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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자유게시판] 낚시에 대해서(95) - 낚시의 추억(14)

IP : 080fb5eb7e0e26b 날짜 : 조회 : 2338 본문+댓글추천 : 0

20년전인 1995년 수원으로 내려와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근처 저수지로 낚시를 다녔습니다. 90년 후반 어느 해 재직중인 학교 개교기념일날 아침 일찍 낚시를 의왕시에 소재한 왕송저수지로 갔다가 해질무렵까지 밤낚시 짬낚시를 하다가 입질이 없어서 낚시대를 걷고서 집으로 향하는데 출입구쪽에 앉아 있던 한사람이 저보러 조금전에 자기 옆에 노인 한분이 낚시하다 가셨는데 꽤나 잘 잡으셨다고 하면서 그 자리에서 한번 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날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밤낚시 장비를 제대로 준비해 가지고 오지 않은지라 잠시만 해보다가 안되면 금방 갈 생각으로 2.0칸 글라스로드 쌍포를 펴고 토끼표 떡밥을 달아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 입질이 들어 옵니다. 7치-8치 정도 되는 붕어가 심심치 않게 걸려 나옵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지하철 막차 시간 놓칠까봐 '일어나야지. 조금만 더. 일어나야지. 그래 이번 한수만 더 하고 가자.' 하다가 결국에는 눌러 앉아 지하철 막차 시간을 놓쳐 버리고 그렇게 저수지에서 밤을 새게 되었습니다. 4월 13일이라 새벽이 되니까 얼마나 추운지 처음에는 고기 잡는 맛에 푹빠져 추운줄도 모르고 낚시에 몰두하게 되었지만 졸음이 몰려 오고 입질이 뜸하게 되니까 도저히 추워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입고온 것이라고는 얇은 바람막이 잠바에 안에 조끼를 끼워 입은 것이 다였던지라 정말이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결국에는 낚시온 어떤 분에게 몸을 녹이려고 소주 한,두잔을 얻어 먹었는데 먹고 나니까 잠시 몸은 훈훈해지는 것 같았지만 졸음은 더욱 더 쏟아져 그 추운 새벽에 꾸벅꾸벅 졸면서 추위를 이겨내려 안간힘을 썼던 기억이 아련합니다. 그 때 정말이지 시간이 무척이나 안가고 지하철 첫차가 지나가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지금이야 4월 중순에 밤낚시 하러 가면 두꺼운 패딩에, 텐트에, 난로 등 보온장비를 준비해 가지고 가지만 밤낚시 할 생각없이 낚시하러 왔다가 저수지에서 밤을 꼬박 새게 된 그 때를 생각하면 추위에, 졸음에, 피곤함에 참으로 사서 생고생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콜택시가 잘 발달 되어서 낚시하다가도 택시를 이용하여 귀가를 편리하게 할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콜택시가 발달되지 않아 낯선 저수지에서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밤낚시 할 때 보온 장비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젊고 패기가 넘치고 왕성한 체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추위와 졸음 앞에는 장사가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지난 추억으로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그냥 왔으면 집에서 편하게 쉬고 실컷 잘 것을 무엇을 믿고서 제대로 밤낚시 준비도 하지 않은채로 밤을 새려고 개끼를 부렸는지,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생각을 하노라면 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1등! IP : 1d4f7a2cbd0c0f0
젇도 같은경험에 웃음이남니다 지금도졸리면 차애서잠을 청할때마다 그때생각이 매번나네요 옆에아무도업고그때그공포 아침에 첫낙시꾼이왜그렇게반갑던지 지금은추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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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ec20fc1cefb7577
특히 4월초중순쯤 비오는날은 더 춥죠... 예전엔 파라솔도 사이즈가 작고 ..많은비가 내리면

다 젖어서 추운밤을 더 춥게 보내곤 몇일씩 알아 누웠지요...밤에 저수지에서 혼자 낙시할때는 비오는날

지금 시기쯤 생고생이었죠...^^ 그시기보다 더전시기엔 밤낚시는 모기가 기승를 부릴때 온갖 나방과 벌레들.. 밤에

춥지 않은시기만 했었죠 ..그래도 땜낚시 장박꾼들은 있었지요....^^
추천 0

3등! IP : bf0ab86c5e0a0c7
78년 간데라 밤낚시에 시간가는 줄 모르다가
철수길에 통금걸려 지서에 잡혔다가 아침에 풀려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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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9ffbc1e64bef847
10여년전 후배의 전언에 의하면 철원 학저수지가
물빼서 저수지 여기저기 줄풀밭이 뭍으로 드러났고
그 앞 골자리에 모든 학지 붕어가 집합,
대박조황 확실이라는
후배의 꼬임에 넘어가 셋이서 배를 타고
물이 빠져 뭍이 된 줄풀 빼곡한 섬에 내림.

난로나 텐트없이 안춥겠냐는 사공의 말
-출발전 내가 후배에게 한 말과 같은 말이다
동생왈
"우리동네나 철원이나 그게 그거죠 뭐~"


조황은 큰 기대와는 달리 준척 낱마리에 불과.
뜸한 입질....

새벽 2시쯤 밀려오는 졸음과 추위에 누구라 할것 없이
종이박스-이것도 왠지 예감이 불안해서 내가 도선전 쓰레기장에서 주워온것-
한장씩은 깔고 한장은 상채 일부만을 덮은채 채온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껴안고.....
그래도 선배라고 난 가운데 누웠다.

땅에선 습한 냉기가 올라오고
위에선 서리가 내리는
학지 한가운데서 진실로 뼈 마디마디에 한기가 맺힌다는 말을 실감했음


추위가 극에 달한다는건 얼마 안있어 날이 밝는 다는것
우리는 분연히 일어나 깔고 덮었던
생명줄 같던 종이박스 몇개로 캠프파이어를 했고
세상에서 가장 따스함을 느꼈다.
뭉쳐있던 온몸의 관절과 근육이 서서히 풀리면서 살아 있다는 것이 느껴짐

철수하는 배에서 사공왈 "간밤에 많이 추웠는데....."
후배놈 태연하게 "철원이 연천보다 좀 춥긴 춥네요@@@"

요즘도 가끔 그 얘기 나오면
"형님 그때 그 박스종이 없었으면
우리 얼어죽었을 거예요"
"근데 어떻게 배타기 전에 박스 주어올 생각을 했어요?"ㅜㅜㅜ

농x xx xX님 잘 지내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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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2575e1491f203a9
삼봉형님 그때 제가 안아줘서 형님이 지금도 낚시를 다니시는거에요.

저같은 후배가 없지요.. 고맙죠^^ 고마우면 밥사요~~~

형님때문에 그때 생각이 나네요 하루에 월척으로만 52마리 잡았던 그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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