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와이프와 애들 둘 해외로 떠나고,
초반 문득문득 찾아오는 외로움을 잊기 위한 핑계로 매주 낚시에 몰두하였습니다.
장비도 하나 둘 늘고 전국 구석구석 흙바닥 돌아다니다 보니
보다 본격적이고 편하게 즐기기 위해 저렴한 사륜차를 하나 질렀습니다.
퇴근해서 내 외관 문제가 있는 부분은 수리하거나 직접 부품사서 갈며 놀았고,
나름 괜찮은 성능과 생각보다 넉넉한 내부 공간에 매우 만족했지요.
24만 키로 된 차였지만, 포항, 여수, 고성, 철원, 태안 등 동서남북 잘 달려주었습니다.
연비도 10키로 가까이 나왔구요.
지난주, 아산권 출조 끝나고 귀가 중 오성면 부근 국도에서 덜커덩 소리가 났고,
심한 흔들림과 엔진 소음(덜커덕 소리와 쇠 긁히는 소리 등) 이 발생,
집까지 50키로 살살 와보려다 타는 냄새가 나서 공터에 정차하고 보니 엔진 과열이 심하더군요.
주변 공업사는 문 연 곳이 없고 견인을 부르니 차가 엑셀을 밟으면 시동이 꺼질 정도가 되었어요.
결국 50키로를 견인해 집 근처 단골 카센터에 차를 대고, 사장님께 월욜날 봐달라 전화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월요일 사장님께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비보를 듣고,
이곳 저곳 알아보다 결국 폐차장 예약하고,
저녁에 칼퇴근해 카센터 찾아가 차 가득한 짐을 세시간 동안 빼고 정리하고,
몇 번이나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집으로 옮겨 여느때와 같이 혼자 밥을 먹었습니다.
오늘 아침... 일요일에 오성에서 집으로 올때 조심 조심히 모셔오던 기사님과는 달리,
개 목줄 달려가는 것처럼 실려간 모습을 보니 또 한번 처량하네요.
친했던 친구가 멀리 떠난 것처럼 마음 한편이 허전합니다.
지금껏 다른 녀석들과의 몇 번의 헤어짐이 있었지만 이런 기분은 처음이에요.
가족들 떠난 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낚시를 함께한 기분좋은 추억 때문일지...
"이제 그만 다니고 연말이면 돌아올 가족들 맞이할 준비해야지.." 하는 것 같습니다.
혼자 남아 외로울 때 옆에 있어준 친구와도 같았던 나의 애마.
1년 반 넘게 2만키로 전국 구석구석 나와 함께 달리고,
주말 항상 내 옆에서 나를 지켜주고 내 몸을 뉘게 했던 고마운 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가족 에피소드에 바보같은 나의 눈물도 보았던 녀석.
배터리 방전 한번 없이 말썽 없고 묵묵했던 너.
참 고마웠다.
잘 가거라 나의 애마여.
내 추억의 나날에 벗과도 같았던 너와 함께라서 즐거웠다.
힘내세요
18년동안 함께 한 녀석 이었는데 잊혀지는건 금방이네요. ㅡ.,ㅡ
인생이라고 하더군요.
넘 슬퍼하지 마세요.
또다른 만남이 있겠지요
ㅋ또 새로운 칭구 하나 생기겠쥬~^^
들여야죠.
좋은차 만나시고
즐거운 낚시 하시길
우리 마눌님도
자기가 타던차
끌고 가니까 울더라고요 ..ㅠㅠ
어서 빨리 좋은 친구 만나시길요 ..
새 붕붕이가 그자리를 대신하며
기존에없던 편의기능 익히느라 금새 잊혀질겁니다.
안녕 하고
새로운 신상 곁에 두고 있습니다
낚시몆번다니다 안되겠다싶어 중고로낚시차사륜 한대 구입해서 여름부터 최근까지 잘타고 다니는데 희안하게 새차보다 더정이가대요 ㅎㅎ
폐차장에 직접 끌고 가서 폐차를 시키는데 마음이 참 착찹하더군요.
폐차장 사장한테
"마음이 참 안 좋네요" 했더니
사장님이 그러십니다.
"여기 와서 울고가는 사람들 많아요. 특히 여자들이 그래요.
제가 정성스럽게 모실테니 너무 섭섭해 하지 마세요"
타던차 보낼때..다들 그러시구나..
도닥도닥!
..저도..96년식 그레이스 이년전까지 낚시차로 쓰다 보냈지요..
잠자리및 뒷공간이 넘 좋앗는데
견인되가는 뒷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진적이
있읍니다..
지금도 1박 낚시 할때마다 그립습니다
저는 16년동안 같이한 애마가 있습니다 ~
물론 5등급차량이라서 폐차와 매연저감장치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야했고, 아직까지는 쌩쌩하기에
후자를 택했습니다 ~
20년 넘을것같습니다 ^^ ㅎ
22만 키로 동안 큰 고장없이 잘 달려주고 엔진 상태가 좋아~
세달전 하체 180만원 들여 올수리 하였네요.
딱 5년만 더 타보자. 함께 해줄꺼지 라고 한번씩 핸들잡고 말해줍니다.
저도 언젠간 그 날이 오겠죠 ㅠㅠ
다름 아끼던 차인대 렉카 기사님 망치로 남바 네려 치고 견인 쿵 가슴 이 아팠던 기억
가족이 돌아오면 차를 하나 사긴 하겠지만,
그놈처럼 오직 나만의,,, 낚시 전용차가 될 수는 없겠지요.
앞으로 다시 낚시 전용차를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댓글 주신 모든 분들... 많이 공감해 주시고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
월척 님들 덕분에 힘 많이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