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선생님의 낚시수필.. 구조오작위 라는 글 입니다..
1. 조졸(釣卒)
<졸병 졸(卒)>
초보자를 일컫는 말로서 마음가짐이나 행동거지가 아직 치졸함을 벗어나지 못한 단계
기술적인 면에서도 빵점. 낚싯대를 들고 고기만 잡으면 무조건 낚시꾼인 줄 아는 부류
고기를 잡을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건말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 마리도 잡히지 않으면 신경질이 나서 낚시질을 때려치우고 술부터 찾는다.
그리고 취하면 그제서야 분이 풀려서 고성방가를 시작한다.
술을 못 마시면 집에 가서까지도 그 분이 풀리지 않을 정도다.
이 단계에서 가장 낚싯줄이 많이 엉키거나 비늘이 옷에 걸리거나 초리대 끝이 망가져 버리는
수가 많은데, 마음가짐에 따라 낚싯대나 낚싯줄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지
동작 여하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마음이 흐트러지면 반드시 낚싯대나 낚싯줄도 제멋대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2. 조사(釣肆)
<방자할 사(肆)>
낚시질 다니는 횟수가 불어나고, 그러다가 재미가 붙기 시작해서 몇 번 좋은
수확을 거두거나 대어라도 두어 마리 낚게 되면 사람이 차츰 달라지기 시작한다.
장비도 제대로 갖추게 되고, 기술적인 면에 대해서도 제법 신경을 쓰게
될 뿐만 아니라 공연히 목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 때가 되면 방자할 사(肆)자가 붙어서 조사(釣士)가 아닌 조사(釣肆)로
한 승급하게 되는데 자신을 대단히 고상하고 낭만적인 존재로 착각하기 시작한다.
또한 낚시에 대해서라면 모르는 것이 없는 듯 어디서든 낚시 얘기만 나오면 열을 올리는 단계
'입질이 온다'라고 말해도 될 것을 반드시 '어신이 온다'라고 말하고,
'고기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라고 말해도 될 것을 반드시 '조황이 별로 좋지 않다'라고
말하는 단계도 바로 이 단계이며, 능수능란하게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 단계
옆에 앉은 사람이 자기가 잡은 것보다 큰 놈을 올리거나 수확이 잦을 경우는
대번에 의기소침해져 버리는 것도 바로 이 단계
그리고 이 단계만 거치게 되면 비로소 낚시에 미쳤다는 소리를 듣기 시작한다.
3. 조마(釣痲)
<홍역할 마(痲)>
한마디로 낚시에 미 친 단계
당구를 한창 배울 때 누워도 천정이 당구대로 보였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이렇듯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어디서든 찌가 보이고 손끝에 전해지는
손맛 때문에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라도 낚시질을 가지 않으면 몸살이 날 지경이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나 연휴 때에 친구가 결혼을 하면 정강이라도 한 대 걷어차 버리고 싶을 정도다.
물론 적당한 구실을 붙여 되도록 식장에 참석하지 않고 낚시질을 간다.
더러는 결근도 하고 수금간다고 해 놓고 낚시간다.
4. 조상(釣孀)
<과부 상(孀)>
자기 아내를 생과부로 만드는 단계
마누라를 토요 과부 또는 일요 과부로 만드는 것은 보통이다.
격일 과부로 만드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생업 또한 낚시 때문에 망쳐 버리고, 급기야는 잦은 부부 싸움 끝에 이혼하는 사례까지도 생긴는 단게
5. 조포(釣怖)
<두려울 포(怖)>
낚시에 대해 공포감을 느끼는 단계
낚시 때문에 직장 잃고, 가족잃고, 친구잃고 또한 인생 전체를 망쳐 버리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단계
이쯤에 이르러서는 갑자기 절제를 시작한다.
취미를 다른 것으로 바꾸어 보려고도 노력한다.
6. 조차(釣且)
<또 차(且)>
다시 낚시를 시작하는 단계. 행동도 마음가짐도 여유가 있고 한층 성숙해 있다.
고기가 잡히건 잡히지 않건 상관하지 않는다.
낚싯대를 드리워 놓기만 하면 고기보다 세월이 먼저 와서 낚시 바늘에 닿아 있다.
그러나 아직 낚을 수는 없는 단계. 고기는 방생해 줄 수 있지만 자신은 방생해 주지 못하는 단계.
7. 조궁(釣窮)
<다할 궁(窮)>
이제부터는 낚시를 통해서 도를 닦기 시작하는 단계
낚시를 통해 인생을 생각하고 낚시를 통해 삶의 원리와 이치를 깨달아 가기 시작한다.
8. 남작(藍作)
<바구니 람(藍)>
마음 안에 큰 바구니를 만들고,
9. 자작(慈作)
<자비로울 자(慈)>
마음 안에 자비를 만들고,
10. 백작(百作)
마음 안에 백 사람의 어른을 만들고,
11. 후작(厚作)
<도타울 후(厚)>
마음 안에 후함을 만들고,
12. 공작(空作)
나중에는 모든 것을 다 비운다.
이렇게 도(道)를 닦고 나면 비로소
13. 조성(釣聖)이나
14. 조선(釣仙)이 되는 바,
달리 말하자면 도인(道人)이나 신선(神仙)이 되는 것이다.
월님들의 위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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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3~4 통합해야 할것 같네요 ^^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제가 보기에는 가식입니다.
시나브로님 죄송합니다.
넘 일방적으로 몰아가는것같아요
1-2단계는 순응하지만 그이후로가 넘 몰상식한듯 표현이 ㅋㅋ
혹여 뜻 풀이가 잘못인지요
제같은경우가 넘엇나는경우라 ㅠㅠ 다른 이유는없네요
당구대도 보이고 찌도보이는단계는 지났지만 그후로가 다르네요
많은분들도 그러할겁니다
시나브로님 죄송하네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