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곳에 글이 별로 올라오지 않아 전에 다른 사이트에 올렸던 글을 다시 올립니다.
양해 바랍니다.
배수기나 겨울철 손맛이 그리울 때, 또는 일이 바빠 멀리 갈 수없을 때 꾼들이 찾는 곳이 양어장이죠?
줄여서 양방!
양어장의 유래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는 잘 모르나,
저의 경우 1976년에 처음으로 양어장에 발을 들여 놓게 됩니다.
제가 이곳에 가끔씩 글을 올리는데 아마 저의 중학교 시절로 생각됩니다.
무지하게 오래됐죠? ㅋㅋㅋ
지금은 계절에 맞춰 노지형과 하우스형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그때는 노지형만 있었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그것도 대개 큰 저수지의 가장자리를 흙으로 막아 만든 조금은 투박한 곳이었습니다.
가두리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네요.
1976년 추석이 지난 어느 토요일.
전에 낚시회를 따라 두어번 온 적이 있는 고삼지에 무작정 단독출조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정신 없는 짓입니다. ^^
40년전에 중학생이 서울에서 고삼지로 1박2일 단독출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습죠..ㅎㅎ
고삼지!!!
지금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꾼들이 조금 외면하는 곳이지만 40년 전만해도 정말 좋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그때는 낚시회를 따라 왔기 때문에 그 저수지가 얼마나 큰 지를 미처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저 낚시회 버스에서 내려 100여미터 걸어가면 포인트 진입이 가능했기 때문에
시외 버스타고 가도 별 문제 없을 것라는 착각 속에 무대포 출조를 감행했습니다.
대충 고삼지 어딘가에 내려 근처를 헤매보지만 어디 하나 낚시할 데가 보이기 않습니다.
물가는 온통 돌밭이고...
하도 오래전 일이라 제가 버스에서 내린데가 어딘 지도 모르겠네요.
게다가 밤낚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주위에 다른 어른들이 있어야 안심하고 할텐데
근처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전혀 없습니다.
두리번 거리며 낚시하는 사람을 찾아보니 한참위에 낚시하는 분들이 몇몇 계시네요.
짐을 들고 한참 가서 어른들 근처에 진을 칩니다.
얼마 후 제가 왔다는 것을 의식하신 어느 조사분이,
아저씨: 야!, 너 혼자왔니?
나: 예...
아저씨: 어디서 왔니?
나: 서울서요.
아저씨: 뭐?? .......................
그런데 어둑해질 무렵 아저씨들이 대를 걷기 시작합니다.
‘아~ 오늘도 또 혼자해야 되는구나’하는 푸념과 함께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그날따라 혼자서는 하기 싫어 다시 주위를 살펴보니 저위에 또 낚시하는 분들이 몇몇 계시네요.
밤낚시할거면 옆에서 하겠다고 말할 요량으로 근처에 가보니...
엥~??
주위에 철조망이 쳐져 있고 그 안의 작은 둠벙에서 몇몇 분이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잠시 구경을 하는데 준월척급을 연신 걸어내고...
가까이 가서 물어보니 여긴 돈내고 하는 곳이라고 하시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주인이 그물로 고기를 잡아 둠벙에 가두고 영업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양식한 붕어는 아닐테구요.
고삼지 토종일 것입니다.
그러면서 관리소(?)를 알려 주시네요.
관리소랄 것도 없고 마당이 있는 시골집...
들어가서 낚시를 하겠다고 하니 주인아줌마가 밤낚시에 5,000원을 내라네요.
지금 화폐가치로 따지면 한 5~10만원은 될 것 같습니다.
주머니를 탈탈 털어보니 한 삼천 몇백원이 주머니에 있네요...
그래서 3,000원에 안 되냐고 사정을 했더니 안 된다고 하시네요. ㅜㅜ
휴~ 하는 한숨과 함께 돌아서는데,
아주머니가 묘한 제안을 하시네요.
내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2,000원에 하려면 하라고 하시네요.
전 네!하고 대답하고 제 자리(노지)로 돌아와서 밤낚시를 했습니다.
입질도 없고 배도 고프고 무섭지만 아침이 되면 대박을 할 수있다는 일념하나로 밤을 세웠습니다.
물론 양어장에서 밤새 붕어 끌어내는 소리를 들으면서...
지루하고 지루한 밤은 가고...
아침... 아니 새벽이 되었습니다.
잽싸게 짐 걷어 그 집 마당으로 가니 일찍 일어나신 아주머니가
절 보고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으시네요...
아마 제가 어제 아주머니가 한 말을 그대로 믿으리라는 생각을 하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 잽싸게 2,000원을 드리고 둠벙으로 갔습니다.
혹시 아주머니 맘이 변하실까봐...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를 잡고 낚시에 들어갔습니다.
정말 넣는대로 나오더군요. ㅋㅋㅋ
붕어도 최하 7-8치에서 월척이 넘는 놈들까지...
잉어도 자반에서 두자 되는 놈들까지...
평소에 거의 쓸 일이 없었던 뜰채를 원 없이 써보았습니다.
12시가 되어 작은 놈들은 방생하고 큰 놈들만 대바구니에 담습니다.
집근처 단골낚시방 주인께 자랑하려고요..ㅎㅎ
붕어를 살려가려는 욕심에 물을 반쯤 넣었더니 이 모습을 본 옆의 아저씨가
그러면 붕어가 더 쉽게 죽는다고 하시면서 물은 빼고 수초를 따서 적당히 덮으라시네요.
붕어 살려 가져오는 법을 그때 처음 배웠습니다.
서울로 오자마자 단골 낚시점으로 직행합니다.
그래서 그곳의 총무님과 아저씨들에게 입에 침을 튀겨가며 자랑을 했습니다.
총무님: 어디서 잡았니?
나: 고삼지요.
총무님: 고삼지 어디?
나:우물쭈물... 대충 얼버무리고...
허걱! 큰 일 났습니다.
조만간 고삼지에 출조할 계획을 잡아 놓으신 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자세한 위치를 계속 물으십니다.
처음부터 양방이라고 했으면 될텐데 괜히 거짓말을 해가지고...
그 일이 있은 후 몇 주간 낚시점에 출입하지 않았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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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한테 혼날낀데 ㅎㅎ 잘보고 갑니다
오랜만에 추억에 조행기 게시판에 맞는 글을 본 것 같네요^^
다들 요즘은 출조들이 뜸하신 것 같은데...온라인에서나마 글로 뵈니 반갑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날 물가에서 한번 뵙기를 소망해 봅니다.
출조를 해봤던 기억이 나는군요.
버스에서 하자하니. 바로 앞쪽에 섬이 보이였는데 그섬이름이 뭐였는지는 기억이 없습니다.
그게 벌써 40 여년전 일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
필자는 유년시절 꾀나 강단 있는 분이신가봅니다.
반갑습니다.
그 어릴적부터 접하셨으니 지금쯤은 ...ㅎㅎ
세상만사가 다 그리 되었지만 낚시계가 너무나 많이 변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가끔이라도 추억어린 재미난 글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