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당님의 글을 보니 어릴적 아버지 따라 낚시 다니던 때가 생각나에요..
1984년 초봄 어느날 충남 대산지(현재는 좌대낚시터로 운영되고 있는..)
당시는 서울에서 찾아가기 정말 먼 시골이었습니다.
저수지 인근엔 흙집 몇채, 논, 밭...
물가엔 엄청난 양의 수초로 작업 없이는 대를 펼수도 없었고, 검은색 새우가 엄청 많았었지요..
새벽 두시에 일어나 집 근처 해장국집에서 해장국 한 그릇찍 먹고 출발하면, 아침나절이나 되야
대산지에 도착 했지요..(전 물론 차 뒷자리에서 잠만 쿨쿨..^^)
대낮 땡볓에서 큰 낫과 수초갈구리에 나이롱 빨래줄 묶어 한 서너시간 던지고 당기길 반복하면
낚시대 3대 필 정도의 공간이 만들어 졌습니다.(물론 아빠가 하고, 전 개구리 잡고 놀고..)
로얄 글라스롯드 아빠 2대(세칸데정도), 저 1대(한칸반) 펴 놓고 황토에 깻묵 섞어 밑밥 왕창 던져놓고
인근 시골집(지금 생각해보면 누구집인지 전혀 모르겠네요, 지인인지 그냥 민박인지) 가서 시골밥 먹고 놀다가
해지기 전에 다시 자리로 돌아 옵니다.
본격적인 낚시를 위해 칸델라 불 밝히고 자리 잡고 앉았는데 비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40인치도 않 되던 오색 파라솔 하나에 아빠 잠바속에 쏙 들어가 앉아 있으면 춥지 않습니다.
주변에 불빛 하나 없고 비바람에 굉음이 울려도 무섭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도 야광 테잎이 칸델라 불빛에 반사되어 반짝 거리며 올라옵니다
손가락보다 굵은 검은 새우를 물고 황금색 월척붕어가 올라옵니다.
하지만 춥고 졸립던 저는 아빠품속에서 잠이 들고...
넓고 따뜻한 품을 가졌던 아빠는 않 계시고...
어느덧 눈이 어두워 찌를 볼 수 없어 이젠 더이상 낚시를 즐길 수 없는 아버지만 계시네요...
어두운 눈으로도 잘 볼 수 있는 굵은 찌톱을 가진 찌를 찾아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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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도 나중에 커서 저런 모습으로 나를 기억해주면 얼마나 좋을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어릴적 아빠의 점퍼 속에 잠든 어린아이의 모습이
머리속에 스쳐지나갑니다.
얼마나 따뜻했을까... 고이 잠든 어린애의 모습이 잘 그려집니다.
문뜩 아버지가 그리워 집니다.....
부럽습니다.
말없이 따뜻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네요~
아버지가 된 지금에도......
이런날은 왜 엄니가 더 생각나는지 ...
아버지의 이름 다시 불러 보고 싶어지는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