들이 허름한 대나무 낚시대를 가지고 나와서 붕어 한마리 잡겠다고 강가를 가득히 메웁니다.
입질이 있든 없든 연신 낚시대를 꺼냈다 집어 넣다가를 반복하다가 보면 어느새 여기서 풍덩 저기서 풍덩하는 소리에 입질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낚시하러 온 사람들이 삐까번쩍하는 글라스로드 낚시대와 받침대를 펼쳐 놓고 낚시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마다 처음 보는 낚시대에 두 눈이 휘둥그래지며 낚시를 하다가 말고 신기한듯 낚시대 구경하고 싶어서 낚시꾼 주위로 모여 들기도 했습니다.
글라스로드대가 지금이야 세월속에 묻혀진 낚시대가 되어 버렸지만 저렴한 대나무 낚시대를 사용하는 저를 비롯한 동네 아이들에게는 '야! 저런 낚시대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선망의 대상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붕어를 잡으면 크기에 상관없이 한 마리 잡았다고 서로들 보여 달라고 아우성을 치기도 하고 잡은 붕어 가져 갈 것인지, 놓아 줄 것인지 물어 보면서 가져가지 않으면 자기 달라고 때를 쓰기도 합니다.
피라미를 잡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면서 낚시를 하던 어린 시절
한낮 더위에 온몸이 땀으로 다 젖고 얼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도 붕어 한 마리 잡겠다고 꼼짝하지 않고 낚시에 매진하던 그때의 모습이 어른이 된 지금은 아련한 추억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스럽기도 합니다.
그렇게 세월이 38년이 흘렀는데 좋은 장비를 쓰면서 낚시를 하는 지금보다 비록 볼품없는 대나무 낚시대를 사용하며 낚시하던 어린 시절이 더 그립고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왠지 돌아가고만 싶어집니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면서 생기게 된 낚시에 대한 추억보다 어린 시절의 낚시에 대한 추억이 더 많고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글을 보시는 분들도 낚시에 대한 많은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아마도 무엇보다 낚시와 함께 한 시간이 마음을 기쁘고 즐겁게도, 마음을 아쉽고 안타깝게 하기도 하였을 것입니다.
낚시와 함께 여러분들도 아름다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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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국민학교 4학년때부터 낚시를 했습니다.
아버지가 출근하시면 몰래 대나무낚시대 하나 들고 한강(그당시는 고수부지 공사 전이라 모래사장 가운데 웅덩이들이 많았지요...)에서 짬낚(?)을 했습니다.
어느날 허락없이 낚시대 들고 나갔던게 걸려서 죽었다고 각오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그러시더군요 "너는 성질이 급하니 낚시하면 수양되고 좋을거다" 하시면서
대나무 낚시대 2대와 받침대 2대 그리고 국방색 천으로 된 가방(사실 가방도 아니지요 그냥 천을 둘둘 말아서 매듭짓는것이었으니)을 제게 주셨습니다. ㅎㅎㅎ
그게 엊그제 같은데 따져보니 45년이 넘었네요... ㅎㅎㅎ
예전에 어머니를 따라 난지도에서 조개잡던 생각이 납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당시는 난지도에 작은 나룻배들이 댕겼습니다
지금도 강변도로 따라 난지공원을 지날때면 문득 그때 그생각이 어렴풋이 난답니다
세월이 흘러흘러 어느덧 50여년이 지난 흘러간 추억이 되어 남아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