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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학습/물 빠질 때 특급비결-현장 경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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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학습/물 빠질 때 특급비결-현장 경험론 몸이 피곤하면 마음이 즐겁다 정승은<본지 편집위원> 붕어낚시 시즌 가운데 가장 힘든 시기인 배수기가 다가왔다. 벼농사를 위한 본격 물대기가 시작되며 이틀 전까지만 해도 대박 터지던 곳들에서조차 밤새 입질 한번 못 받는 경우도 있고, 입질을 받는다 하더라도 눈알만 달린 잔챙이 몇 마리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낚시를 해야 하는가? 봄철 내 수위가 안정돼 있던 저수지에 처음으로 물이 빠질 때는 백약 중 아흔 아홉 가지 처방이 무효가 될 정도로 정말 어려울 때다. 배수 초기 물 빠지는 상황 수시로 점검 예를 들어 단골 저수지로 밤낚시를 갔다고 치자. 먼저 온 낚시꾼의 살림망에 기대를 걸고 꼬박 밤샘을 해보지만, 밤새 말뚝인 찌에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다. 대체 원인이 뭔가 하나 둘 점검해 봐도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낚싯대를 접으며 앞 받침대를 땅에서 빼려는 순간, 아하! 무릎을 치게 된다. 낚시꾼이 눈치 못 챌 정도로 살금살금 물이 빠지고 있었던 것. 땅의 젖은 상태를 유심히 관찰해 보는 순간. 에게게! 손가락 길이도 안 되는, 겨우 5cm 정도 젖은 땅이 드러날 만큼, 정말 아주 조금만 빠졌는데도 말이다. 아무리 겁이 많고 조심성이 많은 붕어녀석들이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 약간의 물 빠짐에도 혼비백산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처럼 첫 배수가 시작되는 며칠간은 붕어 얼굴 보기가 만만치 않다. 가끔 수초의 발달이 좋은 곳에선 40cm 수심의 마지막 순간까지 상류에 버티는 녀석 중에는 아침저녁으로 낚여 나오는 놈들이 있기는 하지만 배수 초기에는 십중팔구 별 도리가 없다. 배수 초기에는 저수지에 가득한 담수량에 비해 많은 양의 물이 빠져도 표가 확 나는 것이 아니다. 배수 초기일수록 물 빠지는 상황을 매우 조심스럽게 살펴봐야겠는데, 필자의 경우에는 연안의 젖어있는 땅의 상태를 보는 것도 못 미더워 나무젓가락을 물과 땅의 경계선에 꽂아 두고 실시간으로 점검하면서 낚시를 할 때도 있다. 배수 중기 산란회복, 왕성한 입질 기대 일주일 이상 지속적으로 배수가 이뤄질 때는 배수 초기와는 양상이 약간 다르다. 처음 물을 뺄 당시 하류권 물골 자리로 이동해 은신하고 있던 붕어들이 차츰 배수에 적응하기 시작하면 먹이 활동을 하기 위한 회유 폭을 넓히는데 연안쪽으로도 움직인다. 이 시기는 배수 전 산란을 마치 붕어가 열흘 정도의 회복기를 거치며 산란 후 먹성이 왕성해지는 시기로 배수에 어느 정도 적응만 된다면 산란 회복시기와 겹쳐 마릿수 조과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다만, 이때는 저수지 형태에 따라 조과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평지형의 저수지일 경우에는 붕어의 입장에서는 약간의 배수에도 물에 쓸려 나가는 불안감이 생기며, 또한 밤낮의 급격한 기온 차에 의해 밤에는 웅크려 있고 낮에는 급한 수온상승으로 인한 용존산소량 부족으로 바닥에서 중층으로 떠오른다. 게다가 하루하루의 포인트가 자꾸 변하기 때문에 낚시하기가 어렵다. 계곡형 저수지인 경우에는 배수의 진행상황에 따라 붕어가 한데 무리 지어 뭉쳐 다니는 현상을 보인다. 따라서 포인트만 제대로 꿰차고 앉으면 무더기 입질도 가능하다. 이와 같이 물이 꾸준히 빠질 때나, 빠지고 난 후에도 재미가 좋았던 곳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소양호의 대동리와 조교리 통골, 임하호와 합천호의 중하류권 골자리, 안성의 용설지 가두리 앞 6m 수심, 음성 맹동지 배타고 건너는 하류권 골자리 정도를 들 수 있다. 배수 후기 동트기 전 입질 폭발 배수가 시작 된지 보름 이상이 경과되면 붕어는 그 동안의 배수로 인한 환경에 완전히 적응하게 된다. 제방권의 깊은 수심에만 머물지 않는데, 최상류권의 얕은 곳까지는 거슬러 올라가지는 않더라도 중상류권까지 회유 폭을 넓히면서 움직임 또한 활발하다. 얕은 곳으로의 이동은 느린 반면 깊은 곳으로의 이동은 빠른 편으로 특히 동트기 전의 새벽 낚시에 폭발적인 입질이 붙기도 한다. 연안 쪽의 얕은 곳까지 접근해 먹이 활동을 마친 붕어가 보금자리인 중하류권의 물골자리로 빠르게 되돌아가려는 행동으로 이해된다. 배수가 꾸준히 진행되는 과정에 운 때가 맞는 날은, 물 빠진 저수지 뻘바닥에 바람에 의해 물결이 찰랑찰랑 대며 흙물까지 적당히 뿌옇게 형성될 때 봄 산란기나 장마철 오름 수위 못지 않은 화끈한 입질이 이어지기도 한다. 재작년 예천의 죽안지 낚시길에 고장난 수문을 고치기 위해 두 달에 걸쳐 물을 빼는 과정에서 바람이 심하게 불고 조용해진 다음날 물이 희뿌옇게 된 중류권 우측 뻘바닥의 골자리에서 떡밥, 새우 가리지 않고 월척 입질이 줄줄이 이어진 적도 있다. 그러나 물을 빼는 초기와는 달리 배수 후기에 붕어 낚시가 잘 된다고는 하나 월척 포인트만큼은 딱 꼬집어 말 할 수는 없다. 긴 대를 이용한 침수 수초가 있는 골자리, 무넘기를 포함한 제방권의 양 모서리, 평소 잉어가 자주 출몰하는 턱진 골자리를 최우선으로 꼽을 수는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상으로 그렇다는 말이지 대형 월척만큼은 그날 운에 맡겨야 한다. 배수기 꽝 안치는 다섯 가지 요령 1. 임기응변이 필요할 때다. 받침대를 꽂기 전 저수지의 현재 상태를 두루 살펴봐야 한다. 언제부터 배수가 시작되었는가. 지금도 꾸준한 배수가 진행되고 있는가. 저수지 제방 밑의 수문에서 흘러내리는 물의 양은 얼마인가 등을 살핀다. 또 저수지 지형지세도 유심히 보아야 하는데, 앞선 꾼들에 의해 계단식으로 닦여진 자리가 어느 쪽으로 치우쳐져 있는가까지 고려한다. 물빠짐 상태를 쭉 훑어보는 과정에서 1.5m 내외로 수심이 얕아도 수초대나 장애물이 있는 곳으로 앉을 것인지, 물 위로 드러나는 물풀대의 깊은 수심권을 택할 것인지, 곶부리 자리에 앉아 골자리 방향으로 대를 편성할 것인지, 아니면 경사면의 턱진 골자리 너머의 본바닥을 노릴 것인지, 그리고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옮겨야할 제 2선의 포인트까지 정해 두는 것이 좋다. 그런 후에는 떡밥낚시를 할 것인지, 지렁이+떡밥의 짝밥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새우를 미끼로 승부를 걸 것인지, 아니면 이것저것을 동시에 시도해 볼 것 인지 등의 채비와 미끼의 선택을 고려해야 한다. 채비와 미끼의 다양화뿐만 아니라 자기가 알고있는 낚시 방법을 총 동원시키는 부지런하고도 변화무쌍한 임기응변식의 낚시 기법을 펼쳐야 할 때다. 2. 제방권을 노린다. 저수지 붕어는 물이 빠질 때 출수구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초기 3∼4일간의 배수기에는 수문 언저리의 골자리를 집중 공략하는데, 이후 며칠간 수문 부근에 머물던 붕어는 더 이상 이곳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에 점차 저수지 중심부의 깊은 곳으로 숨어든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제방권의 석축 기단부를 노리는 낚시가 가장 효율적이다. 필자는 긴 낚싯대를 펴 제방권의 바닥을 더듬어 본 후, 석축이 끝나 본바닥이 완만하게 펼쳐지는 경계면에 채비를 떨어뜨렸을 때 꽝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제방의 양 모서리 부근도 좋은 포인트다. 실제로 문경 감바우못, 괴산 매전지, 아산 신봉지의 경우 마릿수 중치 기록은 저수지 물이 바짝 타 들어가는 갈수기의 제방권 낚시에 쏟아져 나왔다. 이와 같은 제방권 낚시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뒷다리 길이를 조절 할 수 있는 의자와 흙이나 모래를 채운 마대자루 또는 받침틀이 필수다. 3. 계곡지가 낫다. 산간지역에 위치한 저수지 대부분은 계곡형, 또는 협곡형으로 평지처럼 논농사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다량의 배수로 인해 수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덜 하다. 또한 계곡지는 적정량의 배수가 진행되면 될수록 낚시꾼이 자리 할 수 있는 다양한 포인트들이 즐비하게 드러나며 요소 요소를 쉽게 공략해 볼 수 있다. 담수량이 많을 때 넓은 지역으로 흩어져 있던 붕어들이 갈수기의 수면적이 좁아진 상태에서 붕어 밀집도 또한 높아지겠으며 방류량에 비해 담수량의 유동폭은 비교적 적으므로 붕어가 안정을 되찾는 기간도 짧아 밤낚시가 안정적인 편이다. 이때 한가지 유의 해야할 것은 배수 중후기에도 물 빠짐에 따라 붕어는 내려 붙는 특성을 보이므로 일주일 전에 재미 본 낚시 자리를 고집할 게 아니라 그곳에서 30∼50m 하류로 더 내려간, 일주일전의 그 수심층을 찾아 채비를 내리는 것이 현명하겠다. 4. 강·보·호수낚시 모내기철의 배수기에 저수지 낚시가 최악을 맞는 것에 반해 강낚시와 호수낚시는 연중 최고의 호황을 보인다.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저수지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강과 보의 수량이 풍부해지고, 저수지보다 한달 늦게 시작되는 강과 호수의 붕어 산란으로 인해 산란기 입질이 활발하게 펼쳐지기도 한다. 필자가 이 시기에 자주 찾아 드는 곳을 들면 괴산의 괴강, 횡성의 섬강, 평창의 주천강, 문경의 영강, 부여의 금강, 전남의 보성강, 경춘가도변의 춘천호와 의암호, 경남의 합천호, 소양호, 충주호가 배수기에 대안터이다. 파로호의 경우에는 최근 북한의 금강산댐이 부분 함몰되면서 누수 되고 있다는 이상 징후 현상의 안전 대책 중 하나로 파로호의 물을 비워 놓기로 계획되어 있는데 173m 높이의 수문을 150m 까지 낮추는 공사가 진행 중이므로 올 시즌 파로호의 낚시는 어떻게 전개될지 불투명하다. 5. 양수형 저수지 낮에 농사용 물을 빼다가 밤에 양수기로 물을 퍼 올리는 곳, 약간의 비가 올 때마다 강 하구에서 물을 품어 올리는 간척지, 또는 일정 수위까지 농사용 물을 쭉 빼다가 인근 대형지등에 연결된 도수로를 통해 담수하는 양수형 저수지는 이 시기에 아주 위력적이다. 양수기로 품어 올리는 물은 이미 적당한 수온으로 데워져 있기 때문에 물을 품어 올리는 즉시 오름수위의 효과까지 플러스된다. 이외에 배수기에 빛을 발하는 낚시터로는 강과 연결된 늪지형 낚시터, 일제시대 전후의 아주 오래 전에 축조되어 수문이 아예 없거나 망가진 멍텅구리 저수지, 또는 몽리면적이 작아 배수의 영향을 덜 타는 1만원 안쪽의 낚시비를 내야 하는 관리형 저수지들도 제반시설이 잘 되어있어 가족 나들이 낚시터로 추천할 만 하다. 지금까지 기술한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배수기낚시는 그 어느 때보다는 당일의 일진에 따른 기복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괜스레 붕어를 좇는 무리한 욕심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어느 정도 마음을 비우고 '먼 산을 낚는' 여유 있는 자세를 권유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한 가지만 더 말하자면 물이 빠진 후의 저수지 지형지세를 공부해두는 습성을 몸에 익히도록 한다. 장마철 오름수위 찬스에 충분한 대가를 보상 받고도 남는다. 사진설명 1. 붕어가 한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더 뚜렷한 계곡형 저수지에서는 자리만 잘 잡으면 대박도 가능하다. 2. 물빠짐이 멎고 물색이 흐린 날에는 마릿수 재미도 볼 수 있다. 3. 대형 호수에서는 수상좌대를 조금이라도 수심이 좋은 곳으로 이동시킨다. 4. 대형 저수지에서 수상좌대낚시를 즐기는 낚시꾼. 5. 상대적으로 수량이 풍부한 수로가 대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