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좋아하는 낚시인입니다.
시를 좋아해서 시 공부를 하고있습니다.
가볍게 읽어주세요.....
밤낚시 도깨비불
밤마다 도깨비들이 춤을 춘다
저수지 가장자리를 둘러앉아 불꽃춤을 춘다
덩실덕쿵 더덩실덩덕쿵
지렁*도깨비 아기 반딧불 머리이고 까불까불 춤을 추더니
허연 콩가루* 뒤집어쓴 쌍바늘 가지도깨비
어 ∼ 히 삐삐리릭 휘파람춤을 춘다
무슨 곡절이 저리도 깊고 멀기만 할까
저들이 설치니 세상이 어지럽군
지나던 골바람 물가를 휘 돌아보며 사라진다
저수지 수면 위는 그들이 뿜어대는 불꽃춤에
밤 깊어 가는 줄 모른다
구경꾼들 잠시 침묵하는 사이
그들의 춤사위는 자진모리에서 휘모리로 이어지고
듬성듬성 빠진 이 드러내며 나타난 옥수수* 방망이
늙은 홀아비 가려운 등 긁어준 마디마디로
허공에 팔자를 그리며 물 속으로 스르르 물뱀처럼 사라진다
오래지 않아 두 갈래로 찢어진 꼬리 달린 붕애 물고
춤을 춘다 도깨비춤을 춘다
이에 뒤질세라 민물새우* 할미도깨비
꼬방 꼬부랑 휘날레춤을 춘다
관절 꺾어 디딜방아 찧으면서
긴 수염 바람에 맡겨둔 채 심상 굿은 춤사위로
저수지 머리 위 도깨비불 돌려가며
수초 헤집고 물 속으로 허위허위 사라진다
하나 둘 셋 - 하나 둘
한 마디 올리고 사라지고 두 마디 올리고 곤두박질
구경꾼 몰려들 쯤 저수지는 마지막 춤을 뿜어댄다
물 속에 불기둥 솟아오르고
숨죽여 지켜보던 꾼들은 손에 땀을 쥔다
도깨비들의 불꽃 춤에 환호성을 지른다
물소리 철퍽철퍽 떠들어대던 도깨비들
가로등불 머리에 달고 집으로 돌아갈 때
저수지 물수레를 차례로 밟으며 서산으로 사라진다
* 낚시할 때 사용하는 미끼의 종류
밤낚시 도깨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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