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의 능력

서로 사랑하는 장끼와 까투리가 있었답니다.

둘은 결혼하기로 하고 새들의 사제인 올빼미를 찾아가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러자 올빼미가 물었습니다.

"둘이 다투어 본 적이 있는가?"

장끼와 까투리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올빼미를 쳐다보자 다시 물었습니다.

"한 번이라도 심하게 다투어 본 적이 있느냐고?"

그러자 장끼가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다투다니요? 우리는 사랑하고 있다니까요."

올빼미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진정으로 한바탕 다툰 일이 있은 다음에 둘이서 다시 오게

그때 가서 자네들의 결혼을 허락할 것인지 결정하겠네."라고 했습니다.

"다투면 헤어지는 거지, 결혼은 왜 합니까!"

까투리가 볼멘소리로 대꾸하고는 둘은 돌아갔습니다.

그 광경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산비둘기가 올빼미한테 물었습니다.

"왜 다투어 보고나서 오라고 하십니까? .

결혼은 사랑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까?"

그 말을 들은 올빼미가 먼 산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결혼은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사랑 못지않게 화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지.

함께 사는 데는 '사랑해'라는 말보다도

'미안해'라는 말이 더 중요하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걸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사랑하는 사이에 내 자존심은 필요 없습니다. 

있다면 다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자존심'이 있을 뿐입니다.

사랑은 상대에게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는 것이고,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받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