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데이 스포츠신문 9월5일에 게제된 저의 조행기
어느덧 무더위도 한풀 꺾여 소슬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있지만 웬일인지 장맛비처럼 궂은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사실 매일의 삶이 출조를 하는 것이기에 딱히 출조기라고 하니 모양이 좀 우세스럽기는 해도 지난달 26일 갔던 출조의 경험은 조금은 색다른 것이었다.
내가 주로 출조하는 곳은 합천호 상류. 호수를 찾아 떠나는 날도 비는 계속해서 오고 있었다. 텁텁한 날씨와 자욱한 안개로 인해 합천호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밤안개의 느낌은 참으로 묘하다. 이런저런 감상에 젖어 있는데 부지런한 조사들은 어느새 하나둘씩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날씨가 궂은데도 생각보다 많은 조사들이 나온 것은 전날 현지꾼들이 많은 마릿수를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척급도 상당수 나왔기 때문에 오늘도 월척을 기대하는 조사들이 부푼 마음으로 앉아 있는 것이다.
A급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언저리 너머에는 릴낚시꾼이 불을 밝혀 놓았다. 그러나 나는 왼편으로 약간 골진 중간지점에 낚시 가방을 내려 놓았다. 내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면 상황은 예년과 다름이 없었다. 봉산교 상류권은 봄부터 좋은 조과를 근일까지 남겼고, 녹조 현상이 중·하류권보다는 다소 심한 면은 있으나 아직은 낚싯대를 충분히 담가도 될 약한 상태의 수면이었다.
8∼9월 태풍이 오고 강한 비가 오기 전에는 녹조의 영향으로 매년 잠시 중·하류권으로 출조지를 돌려야 할 시기이나 예년과는 달리 요즘의 조과를 볼 때에 이날의 포인트가 씨알면에서나 마릿수에서도 월등한 조과를 보이기에 서슴없이 가천교 아래로 포인트를 잡은 것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현장에 도착하면 아무리 잘 아는 포인트라도 항시 변화하는 합천호의 수면 상황을 점검하는 것은 필수 과정이다. 그리고 무슨 미끼를 어떻게 사용할 것이며 찌의 선택은 물론 낚싯대 편성부터 여러가지 낚시 여건 등을 체크하고 낚시에 들어가는 것이 나의 오래된 낚시 습관이다.
우선 21·25·29 길이의 찌 3대를 세우고 2∼3m의 수심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시간은 어느새 자정이 훌쩍 지나버린 오전 1시쯤이었다. 파라솔 밑에는 아직도 모기들이 많아 신경이 쓰였다. 이렇다 할 조과가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물 위에서는 흔하지 않다던 호기심 많은 수달녀석이 찌 불빛을 보고 벌써 장난을 걸어온다.
잔뜩 물을 머금은 풀숲은 개구리 소리와 온갖 풀벌레 소리로 가득하고, 깊은 한을 품은 듯 앞·뒷골에서는 휘파람새와 애달픈 소쩍새의 울음이 호반에 깔리는 아주 조용한 밤. 과히 무릉도원이 따로 없고 무아의 지경으로 만들어버리는 분위기다. 미끼로 지렁이와 떡밥을 달고 투척한 지 30여분이 지났는데도 찌가 묵묵부답.
벌써 새벽으로 가는 2시가 조금 지나자 '피잉' 하면서 첫 입질이 시작된다. 2호줄이 울음을 내며 장애물에 감기는 것으로 봐서는 직감으로 보통 척 이상이다. 두 팔을 쭉 뻗어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한다. 수몰 육초를 머리에 잔뜩 이고 나온 놈이 월척붕어 35㎝급으로 서막을 올리고 이른 아침 수면에 안개가 깔릴 무렵까지 1시간에 3∼4수 이상을 낚아 냈다.
이렇게 해서 낚아낸 것만 15수. 땜낚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찌맛과 손맛. 이 기분 때문에 댐낚시를 하는지도 모른다. 어느새 날이 부옇게 밝아 온다. 나는 지난밤의 흔적들을 정리하고 떠날 준비를 했다. 어느새 안개가 걷힌 합천호가 살포시 제 모습을 드러낸다. 허허로운 마음으로 합천호를 떠나면서 다시 올 조과의 부푼 꿈이 벌써부터 가슴을 설레게 했다.
내가 주로 출조하는 곳은 합천호 상류. 호수를 찾아 떠나는 날도 비는 계속해서 오고 있었다. 텁텁한 날씨와 자욱한 안개로 인해 합천호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밤안개의 느낌은 참으로 묘하다. 이런저런 감상에 젖어 있는데 부지런한 조사들은 어느새 하나둘씩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날씨가 궂은데도 생각보다 많은 조사들이 나온 것은 전날 현지꾼들이 많은 마릿수를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척급도 상당수 나왔기 때문에 오늘도 월척을 기대하는 조사들이 부푼 마음으로 앉아 있는 것이다.
A급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언저리 너머에는 릴낚시꾼이 불을 밝혀 놓았다. 그러나 나는 왼편으로 약간 골진 중간지점에 낚시 가방을 내려 놓았다. 내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면 상황은 예년과 다름이 없었다. 봉산교 상류권은 봄부터 좋은 조과를 근일까지 남겼고, 녹조 현상이 중·하류권보다는 다소 심한 면은 있으나 아직은 낚싯대를 충분히 담가도 될 약한 상태의 수면이었다.
8∼9월 태풍이 오고 강한 비가 오기 전에는 녹조의 영향으로 매년 잠시 중·하류권으로 출조지를 돌려야 할 시기이나 예년과는 달리 요즘의 조과를 볼 때에 이날의 포인트가 씨알면에서나 마릿수에서도 월등한 조과를 보이기에 서슴없이 가천교 아래로 포인트를 잡은 것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현장에 도착하면 아무리 잘 아는 포인트라도 항시 변화하는 합천호의 수면 상황을 점검하는 것은 필수 과정이다. 그리고 무슨 미끼를 어떻게 사용할 것이며 찌의 선택은 물론 낚싯대 편성부터 여러가지 낚시 여건 등을 체크하고 낚시에 들어가는 것이 나의 오래된 낚시 습관이다.
우선 21·25·29 길이의 찌 3대를 세우고 2∼3m의 수심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시간은 어느새 자정이 훌쩍 지나버린 오전 1시쯤이었다. 파라솔 밑에는 아직도 모기들이 많아 신경이 쓰였다. 이렇다 할 조과가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물 위에서는 흔하지 않다던 호기심 많은 수달녀석이 찌 불빛을 보고 벌써 장난을 걸어온다.
잔뜩 물을 머금은 풀숲은 개구리 소리와 온갖 풀벌레 소리로 가득하고, 깊은 한을 품은 듯 앞·뒷골에서는 휘파람새와 애달픈 소쩍새의 울음이 호반에 깔리는 아주 조용한 밤. 과히 무릉도원이 따로 없고 무아의 지경으로 만들어버리는 분위기다. 미끼로 지렁이와 떡밥을 달고 투척한 지 30여분이 지났는데도 찌가 묵묵부답.
벌써 새벽으로 가는 2시가 조금 지나자 '피잉' 하면서 첫 입질이 시작된다. 2호줄이 울음을 내며 장애물에 감기는 것으로 봐서는 직감으로 보통 척 이상이다. 두 팔을 쭉 뻗어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한다. 수몰 육초를 머리에 잔뜩 이고 나온 놈이 월척붕어 35㎝급으로 서막을 올리고 이른 아침 수면에 안개가 깔릴 무렵까지 1시간에 3∼4수 이상을 낚아 냈다.
이렇게 해서 낚아낸 것만 15수. 땜낚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찌맛과 손맛. 이 기분 때문에 댐낚시를 하는지도 모른다. 어느새 날이 부옇게 밝아 온다. 나는 지난밤의 흔적들을 정리하고 떠날 준비를 했다. 어느새 안개가 걷힌 합천호가 살포시 제 모습을 드러낸다. 허허로운 마음으로 합천호를 떠나면서 다시 올 조과의 부푼 꿈이 벌써부터 가슴을 설레게 했다.
김종백(거창 합천호낚시·055-943-5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