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머문 소류지 월척
“많은 비가 올거다”라는 일기예보와 달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도시의 땡볕 더위는 꾼을 무기력하게 만들더니
이젠 견딜 수 없는 갈증이 턱까지 올라온다.
지금 꾼에게 필요한 것은 쉼
한적한 평일,
토끼가 눈 비비고 물만 먹고 갈듯한
소류지에 대를 폈다.
소류지는 반딧불이 날고 인적이 드물다.
낚싯대를 펴기가 미안하다.
발길을 돌려 나가려 했다.
낚시하고 계시던 조사님께서 “낚시해도 좋은 곳”이라고
자리 잡으라고 권해주셔서 귀퉁이에 자리 잡았다.
머물 수 있음에 감사하며 머물다 쉼을 얻고
다녀간 흔적을 남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최소 낚시장비만 폈다.
손타지 않은 최상류로 꼬불꼬불 산길로
걸음을 재촉해서 자리를 잡았다.
개구리연이 낚싯대에 들러붙고 바람이 불어
수초와 고사목이 떠내려와도 그냥 뒀다.
낚싯대야 철수할 때 닦을 거고
고사목이 낚싯대에 걸려도
미끼는 남아 있을거니까...
챔질 횟수를 한 번이라도 줄이고
그냥 찌만 보기로 했다.
대어에 대한 욕심도 버리고
그냥 쉼만 낚으면 되니까...
반대편에 자리한 조사님들의 인기척도 느낄 수 없다.
한낮에도 그늘이 풍성하고
바람이 불어 뼛속까지 시원하다.
이름 모를 새들이 합창을 하듯 지저귄다.
소프라노, 엘토
저녁시간이 되며 테너, 베이스 추가
황소개구리의 저음과 딱따구리의 맑은소리가
밤새 이어진다.
소류지는 꾼들과 합창단이 함께 하는 듯
이곳에서 1년만 머물 수 있다면 좋겠다.
가을이면 낙엽비가 내리고
겨울이면 눈이 내리고
봄이 되면 낙화하는 모습이 절경일텐데...
영화 킬빌에서 처럼 검을 든
사무라이가 눈밭에서 검무를 추듯
낚싯대를 휘두르며...
즐거운 상상을 하던 중 찌 하나가 솟는다.
급한 찌올림!
헛챔질!
밤이 되며 기온이 급속히 내려가더니
난로와 두꺼운 외투가 필요했다.
떙볕 뜨거운 한여름에 난로라니...
꼭 한 번 입질이 있을 자리에서 찌가 솟는다.
멋진 황금색 우리붕어 월척
1.5m 수심에서 제어하기 힘든 용틀임을 한다.
옥수수를 먹었다.
산속 소류지에서 사는 붕어들 입질이 너무 예민하다.
천적을 피해 눈치를 보며 먹이활동을 한다.
이유가 있다.
미터급 잉어가 저수지를 누빈다.
움직임이 초어 같기도 하다.
절벽 위에서 계속 동물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때문에
찌올림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오후까지 입질은 없고 귀가하는 길이 멀어
늘어지게 잠만 낚았다.
가을에 가고 싶다.
겨울에 가고 싶다.
그리고 봄에 가고 싶다.
이젠 찾지 않을 곳이라 아쉬움이 더 크다.
쉼을 준 예쁜 소류지에
고마움만 기억에 담아 놓고...
산등성이로 시원한 바람이 분다.
마치 바람이라도 낚은 듯 꾼은 자유롭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상쾌하다.
건강 잘 지키시고 시원한 여름 보내시길 바래드립니다.
아직도 이런곳이 있다니...
이런곳에서 몇일 아무생각없이(멍?) 있고싶은 자리네요.
월 축하드립니다.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갬성충전~~^&^
잘보고 갑니다
붕어도 튼실하니 장군감입니다.
흔적없이 다녀가겠습니다.
토종터 붕어답지 않게 빵도 좋네요~^^
눈호강하고 갑니다
조행기 멋진 조행기 입니다
수고했습니다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1년 머물기는 거시기 하고
365일은 있을만 한 곳 입니다...ㅋ
안출하세요~
꼭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무더위 잘 이겨내시고 안출하세요^^
거기에 멋진 우리네 월척붕어 손맛까지 보시고
덕분에 너무 잘 보고 갑니다.~~~
암튼 부럽숩니다 굿
넘잘보구갑니다^^
늘 안즐낚 하세요 ~~^^
오래도록 잘 간직되기를 바라고 싶은 그런 곳입니다.
감사합니다~ ^^
겨울이면 눈이 내리고
봄이 되면 낙화하는 모습이 절경일텐데...
잘보고갑니다
멋진 힐링하셨네요~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