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점점 깊어만 갑니다. 온 세상이 오색 빛깔로 물들고 있습니다. 매년 가을이면 찾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그곳으로 달려갑니다.
오늘 출조하는 곳은 충남 당진의 안국지입니다. 안국지는 수면적 만평의 계곡지입니다. 물 맑고 수심이 깊은 청정 지역입니다. 산 속 소류지 같은 아늑한 분위기에 빠져 가끔씩 찾게 되는 곳인데 사계절 각각의 아름다운 빛깔을 토해내는 곳입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안국지의 모습이 하트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안국지는 인위적인 시설물이 거의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으로 캠핑과 낚시 즉, 캠낚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저도 늘 이곳에 출조할 때는 조과는 뒷전이고 그저 캠낚하며 쉼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번 출조도 한동안 바쁜 일상으로 힘도 마음도 지쳤기에 휴식이 필요한 진정한 쉼을 만끽하고자 출조를 했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관리소 앞 주차장이 한산합니다. 주차장이 무척 넓습니다.
주차장 한;켠에는 수세식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습니다. 샤워실에는 온수가 나와서 철수할 때 샤워를 하고 가곤 합니다.
관리소 겸 식당입니다. 은봉산장이라는 곳인데 낚시터 주변이 은봉산으로 둘러쌰여 있어서 은봉산장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현재 위치가 은봉산 7부 능선에 위치해 있습니다. 올해 실내 리모델링을 해서 마치 한옥 카페의 모습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관리소 앞에 정자가 있는데 준비해온 음식을 여기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관리소 뒷편에는 농촌형 민박 시설이 있습니다. 야외테이블도 있고 일정 비용을 내면 바베큐 시설도 대여를 해 줍니다.
가족과 함께 민박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추억을 쌓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실내는 원룸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TV, 냉장고, 에어컨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으며 싱크대도 있습니다.
화장실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역시 온수가 나옵니다.
낚시터에 도착한 시간이 점심 때라 점심부터 먹으려고 합니다. 안국지 지킴이 쿠키가 무슨 상념에 빠져있는 것인지 배를 깔고 누워서 골똘히 생각을 하고 있네요. 아주 순둥이인데 사람도 잘 따르고 무척 영리해서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안국지는 사모님 음식 솜씨가 좋기로 소문이 났는데 낚시인이 아닌 일반인도 당진에서 식사를 하러 이곳에 들린다고 합니다.
바로 옆에서는 커피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커피 맛도 일품인데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마시는 커피 맛은 더욱 특별할 것입니다.
사장님도 아직 점심 전이라고 하셔서 같이 점심을 합니다.
더덕구이 정식입니다. 반찬도 맛깔스럽고 1인 트레이에 음식이 나와서 대접 받는 느낌이 듭니다.
더덕의 알싸한 향에 양념이 어우러져 막걸리를 부르는 맛입니다.
여기에 해물파전을 곁들이면 금삼첨화입니다. 파전도 꼭 드셔보길 강추합니다.
점심을 거나하게 먹고 낚시 자리로 갑니다. 안국지는 제방까지 이런 오솔길을 따라 차량으로 다 갈 수가 있는데 군데군데 이런 주차할 공간이 있어서 주차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제가 늘 자리하는 곳이 비어 있네요.
하지만 오늘은 바로 옆에 자리를 합니다.
안국지에는 이런 배전함이 여러군데 있어서 캠낚을 즐기기에 편리합니다.
그렇기에 하룻밤 묵을 텐트를 치고 전기장판을 연결해서 따뜻하게 잠을 자려고 합니다.
낚싯대는 40칸부터 48칸까지긴 대 위주로 6대를 편성했습니다. 미끼는 옥수수와 글루텐으로 하고요. 수심은 40대 기준 3m 가까이 나옵니다.
제 우측으로 낚싯대를 편성하는 조사님이 보입니다.
대물의 꿈을 안고 대를 편성하는 마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설령 대물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안국지의 가을은 낚을 수 있을 겁니다.
낮에는 별다른 입질이 없습니다. 사장님 얘기로도 낮보다는 밤에 집중하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저녁을 먹기로 합니다. 오늘 저녁 메뉴는 한우 스테이크입니다. 캠낚에서는 고기가 진리이죠. ㅎㅎ
저는 육즙이 살아있게끔 미디움으로 고기를 굽습니다. 양파와 마늘도 곁들여서요.
나무 도마 플레이트에 세팅을 하고 와인 한 잔 곁들입니다. 안국지의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와인 맛이 꿀맛입니다. 자연에서의 나만의 만찬입니다. 이런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안국지로 출조를 한 것입니다.
야식을 따로 준비를 했기애 밥은 먹지 않고 후식으로 커피 한 잔 합니다. 얼마 전 일산 킨텍스 캠핑 박람회 때 구입한 주전자를 처음 사용하는데 갬성이 절로 묻어나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드네요.
적당히 뜨꺼워진 물을 따릅니다. 너무 뜨거운 물은 좋지 않습니다.
커피 한 잔으로 마무리 하니 마음이 풍요로워집니다.
안국지 물가에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영롱한 초록빛 요정만이 물가에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11시쯤 첫 입질에 챔질을 하였는데 묵직합니다. 그런데 목줄이 터졌습니다. 허탈감이 밀려왔지만 이내 잊고서는 집중을 해 보았지만 입질이 없습니다.
자정을 넘어서면서 야식을 먹습니다.
야식은 준비해온 방어회에 지난번 부여 출장 때 샀던 연잎주 한잔합니다.
맞은 편 제방 쪽에는 낚시하는 분이 전혀 없고 가림막을 설치된 상태에 조명도 약하게 하면서 야식을 먹습니다. 고요한 밤에 술 한잔하면서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7080 음악을 듣고 있노라니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 감성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야식을 먹고 좀 더 낚시를 해 보았지만 더 이상의 입질은 보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게 됩니다.
안국지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철수하기 전에 다른 분의 조과부터 확인하러 갑니다.
관리소 우측 아래에서 낚시한 조사님부터 확인해 봅니다.
총 세 마리의 붕어를 만났는데 한 마리 정도가 턱거리 월척 정도가 될 듯 싶다고 하시네요.
곶부리 주변에서 낚시하신 분이 가장 큰 붕어를 만났습니다. 첫 입질에 대물 붕어를 만났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사짜에 조금 못 미칩니다. 아마도 낚은 즉시 계측을 했다면 사짜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당진에서 출조한 분도 대물 붕어를 낚으셨네요.
역시 사짜에 조금 못 미치는 붕어인데 꼬리가 상하지 않았으면 사짜가 되었을 거 같습니다.
바로 옆에서 낚시한 친구분께서는 가장 많은 마릿수 붕어를 낚았습니다.
모두 월척 붕어입니다.
가장 큰 붕어입니다.
허리급 이상되는 붕어로 포즈를 취해 주셨습니다. 붕어가 깨끗하면서 우람합니다. 손맛이 대단했을 거 같네요.
나무 밑 포인트에서 낚시하신 분도 살림망을 보니 조과가 있으신가 봅니다.
한 마리 붕어만 만났지만 대물붕어입니다.
붕어를 낚았을 당시에는 사짜인 줄 알았다고 하시는데 아쉬움이 남으시겠습니다.
캠낚 장소로 인기 있는 포인트에서 낚시하신 분의 조과는 어떠했을까요?
살림망은 담궈 있는데 준척급 붕어 두 수라고 합니다.
안국지 출조하게 되면 꼭 이 자리에서 사진을 찍게 됩니다. 그 이유는 좌우로 있는 나무가 사진 액자처럼 사진의 프레임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안국지의 가을이 무르 익었네요.
관리소 앞에서 낚시하는 분과 수면에 비친 관리소의 반영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은봉산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병풍처름 둘러싸여 있는 안국지의 아침 풍경을 잠시 감상해보시죠.
제 텐트와 본부석 그리고 낚시 텐트가 보입니다. 제 텐트 색깔을 보고 저를 알아보시는 분이 계시던데 이제 안국지에서 제 텐트가 저를 대변해주는 것 같습니다.
낚싯대를 빼앗겼네요. 관리소 밑 무너미에서 낚시하신 조사님의 낚싯대인데 나중에 낚싯대를 회수하니 39cm 대물 붕어가 나왔다고 합니다. 바로 방생을 하셔서 사진은 찍질 못했네요.
낚싯대를 빼앗긴 분은 취췸중이신 거 같습니다.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에 카메라 셔터를 정신없이 누르게 됩니다.
이런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서 황홀할 따름입니다.
제 빨간 텐트가 안국지의 단풍과 잘 어울리네요.
늘 인기가 많은 제방 쪽에는 낚시하는 조사님이 전혀 없습니다.
제방 끝에서 바라본 안국지의 모습입니다.
마치 동양화에서나 본 듯한 풍경입니다. 이런 곳에 대를 드리우고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입니다.
바닥에 깔려 있는 은행나무 잎이 가을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은행나무 잎이 다 떨어질 때면 가을색은 더욱 짙어질 겁니다.
가을이 우리 곁에 오래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시 제 자리로 왔습니다.'한바퀴 저수지를 돌며 조과를 확인해 보니 대부분 낱마리 조과이지만 낚은 붕어는 거의 허리급 이상되는 붕어였습니다.
햄을 넣고 김치찌개를 끓여 아침식사 준비를 합니다.
계란 후라이에 김을 곁들여 조촐한 아침 밥상으로 안국지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합니다.
하룻밤 낚시를 마감하고 조사님들이 철수 준비를 하네요. 저도 철수를 해야 할 시간입니다.
가을이 붉게 물든 안국지에서 붕어는 만나지 못했지만 캠낚의 낭만을 만끽하면서 붕어 대신 멋진 가을을 낚고 떠납니다. 아마도 안국지는 내년 봄 벚꽃이 만발할 때 다시 찾을 것 같습니다.
가을이 멀어지기 전에 안국지에 출조하여 멋진 가을 속에서 추억을 낚으면 어떨까요? 가족과 또는 지인과 함께 안국지로 떠나보시죠.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낚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