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지

여름 휴가.

안해 일정과 맞지 않아(야호 !) 오롯이 혼자다.

가까운 똘강에서 이틀 몸 풀고, 오고 싶던 곳 마침내 나는 왔다.

3년 전, 밧줄 타고 앉았던 포인트를 모른 체하며 지나친다.

열정 사라진 자리 게으름이 또아리 틀었다. 

차에서 6미터.

양쪽 수초와 정면 맹탕인 곳에 자리를 잡는다.

채집망 먼저 던져놓고,

왼쪽에 20ㆍ38대를, 오른쪽에 15ㆍ22ㆍ42대를 깐다.

새우나 참붕어 갓낚시 되겠다.

정면 맹탕엔 48ㆍ50ㆍ44대를 깐다.

1미터 60 수심이 얼쉰채비에 딱이다.

식당 아주머니가 반긴다.

암이라는데, 3년 동안 무탈해서 참 다행이다.

콩국수를 먹고, 청소비 5천 원도 계산한다.

자연 계곡지인데, 덕분에 깨끗하게 보존되니 감사할 일이다.

세팅을 마친 지금, 정오.

구름 사이 해가 들락날락하고, 간간 바람 불어온다.

나무 그늘 아래 누워 이파리들 바람 타는 소리를 듣는다.

약간은 외롭고, 많이 행복하다.

벌써, 이 이틀이 내내 그리울 것이라는 예감에,

보이고 들리고 스치는 하나하나를 입력한다.

이렇게 순결한 내게,

붕어는?

이라는 달랑무급에게나 가능한, 얼척없는 질문을 하시지 않으리라 믿어본다.

하긴 뭐, 얼척 기술고문님이 절대 꽝일 리 없으니,

4짜 한 세 마리만 해보까,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