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년도 넘은 시절의 나는 이미 물불 안가리는 수준의 골수꾼이 되어있었다.
사춘기를 맞은 나이였지만 훨씬 더 이전부터 아버지가 틈만나면 나를 데리고 낚시를 가시는통에
내손에는 장난감 대신 낚싯대가 훨씬 정겨웠으니 이리 시작된 낚시가 평생을 관통하고도 모자람이었다.
불혹을 지나 지천명의 나이거늘 월요일에 눈을 뜨면 주말부터 생각하는 심사를 보면 낚시아구힘이
항우의 그것에 비할까...... 어쨋거나.......
다시 그시절.. 75~6 년도 쯤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그해 여름 팔당댐 아래의 양수리 쪽에는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제법 몰리는 유원지처럼 되어 있었다. 강의 물살도 세고 일부구간은 급수심인데도 그리 사람들이
많았던걸 보면 먹고살기 어려웠던 그시절 인지라 멀리 가기도 쉽지는 않았으리라...
사람들이 많이 몰릴땐 하루가 멀다하고 익사 사고가 일어나는 아주 위험한 곳이기도 하여서 시신을 수습한후
유족들이 올때까지 조금 떨어진 곳에 놔둔것도 여러번 봤을 정도였다.
나는 토요일 학교 에서 오자마자 그곳으로 달려가 당시 최신형인 용성 그라스롯드대 를 뽐내며 하류쪽 물숨이
죽는 만곡진곳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낮에는 피라미, 마자 일색 이지만 밤이되면 제법 씨알좋은 붕어와 누치가 올라오는통에 밤을새워 카바이트
칸델라 를 켜놓게 되는 그런곳이었다.
그날따라 입질도 왕성해서 살림망 안에는 8치급 붕어가 십여마리 이상 담겨 있었고 준척급이라도 한번 걸라치면
하도 힘을 쓰는 통에 옆사람 민폐 끼치는일이 다반사 였다.
삼매경에 저녁도 놓치고 옆사람이 건네준 수박 몇덩이로 끼니를 때우고는 찌만 바라보다 보니 어느덧 밤한시가
훌쩍 지나가게되었다. 그런데 아까 먹은 수박이 잘못되었는지 배가 살살 아픈것이 배탈의 전조가 분명하여
휴지 챙기고 칸델라 들고 마땅한 자리를 물색하였다.
낚시 자리에서 약 70 m쯤 올라가니 골처럼 움푹 파진곳이 있어 이곳이 배설의 명당이거니 싶어 자세를 잡고
시작하던중에 당시 흔히보는 흰색과 푸른색의 비닐로 엮은 천막지가 눈앞으로 길게 놓여 있는것이 보였다.
용무 중에도 가져다가 낚시 자리에 깔아 놓을까 하는 생각으로 살짝 집어드는 그때였다.
카바이트가 다됐는지 꺼질듯 말듯 하는 불빛에 보이는건 분명 사람의 발이었다.
순간 머리속이 하얘지면서 버린 물건위로 자칫 주저앉을뻔 했다.
낚시자리로 허겁지겁 뛰어가는 70 여m의 거리에서 수도없이 뒷머리를 붙잡히는 느낌은 자리로 돌아오고도
한참을 이어졌으니...
그러나 ... 낚시 아귀힘이 그것보다 센듯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낚시를 생각할즈음 희부옇게 동은 터오고 있었다.
새벽장인가... 죽죽 올리는 입질에 또다시 빠져들고 있었으니 천상 꾼이 틀림 없으렸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해가 머리위에 걸릴즈음 70m의 그곳에서 곡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유족 들이구나 샹각하는 순간 어젯밤 내가 저질러 놓은 물건이 그제서야 생각이났다.
이일을 어찌하나.. 망자옆에 똬리 틀고있는 그물건을 어찌할꼬...
복잡한 심경으로 있는동안 북적대던 소리는 잦아지고 이내 잠잠해 졌다.
가재미 눈을 하고있는동안 이미 작은 피래미 들의 입질만 무성해진 터라 대를 걷기로 했다.
무심한 세월을 지나 지금 생각해보면 망자의 가시는 길에 꽃향기는 못보태줄망정 분?한 내음을 옆에 모셔
드렸으니 지면을 빌려 이제서야 삼가 사죄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영면하소서.
무량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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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이 다시 드가 겠어여...ㅠㅠ...
잼있게 읽고 갑니다..~!!!
항상 안전 조행 돼세요^^
무량사가 부여군 외산에 있나..내산에 있나 ... 햇갈리네요~~
흐흐흑....ㅎㅎ
휴일아침 담백한글에 미소가 살포시 피어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즐거운 추억과 상처가 같이 공존하는 곳 이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으로 더 기억이 많이 납니다..
지금 가끔 지나다 보면 용못의 연꼿이 아름답고 예전의 그 중앙선 철교도 변함없이 있는데.....
옴 삼다라 가다약 사바하
옴 삼다라 가다약 사바하
옴 삼다라 가다약 사바하...
상수도 보호지역 이라 밤에 무지가서 손맞받던 대지여
어분쓰면 향어도 잘나오던곳 이기도 하지여 ~~
글 잘보구 갑니다 ~~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