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몸이 좀 불편하여 낚시는 당분간 하지 못하고 오래된 수첩을 꺼내 보니 옛 추억이 떠오릅니다....
21일차.
밤 10시경 커피 한잔에 담배를 물어 불을 붙이는데 가장 긴대에 찌가 정말 이뿌게 솟아오릅니다.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런 입질이였습니다.
뭐라 표현이 안되는 그런 입질에 강하게 챔질을 하는데. 순간 대가 물속으로 꽂힙니다. 대형 잉어나 향어라도 되는지 감당이 불가 합니다.
또다시 낚시대가 허공을 가르며 팅~~~ 머리속이 하얗게 변하고 허탈함에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써 땅을 발로 수차례 팡팡 구르며 짜증을 내었습니다.
아무리 고기에 욕심은 없다지만 솔직히 인생고기 아닙니까? 어디가서도 자랑할만한 그런거..
이런 기회가 자주오는것도 아니고 고기 얼굴이라도 보고 놓쳐도 물론 아쉽지만 .. 지금 이상황에 대처 못한부분에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채비를 보니 목줄이 터졌더군요. 뭐 다시 채비를 하여 던지고 다른 낚시대의 미끼도 전부 교체하여 새벽까지 집중모드로 버텼으나 입질은 커녕 미동조차없었습니다.
22일차.
점심쯤 일어나 간단히 밥을 먹고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면서 문득 20일을 이러고 있었다니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잡은 붕어는 9치 2수 , 8치 1수 끝.. 하하하하..
내가 안잡은거지 못잡을 실력은 절대 아니지.. 하하하하..
한달쯤 계획한 여행이라 계속 여기 있을지 다른곳에 갈지 생각도 했지만 귀찮은건 질색이라 그냥 좀더 있기로하였습니다.
이제 시간도 별로없고 낚시라도 원없이 해보자고 생각하고 옥수수를 한주먹씩 포인트에 던지고 열심히 하였지만 그날밤도 입질은 없었습니다.
23일차.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문득 뒷산에 가보고싶은 생각이 들어 삽을 챙겨 등산을 하였습니다.
혹시 천년 묵은 산삼이라도 찾으면 어떻게 할까? 고민도 했어요.
산은 완만하였지만 다리가 왜 이렇게 힘이없고 아픈지.. 그리고 그곳에는 산삼은 커녕 도라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느정도 올라 가니 저수지가 보이는 곳까지 가게되었고 정상에서 보는 저수지는 왜 그렇게 음침해보이는지.. 물색이 시커멓고 나무들이 비치는 모양새도 물속에서 허물허물 움직이듯 보여 '아씨.. 뭐고' 헛 웃음이 나오더군요.
음기가 쎄다더니 .. 이건가.. 애써 태연한척 산을내려와 자리에 와보니 또 다른 모습이 펼쳐 집니다. 맑은 물 아름다운 풍경.. 에이.. 괜한 기우였나 봅니다.
점심 겸 저녁을 먹고 낚시에 돌입하였으나 어찌나 피곤한지 텐트에 들어가서 잠을 자는데 꿈자리가 시끄럽고 기억나지 않는 꿈에 시달려 밤새 뒤척였습니다.
24일차~ 29일차
그간 밥잘먹고 잠잘자고 시간은 더 잘가는데.. 입질은 커녕 말뚝도 이런 말뚝이 없습니다. 꾀어놓은 새우는 밤새 그대로입니다.
점심을 먹고 오늘이 마지막날이라 생각하고 필요한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차에 옮겨놓았습니다. 먹는거만 줄었지 짐은 그대로였고 수차례 움직이다보니 땀이 흘러 저수지 물로 샤워를 하였고. 지금껏 무사히 좋은 시간을 보낸게 보람되고 한편으론 아쉬움도 컸습니다.
저녁이 되고 생라면에 쇠주 한잔을 하다보니 무탈하게 보낸 고마움에 소주한잔을 저수지에 뿌리고 잘있다가 갑니다. 인사도 했고 오늘 큰거 한마리 주이소~~~ 하고 마음속으로 빌었습니다.
그러나 입질도 없고 내일을 생각하여 자정쯤 잠에들었고 ..
꿈을 꾸었습니다.
저수지 물이 시커멓게 변하더니 물속에서 땅으로 수도없이 많은 사람들이 기어오르더니 텐트로 기어와 저를 잡고자 손을 뻗는데 제 발목이 순간 잡혀버려 "으악" 소리 치며 꿈에서 깨어 텐트에 달린 렌턴을 켜고 어찌나 소름이 돋는지.. 잡힌 발목이 진짜로 잡힌 느낌이 들더군요.
텐트 밖으로 나갈려다 솔직히 겁이 나써 나가질 못해..새벽에 동이 틀때쯤 겨우 나가보니 아무일도 없는듯 조용하였습니다.
담배한대 물고 .. '와 씨.. 크크 별 거지같은 일이 다있네' 어이없는데 피식 웃음이 나더라구요.
아침에 부랴부랴 정리해서 차에 옮기고 3시간 반 가량 운전하여 육촌 형님께 차를 주고 밥도 먹을 요량으로 바쁘게 달려봅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국도로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왜 이리 졸리는지 창문을 열고 담배도 피고 형님 집 거의 도착할때쯤 졸음을 참지 못하고 눈을 뜨니 중앙선을 넘어 전봇대가 눈앞에 있더군요. 하....
핸들을 있는 힘껏 잡고 그대로 틀었고 쿵~~~ 으 으 으....
아이고야..
문열고 내리려는데 무릎이 아파서 그대에 땅으로 떨어져 담배를 물고 차를 보니 조수석이 박살이 나버리고 전봇대에 끼어 있더군요.
다행히 전봇대는 멀쩡한듯하고요.
잠시뒤 렉카가 먼저 도착하고... 첫마디가 '천운' 이네요.
육촌 형님께서 모든걸 알아서 해주셨고, 병원에서 여러가지 검사에도 타박상외 큰 외상은 없었습니다.
2일 입원후 퇴원하였고 어찌나 손에 힘을 주었던지 엄지 손톱에 피멍이 두곳다 들어있었습니다.
*이후 집에갈때 여러곳에 들러 가라는 무당 일행의 말이 생각났고 귀신이 붙으니 떼고 가라는 뜻이 아니였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로써 길고긴 여행이 끝나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즐거웠던 추억이였던것 같습니다.
긴글에 오타도 많고 감흥도 없네요.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정말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귀가길 교통사고는 더 아쉽구요
오래전 기억이지만 글 쓰시면서 새롭게 느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추억어린 조행기 잘 봤습니다.
저도 고삼지 같다가 잠깐 졸음 운전에 황천길 갈뻔한 사연이 있어서....
항상 안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