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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는 연애 중……

IP : 45f6dbe7340fba3 날짜 : 조회 : 2462 본문+댓글추천 : 0

장례식장 복도에 마련된 테이블 의자에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묵묵히 혼자 앉아 있던 조카 딸아이의 남자 친구, 말을 건넬 상황이 아니라 그냥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웠던 조카는 짬짬이 가서 말동무를 해주었습니다. 5년 전 아부지 돌아가셨을 때도 찾아와서는 하루 종일 앉아있다가 밤늦게 돌아갔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다음 날 아침, 가지 않고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를 본 순간 짠한 마음과 무언지 모를 뭉클함이 일었지요.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마냥 그렇게 놔둘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여 형수님의 속내는 어떠한지 물어보았습니다. 형수님은 두 사람의 결혼을 인정하고 있었습니다만 형님의 완곡한 반대로, 온전한 승낙을 받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온 두 사람이었습니다. 한 가지 단점 아닌 단점(?)으로 쉽게 허락받지 못하다가 얼마 전, 형님과 식사도 같이하며 승낙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가서 "자네, 여기 있지 말고 이것저것 도와주게나."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반색하며 가족처럼 일을 도와주었습니다. 장례가 거의 끝날 즈음, 그를 어머님께 인사를 시켜야 하지 않느냐고 가족에게 의견을 물었지요. 모두 동의하였고 장례 후 어머님께 인사를 드리고 그는 저희 집안의 예비 사위로 정식 인정받았습니다. 삼우제 마치고 가족 모두 큰집에 모여 서로 위로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집안 어른들에게 슬픈 모습 보이지 않으려고 애써 밝게 웃으며 재잘거리는 조카 딸아이를 보며 짠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장례비 모자라면 자기가 다 부담하겠다던, 자기 결혼비용으로 아빠를 모시고자 했던 갸륵한 녀석, 바보 같을 정도의 순하디순한 성격으로 제 동생에게 늘 지고사는 녀석……. 조카는 남자 친구가 퇴근 후 자기를 직장이 있는 현풍까지 데려다 준다면서 시어머님 될 분과 남자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군요. 가만히 듣고 있다가 조카에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OO야, 너희 몇 년 사귀었노?" "13년 이라예…" 신발 바꿔 신지 않고 무던히도 기다리고 기다린 두 젊은이의 지고지순한 사랑, 그 사랑에 아낌없는 마음의 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제 서른을 훌쩍 넘겨버린 조카딸아이, 그리고 조카보다 약간 어린 그, 둘의 계획은 돈 더 모아서 누구에게도 손 벌리지 않고 결혼식 올리겠다고 하더군요. 내년 봄, 형님의 축하는 받지 못하지만 형님의 몫까지 축하해 주려 합니다. 두 사람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기를 빌어봅니다. "OO야! 꼬옥 행복해야 된데이…"

1등! IP : 81074f70d41173c
흐..요즘세대에 흔치 않은 친구들이군요.
기다릴줄도 알고 배려 할줄도 아는
더구나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 지는게 요즘세대들인데요.
저도 축하를 보내 드리고 십네요.
꼭 멋진 가정 이루어서 화목하고 행복하게 지내길 응원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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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15b869628fc66b4
13년의 교제 기간..

그것만으로도 조카님과 그 남자분의

성정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결혼 생활은 더욱 더 깊고 사랑스러울 듯 합니다.

두 분께 응원 드립니다.


아마도 아부지와함께 님께서

큰 울타리가 되어 주실 듯 합니다. ^^
추천 0

IP : ea880889dd9c1dd
13여년의 결실을맺는군요.

우선 축하드리고,

두분의행복을빕니다.

알콩달콩 행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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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3591348defd871b
13 년 씩이나......
대단합니다
믿고 맡기셔도 될듯하네요
주변에 저런 사내 하나 없습니까?
추천 0

IP : a7b6607ac0f8aaf
글이 애잔합니다

세상 그 어느 커플보다도

서로를 이해하는

행복한 커플일것 같습니다

^^
추천 0

IP : 45f6dbe7340fba3
너무 쉽게 헤어지는 요즈음 젊은 세대와는 다른 두 사람을 보면서
그 사랑이 오래토록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댓글 주신

날으는밤나무님
晝주茶다夜야娑싸
소풍님
그림자님
랩소디님
진주붕맨님
두개의달님
이박사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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