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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낚시꾼이 아닙니다.

IP : 4fa7d92ef746778 날짜 : 조회 : 5687 본문+댓글추천 : 0

며칠전 시간내어 평일번출이지만 경산 00지에 도착하니 오후6시 였고, 연일 자리다툼이 심하던 곳임에도 최근 부진한 조황 때문인지 더운 날씨탓인지 두서너팀만 그늘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고, 한번도 앉아보지 못한 그곳의 특급포인트가 비어있는 것이 마음을 바쁘게 합니다. 얼른 주차하고 서둘러 장비를 메고지고 엎어지듯이 포인트에 당도하여 고생보따리를 퍼질러놓고 낚시의자 위치를 잡아 앉히고 가방과 삐꾸통(?) 등을 의자주변에 추스린 후 그늘로 들어가 땀을 닦고 한대 피면서 혼자 중얼거리며 실실 웃습니다. "햐! 오늘 이거 웬 횡재고, 그 숱한 출조에도 반경 30M근처에 접근해보지 못한 곳에 이렇게 늦게 와서 자리를 잡다니....." "에이 괜히 허급증만 내었네. 아무도 안 오는데 괜시리 혼자 똥줄타서 ... 느긋하게 와도 되는데......ㅉㅉ" 여러가지 이유로 달콤했던 짧은 휴식후에 작열하던 태양도 한풀 꺽여 뒷통수만 후끈하게 하는 시각이였지만 대편성을 완료하니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합니다. 번출이어서 대편성과 동시에 캐미를 꺽어 콩옥콩옥~순으로 8대를 널었습니다. 차량이 줄지어 들어오고 동시에 제법 큼직한 몸체의 오토바이 한대가 요란스레 들어오는가 싶더니 일행들인지 좁은 공간에서 주차한다고 야단법석 이였습니다. "뒤로 오라이, 모도시하고, 고대로......" 행색을 보아하니 낚시하러 오신 분들은 아니고 쪼끔 짙은 화장과 걸출한 목소리의 여성분 2명을 포함한 행락객인 듯 했는데 갈 때는 취객이 되어 비틀거리 더군요. 불과 몇미터 떨어진 곳에서 점방을 펼친 분들이 초대(?)하신 분들과 어울려 주거니받거니 한바탕 술판이 벌어지고 톤높은 농담사이로 간드러진 웃음이 섞이고 취한 상태인지 수면에 뭔가를 던지기도 하고 이를 말리기도 하고...... "이거 모처럼 만에 잡은 호기인데 저것들 땜시 어이구~" 담배를 꺼내물고 불을 붙이는데 술판이 막판으로 치닫는 반가운 소리들이 들리더니 대걷는 소리와 물소리가 요란했지만 내귀에는 비발디의 4계중 봄으로 들립니다. "빨리들 좀 가그래이, 비교적 빨리 술판을 끝내줘서 고맙데이." 이때가 밤9시경 이였는데 초저녁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아직도 4시간 정도 바짝 쪼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게 술판에 시달린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었습니다. 취객들이 하나 둘 등뒤로 지나가면서 비틀대는 걸음에 술내음이 묻어나고 몇명이 지나간 뒤, 맨 나중에 낚시가방을 짊어진 두명이 지나가면서 던지는 말이 재미있습니다. "우린 낚시꾼이 아닙니다." "벌써 갑니까? 좀 더 하시지요." 속으로 실실 웃으며 쾌재를 부르며 한마디 하니 암말도 않하고 황급히 지나 가더군요. "뒤로 오라이, 모도시하고, 고대로......" 들어올 때와 똑같은 맨트가 밤호숫가의 적막을 깨트리더니 서로 인사한다고 또다시 한바탕 소란을 떨더니 그들은 갔습니다. 우린 낚시꾼이 아니라는 그들의 대편성을 훤할 때 보았는데 다대편성으로 무려 10대 이상을 가지런하게 펼쳐놓은 폼새가 벌꾼(?)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낚시꾼이 아니라고 황급히 지나가던 그들! 그들의 뒷모습이 아름답지는 않았습니다. 그날 저는 그들의 태태덕택(?)으로 아무도 접근않은 호조건의 특급포인트에서 자정무렵까지 엄청난 캐미쇼와 우~리한 손맛을 보았습니다. 월척 37,31 두수와 9치급 3마리...... 무더운 여름! 건낚하십시요.

1등! IP : 60ddd5f9dd00543
초초님
반갑습니다
월척 2수 축하 드립니다
재미 있는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저수지명만 있으면 T/B감인데요^^
안출 하시고 이웃 낚시꾼 잘 만나시길 바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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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60ddd5f9dd00543
손맛과 인생이라 할까요? 장단점을 다보고 즐거운 낚시를 하신것같네요..
그래도 일찍가고 그정도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재미있게 잘보았습니다.
저도 조우회분이랑 한번 x태지 라는곳에 바람쇨겸 새벽이나 올려고
오후늦게 갔었는데..건너편 3분,,양옆으로 나이드신 두~서너분,,
해가지고 낚시를 해볼까 싶어 바라보는데.....
차라이트 켜고 쉴새없이 떠들고..나이드신 어르신 건는게 아니라 뛰어다니는
소리 납니다..동료께서는 온 저수지가 쩌렁쩌렁.."밥 먹자..어여~~~"
"야~~~~~~~~어딧노.."
너무 황당해서 힘이 쭉 빠집니다..^^
그찰라 옆에 어르신..발자국노리 대단합니다.
전투화 소리 비슷합니다.
지나가다 " 내 여기있다.~~~~~~~~밥안물낀데~와"
온저수지가 울립니다.
건너편 조사님들 여전히 웃으며 얘기합니다.
이런경우는 처음이여서..무지 기분 나쁘더군요,,,,
초저녁부터 밤10시가 넘는 시간까지.쉴새없네요..
그상황에서. 어르신 바로 옆에서 제낚시대 앞으로 릴 칩니다.ㅠㅠ
황당황당. 조우회형님이랑. 당황해서...더이상 못참겠다.싶어.
보따리 싸서 집에 와버렸는데...제발 그러지 말았으면 싶습니다..ㅠㅠ
님 조행기를 보니 그때 생각이 나네요..즐거운 손맛보셔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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