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없이 끌려나온 눈만 붙은 철없는 어린 붕애들을 보고 마음이 상해서 몇일동안 낚시를 끊어(?) 봤습니다마는 그동안 글을 쓰면서
약속을 하거나 고료를 받은것은 아니지만 연재 형식으로 쓸때는 계속 쓰겠다는 무언의 약속으로 볼 수도 있는만치 제글을 읽어 주시는 고마운 방문객들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쓰기로 하였습니다.
옛말에 '바둑이 석 냥이요 사람이 한 냥'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중에는 이미 낚시고수이거나 장차 고수가 되실 분들도 많으실텐데
부디 자연사랑이나 예절이나 낚시양심이 낚시실력보다는 한 두 수쯤 위인 그런 낚시인이 되시길 감히 부탁 드립니다.
각설하고-
지금의 대물낚시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까요?
과연 굵은 새우나 콩을 빨아줄까?
무거운 찌를 올려줄까?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지금은 굉장한 호기라고 하겠습니다.
첫째 잔챙이의 콩닥거림이나 잡어의 미끼도둑질이 없습니다.
낚시터에 도착해서 어느 포인트를 정하고 약간의 작업을 하고서 8대를 폈는데 그중에 1,3,5번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멋진 구멍이라고 가정을 한다면-
1번은 12시와 1시에 준척과 턱걸이를 땡겼고 3번은 연신 캐미가 밝아졌다가 가물가물 사라졌다가를 반복 하다가 어느순간 아무런 변화가 없길래 채비를 꺼내어 보니 징거미나 올챙이가 새우를 따먹었다고 가정을 한다면-
그리고 그날 드디어 운명이 그렇게 정해져서 3시에 좋은 놈을 한마리 땡겼다면 그 한마리가 8대중 어느 구멍에서 나왔겠습니까?
눈치가 빠르신 분은 5번을 찍으시겠지요?
물론 5번이 정답이고요... 확률적으로..
그러나 5번이 확률이 높은 이유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설명을 하실수 있겠습니까?
처음으로 되돌아 가서
약간의 작업후에 8구멍에 찌가 빵빵 서는것을 확인하고 겉보리 한봉지를 1,3,5번 구멍에 듬뿍 치고 의자 놓고 주변정리를 마치고 찌개 끓여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커피 일잔까지 입질하고
낚시자리에 들어서서 캐미 달고 굵은 새우 달아서 구멍의 가장자리 수초줄기에 바짝 붙여서 채비를 넣고 의자에 몸을 눕히고 담배 한 대 피우면 해가 넘어 갑니다.
이상이 대물낚시 조행의 일반적인 패턴 입니다.
앞서 1,3,5번 구멍이 가장 그럴듯 하다고 했는데 1번과 3번은 채비를 들어 냈다가 어둠 속에서 새로 던져 넣었습니다.
반면 5번은 밝을 때 수초줄기에 바짝 붙여서 잘 넣어 놓은 그대로 입니다.
5번은 채비의 낙하지점에서 상대적으로 우등하고 재투척으로 인한 착수음이 없었으니 정숙이란 점에서도 우등하니 당연히 확률이 높습니다.
긴 설명으로 얻은 답은 한가지 입니다.
잔챙이의 콩닥거림이 없고 잡어의 미끼도둑질이 없다면 그만큼 대물의 확률이 높아진다는 중요한 진리 바로 그것 입니다.
둘째는 책에 났던 멋진 대물터가 나만의 낚시터가 됩니다.
대구경북의 낚시꾼치고 대물낚시꾼 아닌 사람 잘 없고 4짜 몇마리씩 안터뜨려본 사람 잘 없습니다.
그러나 대구경북이 아무리 대물낚시의 본고장이라 해도 이맘때 밤낚시 출조 해보면 웬만해서는 낚시꾼 만나기 어렵습니다.
후레쉬, 발자국 소리, 차문 소리, 전화벨소리, 밤을 깨는 큰 목소리등등...
이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로움-
이것이 대물낚시에서 확률을 높이는 얼마나 중요한 요건이며 또한 고기를 못낚아도 끝없는 행복감이 나를 감싸주는 좋은밤의 요건임을 아시지요?
이맘때의 붕어는 아직 잠이 덜 깨었고 수온도 낮아서 '작은 미끼에 예민한 찌맞춤' 운운 하시는 분도 있는데 천만의 말씀 입니다.
배가 빵빵 하도록 알 밴 붕어의 모습은 '새우든 콩이든 없어서 못먹는다.'
는 웅변임을 왜 모르십니까?
훌훌 털고 떠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연중 높은 대물의 확률, 못낚아도 행복한 좋은밤이 대물낚시의 진정한 맛을 대접해줄 것입니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6-08-30 10:43:49 낚시자료실에서 복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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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저수지에서의 호젓한 하룻밤..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차문닫는 소리는 분명 거슬리지만 조용히 문을 닫을 줄 아는,
또는 그 정도까지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들을 만나는것은
대단한 행운이라는 현실이...
저를 자꾸자꾸 외진 소류지로 돌아다니게 만듭니다.
소음과 인기척에 의한 조과의 악영향..
그것보다도 더 제게 와닿는 스트레스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고픈 ..그 과정을 즐기는 대물낚시.
자연과 대화하고픈 낚시인의 낭만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별빛과 대자연의 속삭임이 있는 소류지에서 느껴지는
고요함의 소리.
조과보다는 훨씬 소중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만 조용히 낚시하는 사람같아 민망하네요..^^;;
올해 11월에 의성 단밀면 소류지에서 저랑 마주보고 낚시하신 강원도 조사님..
8대편성으로 수초밀집지대에서 고기잡고 약간 떨어진 살림망에 넣고
뒤의 나무에 줄이 엉키고 야식을 끓여드시고 차에 오가고...등등..
위의 일련의 과정들을 정말 헤드랜턴한번 안키시고 소리도 없이 다니시더군요.
한 1.5db정도~ㅋㅋ
대단하십니다.
(혹시 랜턴이 없으셨나??^^;;)
물론 이런분들...뒷정리까지 완벽합니다.
사람은..
사람을 떠나서는 살 수 없기에
행복한 낚시는 우리곁에 항상 가까이 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