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 하루전 ..
찌맞춤도 하지 못한채 급히 밤 낚시를 가려는데 집사람이 만류해옵니다
금방 터질것 같아도 순서를 지켜가는게 좋지 않겠냐는 ...
보이지도 않는곳에 꼬빡 열두시간을 일한 피곤한 몸으로 밤낚시는
당신 3.4년전 가능한 얘기 아니냐고 ...
다른건 다 말들어도 낚시는 말안들어 ....
농담삼아 한마디 하고는 낮 출장길에 잠깐 봐둔곳으로 달려가는데 집사람은 그래 당신 맘대로 ...
쳐다만 봅니다
실납을 감고 풀며 찌맟춘 시간만 한시간
밤 아홉시에 도착해서 열시가 넘어서야 겨우 받침틀펴고 바늘에 지렁이를 끼웠습니다
출장길에 넣어둔 채집망에는 참붕어 한마리 들어오지않고 ..
다행히 챙겨온 지렁이가 느긋한 참붕어 찌올림 대신합니다
여기 저기서 양수기 돌아가는 소리들
가끔씩 방정맞은 입질에 여섯치급 붕어들이 채비에 붙들려 나옵니다
참붕어에 덩어리들이 묵직하게 입질을 올려주던 기억속의 조행이 있었던 터인데
꾼의 욕심은 상상으로 끝나가고 맙니다
준비없는 출조의 무모함 ...
결국 밤 열두시까지 잔챙이들과 씨름하다 철수해서 집에 들어가니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집사람이 그럴줄 알았다며 빙긋이 웃습니다
그러게 마누라 말 들어 손해볼일 없을텐데 ..
요즘 좀 더워요 .. 자고 아침 일찍 나가 새벽 낚시하고 오후에 선거하면 될걸
뭐가 그리 급하신지원... 마눌이 고수입니다
선거일 아침
피곤한 탓에 눈을 떠보니 아홉시입니다
어제 밤낚시만 하지 않았더래도 새벽출조를 했을텐데 ...
선거마치고 부리나케 또 달려갔습니다
산속 숨은 소류지
20미터 위 제방까지 세번에 나눠 온갖 짐들을 옮기고 나니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입니다
본격적으로 대를 펴기전 대 두대로 입질패턴을 보는데 넣자마자 붕어들이 딸려나옵니다
여섯치정도지만 금새 20여마리를 잡아내 던져주고
참붕어 채집망을 넣고 ...
이곳에서 지렁이 네통을 썻습니다
기대와는 달리 줄곧 여섯치 .... 한 이백마리는 잡았을겁니다
저수지 전체에 똑같은 씨알만 있는건지 딱 안봐도 같은 싸이즈
일찍 접고 철수합니다
다시 20미터 언덕을 오르내리며 부푼꿈을 흐르는 땀으로 접어내립니다
짐을 차안에 정리하고 젖은옷을 갈아입고 아카시아 그늘에 앉아 잠시 바람에 몸을 맡기니
참 미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자고 새벽 출조해 차분히 낚시를 했다면 피곤하지도 않고 여유있는 낚시를 했을텐데 ..
당신 낚시하고 듣고 본것만 몇년인데 내가 당신을 몰라 ?
비와서 안나오고. 추워서 안나오고. 너무 더워서 안나오고 .날이 너무 좋아서 안나오고.
바람이 불어서 . 안불어서 .....
결국 그런 이유보단 당신이 순서를 지키지 못한탓이란거 몰라요?
좋은 몸으로 차분히 준비도 미리하고 느긋이 즐기면 오죽좋아요?
맨날 급하기만 하니 즐길 여유나 있었겠어 ..쯪쯪쯔 ...
완전 유치원생 취급을 당했지만 모두 맞는 말이니 헛기침만 합니다
ko.. gg.....
컴퓨터에 로그인이 잘안돼서 집에 퇴근해야만 글을 쓸수 있습니다
그나마 집에선 딸아이에게 뺏끼고 마눌 게임한다고 뺏기고 ...
마눌이 사십이 넘어가니 헛기침도 안통하고 ...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걱정해주신 형님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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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래미한테 밀리고,
마눌한테 채이고
집에선 컴터 꿈도 못꿉니다.
은둔자님 거 마님헌테 찍히지마시공 있을 때 잘허시우
주말에 아빠 낚시가기만 지달리네요 ㅋ~
자랑하시는 것 맞죠? ㅎㅎ
낚시방송 같이 보며 자란 아이들..
"오늘은 보름이라 조황이 별로죠? 조사님..." 하고
놀립니다.
낚시 그맛이죠 ㅎㅎ
완벽하게 준비하고 다듬고 출조하여 꽝치면 더 허탈하죠 ㅎㅎ
노트북 가지고 다닙니다
나 혼자 즐길려구요 켁
요즘들어 집사람의 컴퓨터 단속이 심해지자
(사실 컴퓨터 안해도 휴대폰으로 게임 하더구만요!)
주말되면 아이들이 제게 자꾸 낚시가자고 보챕니다.
대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은 꼭 가지고서 말이죠!
결국 낚시보다는 엄마 눈치안보고 게임하고픈 마음이 큰 것이죠!
선거전날 낚시는 가야겠고 집사람 눈치는 조금 보이고...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앉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니
집사람이 한마디 합니다. "어지럽다. 얼른 가라!"
오늘만 일하면 내일은 주말이네요. 물가로! 물가로! 아싸!
전 집에선 컴 안합니다~
햐~
거기가 어디레요~
저 오늘 고향갑니다~
저희는 애들이 어렸을땐 시간을 절해줬답니다.
넌 몇시에서 몇시까지...이렇케요.ㅎ
잘 계시죠...반갑습니다.^^
그나저나 저수지가 지천이라 무럽습니다...
잔잔한 감동입니다.
내내 평안하시고 두분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