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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IP : eabf82e9883d7e4 날짜 : 조회 : 2326 본문+댓글추천 : 0

사건의 재구성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나는 밤이다. 아니, 아직 밤이 되려면 한참 멀었으니 열일곱 살 밤송이다. 나는, 내 이름을 '시지프스'라고 지었다. 햇볕이 따갑지만 참고 있다. 이 고비를 견뎌야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내 줄기가 나를 세뇌했다. 나는 빨리 영글어 토실한 밤이 되고 싶다. 밤이 되면 뭐 어쩌겠다는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좋을 듯해서다. 햇살이 좋고 달빛이 좋고 별빛이 좋다. 나는, 행복한 것 같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나는 내가 거대한 계획에 의해 설계되었다고 믿었다. 아니면 어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빚어졌거나. 내 말은, 내 존재가 필연적일 것이라고 믿었다는 거다. 그런데 말이다, 이런 젠장! 그게 아니었다. 나는 내가 태어남에 어떤 동의도 하지 않았다는 거다. 나는 그냥 우발적으로, 우연히 열매가 맺혀진 것뿐이라는 거다. 내 말은, 내 존재는 그냥 우연의 산물일 뿐이라는 거다. 이건 뭐, 가히 절망적인 스토리다. 조금 다듬어 부연해 보겠다. / 나는, 언젠가 죽는다는 것 외에는 미래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죠. 언제 어떻게 죽을지도 사실 모르구요. 다시 말해 볼까요? 나는요, 내 존재의 만들어짐과 삶(생존), 죽음에 대해 어떤 동의도 하지 않았다는 거죠. 서명은 물론이구요. 나는, 참으로 허탈하지만 '우연의 산물'이란 거죠. 필연이 아니에요. 우연들의 충돌과 조합일 뿐이야. 필연? 운명? 보이지 않는 어떤 손에 의한? 아니에요, 그건 나의 바램일 뿐이죠. 희. 망. 사. 항. / 당신들의 신화 중에 시지프스가 있었지. '시지프스의 노동' 말이야. 나는 그것이 저항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것은 저항을 가장한 투항, 저항을 차용한 자기 위안일뿐이었다. 여기까지 생각을 심화시킨 나는 밤으로서의 내 숙명을 배반하기로 했다. 왜? 나는 시지프스 밤이니까. 아니, 시지프스 노동의 비밀을 알아버렸으니까. 태풍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까마귀 중에서 깬 놈을 내 계획에 끌여들였다. 놈은 이제 밤나무계의 시지프스 신화를 구전할 것이고, 나는 놈에 의해 시지프스 밤이 될 것이다. 쉿! 저기, 하얀 벙거지를 쓴 남자사람이 온다. 선그라스에 숨긴 눈빛이 식물성이다. 야! 까마귀. 바로 지금이다!!! 까악! 까마귀 울음소리에 고개를 돌리는데 툭! 덜 영근 밤송이 하나가 떨어진다. 한참을 왔던 길 다시 밟아 밤송이를 주워 든다. 자살이니 타살이니?

1등! IP : 37c0c99868b4ee4
저기요.....

낚시를 많이가도 월척을 못만나시더니

잡으라는 고기는 안잡고 글공부하셨네요^^

그라니까 괴기를 못잡는규~~~

텨=======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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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15b869628fc66b4
날으는 밤나무님!

최소한 밤송이에 대해서 만큼은

책임 지셔야 하는거 아닙니까?
추천 0

IP : 0ba8c15b2f367ee
우연의 일치....
고로

오비이락~~~

근데 울나라는
배가 떨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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