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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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몽(?)을 꾸고 떠난 낚시..... 1부

IP : fbdcd62e6b8ea7a 날짜 : 조회 : 7611 본문+댓글추천 : 0

우리 조사님들 모두... 낚수라는 중병에 걸려 오늘도 여기에서 회포를 풀고 계시겠죠? 몇해 전 일교차 제법 컸던 가을날의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虛卒의 티를 벗지 못한 채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일천한 조력의 낚시꾼인 저는.... 어느날 꿈에 근사한 저수지의 한켠에서 낚싯대 한대를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꿈벅하는 찌를 보고 손을 내밀려는 찰나.. 낚시대는 손쌀같이 물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황망함도 잠시... 웬일인지 꿈속의 저는 물속으로 사라지는 애지중지 하던 낚싯대의 손잡이를 담담하게 바라만 보았습니다. 마치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견이라도 하듯이.... 어김없이 발앞의 물가에선 조그만 뭉게구름과 함께 산신령 비슷한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책에서처럼... 양손엔 붕어를 들고 계셨습니다. "이 4짜가 니 붕어냐?" "이 5짜가 니 붕어냐?" 문득 욕심은 났지만... 아무튼 대본데로 다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역시 대답은 "착한 낚시꾼아.. 다 가져라..." 뭐 여기까지는 꿈속에서 조차 다 알 수 있는 전개였습니다. 산신령이 사라지고, 양손에 쥔 붕어의 앙탈을 느낄새도 없이 저는 "저기요.. 낚싯대도 주고 가셔야지요..." 눈을 떠서도 붕어의 모습이 눈 앞에 선했습니다. 세상 어느 낚시꾼이 이런 꿈을 꾸고도 마음을 진정 할 수 있을까요. 회사에 연차를 내고 주말을 이용하여 4일간의 낚시를 계획하였습니다. 목적지를 물색하고, 저수지의 상황과 유비무환으로 근처의 2차, 3차, 4차 공략지 까지 정합니다. 낚시대를 점검하고 평소에는 미.친거 아니냐고 코웃음 쳤던 카본 4호줄에 석조바늘 11,12호로 채비를 꾸렸습니다. 혹여 천기가 누설될까 집사람에게도 재차 당부 하였습니다. "내가 낚시 간걸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라" 토요일 새벽.... 낚시 싸부인 친구에게도, 절친한 조우인 동생과 손윗동서에게도 아무말없이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 서산의 한 저수지에 도착하였습니다. 1일차.... 처음 목적지인 양수형 저수지에 도착하여 저수지를 한번 돌아 봅니다. 검색한대로 부들이 즐비하고 포인트가..... 가슴이 뜁니다. 평소 눈길조차 주지 않던 석축에 포인트를 정합니다. 자리가 너무 불편하지만 웬지 더 믿음직 했습니다. 수심 80cm - 1m 나오네요... 가슴이 많이 뜁니다. 아직은 이른시간인지 토요일 오전인데도 몇몇 보트꾼 말고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바닥의 청태도 좀 걷어내고, 덧바늘도 붙여 봅니다. 무리해서 8대를 피고 딸기 한봉지 개서 던져 놓고 보니 땀이 납니다. 나름 요소요소에 던져놓은 찌들을 보니 가슴이 뿌듯해 오네요... 혹여 자동빵이라도 노려볼 심산에 채비도 걷지 않고 밤낚시를 대비 해 차에 들어가 잠시 억지로 눈을 붙입니다. 눈을 감으니 꿈속에서 보았던 붕어의 앙탈이 손에 전해져... 쉬이 잠이 오지 않습니다. 누룽지로 간단히 이른 저녁을 해결하고 본격적인 낚시를 준비 합니다. 붕어밥도 정성을 다해 달아 던져놓고 담배 한대 피워 물으니 온 세상을 가슴에 품은 듯 홀연히 가슴마져 넉넉해져 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봉고차 한대가 들어 옵니다. 나이 지긋하신 대여섯 분들이 내리며 갑자기 주위가 부산해 지더군요,,, 제자리 주위로 포인트를 잡고 앉으셨지만 거리는 충분히 확보해 주셨고 또 부들이 감싸고 있어 서로 낚시에는 지장 없어 보였습니다. 한분이 오셔서 이것저것 물어 보십니다. 저도 이곳이 처음이라..... 채비들을 다 끝내셨는지 저녁을 준비하며 저한테도 권하시네요... 저녁은 이미 먹었다 하니 술한잔 권하시네요 "감사 하지만 술을 못합니다." "우덜은 한잔씩 하며 이런 재미에 낚시 다녀...." "혼자 낚시 다니니 자네도....." 조금씩 시끄러워지십니다. 저도 독조를 아주 즐겨하는 편은 아니며... 저 또한 주말꾼이라, 토요일 낚시의 한계도 짐작했던 바이지만.... "저는 꿈이 있어요" 마음속으로 말합니다^^ 시간은 저의 편이었습니다. 주위의 모든것들이 잠든시간... 꿈을 꾸던 낚시꾼 하나 홀로 저수지를 지킵니다. 새벽 3시쯤 되었을까요? 가장 우측 부들사이 본류로 이어지는 물골지점에 던져 놓았던 4칸대의 찌가 꿈결처럼 미동을 보내옵니다. 잠시 눈을 의심 했지만 ,,, 이내 시간이 멎은 듯 세상 어떤 슬로우 모션이 이와 같을까요... 너무나 천천히......올라 옵니다. 가슴은 요동 쳤지만 머릿속으론 냉정해야 된다고... 아아 미천하지만... 내 낚수 인생에 이렇게 느린 찌오름은 처음 이었습니다. 챔질을 준비하는 손엔 힘이 들어갔고 어깨는 이미 몇번을 들썩였습니다. 이윽고 세마디쯤 올린 찌는 멈추어 섭니다. 하나 둘...세엣..... 하늘을 향해 치솟은 낚시대를 두손으로 부여잡고 요동치는 녀석의 몸부림을 느끼니.... 마음속으론 별의별 생각들이 스쳐갑니다.......

IP : fbdcd62e6b8ea7a
^^ 다녀가신 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다가오는 주말에는 날씨가 좋다네요.

대박 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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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95aa67f73f72684
"바 리 그 때" 초 슬러우므션으로 찌가 ~~~마음이 콩당콩당..., 마 머라 표현못합니다

조행기잘보았습니더.

안출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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