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가족이 전부 모여서 봉하마을로 출발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진례로 빠지니 벌써부터 차가 줄을 이어 있네요.
출발지는 달라도 목적지는 모두 같은 곳이겠죠.
막힌다고 빵빵거리는 사람도 없습니다. 다들 같은 생각에 같은곳을 가는거라 끼어들기도 없습니다.
그 많은 차들속에서도 고요함이 느껴지네요. 오른쪽 나무들 사이로 길게 늘어선 불빛들이 보입니다.
운전하는분만 남겨두고 걸어가는분들도 보입니다.
주차를 하고 저희가족들도 걸어갑니다...사방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10명씩 줄을 맞춰 걸어갑니다...이렇게 나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이리 느린걸까요...
수만명이 줄을 서서 이동하는데...웅성임이 없습니다.
줄을 서서 몇시간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불평은 없습니다.
갓난 아기를 업은 젊은 부부에게 먼저 가시라고 해도 ...괜찮다고만 합니다.
발목이..무릎이 저려옵니다. 남들도 똑같을 것입니다.
여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일 아침이면 출근해야 할 사람들이겠죠...그래도 앞만 보고 말이 없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말을 하십니다.
"도착하면 돈을 준다 하여도 지금 이 사람들이 이렇게 줄 서서 가지는 않을텐데..."
억만금을 주어도 바꾸지 못할 분을 뵈러 가는중입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나오는 사람들을 가로질러 우측길로 보행기를 밀고, 휠체어를 밀고 먼저들 가십니다. 병원에서 집안에서 있을 분들이 참지 못하고 오셨습니다. 이해합니다. 다들 똑같은걸요...
(몸이 불편하신분과 아이를 데리고 오신분들은 기다리다가 사고를 대비해서 당연히 우선권을 드린것이죠)
평소에 어디로 튈지 모르던 어린 사촌동생도 오늘은 말없이 대열을 따라 움직입니다.
시키지 않았는데...길가에 꺼진 촛불들을 불 붙이고 있네요
마을에 들어섰습니다
임시분향소가 보이고...마을회관이나 창고로 보이는 우측건물에 오래되지 않은 현수막이 보이네요.
행사진행 때문에 쌓아둔 물건때문에 전체 글을 읽을수 없지만 '귀향환영'글 같습니다.
옆에 계신 아주머니 한분이 수건을 꺼내어 참았던 눈물을 훔칩니다.
"친구야 저 현수막 봐라. .............귀향한지 얼마나 되었다고................현수막이 무색하네"
임시분향소 앞까지 왔습니다.
모니터에서 고인이 되신분이 웃습니다. 손수건을 꺼내는 몇몇분들이 보이네요.
장례지원 오신분들이 국화를 나누어 주네요.
드디어 만나뵈려던 분의 앞까지 왔습니다.
다들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훔칩니다.
후회됩니다...안타깝습니다...
왜 진작 몰랐을까요....... 왜 가시도록 방치했을까요......
당신이 너무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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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라구요..
덧붙여 몇마디 더 올렸지만, 아무리 올려보아도 올리는 글 모두가
부족하게만 느껴집니다.
한마디로 노전대통령님께 마땅히 해드릴만한 글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어제는 와이프와 여섯살 딸래미와 이제 돌이되는 둘째 딸아이와 마트에 다녀오는길에
대전시청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조문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시청을 크게 한바퀴 돌다 기절할뻔했습니다.
조문행렬의 줄이 시청을 한바퀴 돌았더랍니다.
여섯살 딸아이가
"아빠, 왜 사람들이 이렇게 줄서 있어??"
"응, 우리나라 대통령이셨던분이 돌아가셔서 위로해 드리러 오신 사람들이야"
"왜 돌아가셨는데?"
"...........................
"엄마 왜??"
"...........................
딱히 쉽게 설명하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유진이가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가면 혹시라도 국사책에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때 아빠가 다시 잘 설명해주께....
제가 설명해줄 수 있는 말이 그게 다 였습니다.
이시각 노제를 지내고 계시네요..
결국 또다시 눈물이 흐릅니다...
그때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신분이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위원장이였습니다.
아련한 기억이지만,
그분과 함께 빗발치는 취루탄 속에서 눈물 콧물 흘려가며
수 많은 노동자와 어우러져 돌팔매를 한 기억이 납니다.
또한
그때만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움으로 달구어집니다.
감사합니다.
아침 일찍 조기 계양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가르키고 싶었습니다.
민주 적인 지도자는 못 되어도 민주 시민은 되라구요.
하지만 민주시민이었나 하는 자괴지심도 있습니다.
삼가 고인에 명복을 기도합니다.
건강들 하십시오.
좋은 날이 올 것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Song by 인순이 -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