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릴때 시골살림에 큰 목록들중 괘종시계가 있습니다
나락 몇섬팔아 장만하셨던 트렌지스터 라디오 .자전거 .외양간 황소까지
밭떼기 몇전 붙이고 이정도 살림 있으면 꽤 잘 사는축에 들었습니다
저 자랄쯤엔 괘종시계가 그 가치를 덜어가던 시기였지만
괘종시계가 벽에 걸리기 시작하던 초창기에 웃지못할 헤프닝도
많았답니다
비교적 개화된 시아버지가 물건너온 물건들을 여럿 들여왔는데
그중 애지 중지 하시는게 괘종시계 였나 봅니다
고장날까봐 가족들 누구도 만지지 못하도록 하고
당신 혼자서 닦고 조이고 했었는데 하루는 ...
커다란 쾌종시계
태엽감던거 생각나시죠
장터에 나가 수염 다듬으며 벗들과 곡주 몇사발 나누다 보니
집에 들어갈 시간이 늦었던 모양입니다
마침 섬에서 시집온 새며느릴 비롯해 마나님까지 집안제사에 소용될
제사용품을 준비하러 온길이었던지라 영감님께 집에 가시길 간곡히 청하였던 모양이죠
영감님
벗들에게 자랑하고픈 마음에 수염을 쓰다듬고는
아가 .. 집에 먼저가서 벽에 괘종시계에 밥좀 줘라 ..하셨답니다
마나님과 며느리 시아버님 불호령이 무서워 치맛단 부여잡고 바삐 걸음 재촉했겠죠
시아버님 퇴청하시기전엔 얼른 밥을 해줘야 하는데
비에 젖은 장작이 말썽이었더라 이겁니다
여차저차 결국 하얀 쌀밥을 사기그릇에 소복히 담아 상을 차린 며느리
괘종시계 왔다 갔다 하는 시계추
우리 시골에선 "시계ㅇ 알" 이라고 했습니다
그 거대한 거시기를 보며 어디선가 본듯하다 생각을 하다
무플을 탁 치며 얼굴을 붉힙니다
김 무럭 무럭 나는 흰쌀밥에 정성껏 차린 소반에 찬들
밥상을 시계앞에 정중히 내려놓고는
절도 두번이나 하고 물러났답니다
시아버님 명대로 시계밥 준거죠
그런 시대도 있었답니다
- © 1998 ~ 2024 Wolchuck all right reserved. ▲TOP
시계문을열면 요즘 나비볼트 모양으로생긴 시계밥주는(퇴엽감는)열쇠가 같이 들어있었고 매시간 꽤나 시끄럽게 울어댔지요..
괘종시계도 줘보고~~
손목시계도 줘보고~~~
잠시 옛날 생각을 ^^
예전 생각이 나네요....집안 제일 잘보이는곳에 턱~하니 걸려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