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거 거짓말 아냐?"
10 여년전.
친하게 지낸 직장내의 한 형이 장가를 간다고 갑자기 선언을 했다.
당시 형의 나이 36세.
노총각이었지만 누구를 사귄다는 내색 한번 없더니
뜬금없이 3주정도 후인 4월 1일에 합천 해인사에서 혼인을 한단다.
4월 1일이면 만우절.
다들 거짓말이 아니냐며 반문했지만 내심으로는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 주었다.
그런데...해인사라....
서울에서의 거리도 거리지만 그 날 하필이면 한식때와 겹쳐
도로사정도 엄청 안 좋을텐데 가야하나...말아야하나...하며 다들 난색이었다.
난 나름대로 머릿속을 굴렸다.
음....해인사근처에 하루 먼저 가서 미지의 저수지를 함 만나보고
다음날 결혼식에 참석하면 낚시도 즐기고 성의도 보이는...
이거야말로 꿩먹고 알먹는 셈이 아닌가! 와이프도 모를테고....오케바리~
그런데...혼자서 차를 타고 간다는 것은 기름값 부담이 만만치 않고
그 먼길을 운전하자니 벌써부터 갑갑하여
운짱노릇을 할 놈을 물색하다보니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차(흰색 아반떼 XD)를 뽑은지 이제 열흘 된 후배 한 놈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포섭한다.
1. 차 길들이기엔 절호의 기회다.(고속도로, 국도...코치 자격으로 나까지 탑승)
2. 남도에서 낚시를 즐길 찬스다.(낚시에 입문한지 이제 1년밖에 안된 놈이기에)
3. 먼 길을 달려가 하객으로 눈도장 찍으면 평생이 편하다.(글쎄....?)
4. 책임지고 4명을 구성시켜서 기름값을 아껴주마.(그 외 낚시미끼값도 내가 댄다.)
나의 이야기에 녀석은 별반 반론없이 넘어와 주었고...
3월의 마지막날 난 녀석의 차에 동료들과 함께 탑승할 수 있었다.
초보운전인 놈의 차에 탑승하여 난 이것저것 잔소리를 해댄다.
"마,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쓸데없이 과속하거나 법규위반하고서 후회하고 인생 조지지말고
여유있게....느긋하게 운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이렇게 시작한 나의 운전에 대한 강의는 계속 이어진다.
고속도로에선 안전거리를 유지하라...브레이크는 절대 커브전에 밟아라....
차선의 중앙이 아니다, 조금 오른쪽으로 달려야 한다...
끼어들기할 때는 미러를 둘 다 보아야 한다.....등등....
국도에 접어들어서는 더더욱 잔소리를 한다.
국도는 특히 더 위험하다....커브가 많으니 조심하고 크게 돌아라...
시골사람들의 무단횡단을 특히 조심해야한다...
추월하는 차들이 있으면 무조건 양보하라...
내리막길에서는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라....등등 과장도 해가면서....
초보운전인 후배 녀석의 눈에는 존경의 눈초리가 계속 머문다. ㅎㅎㅎ
우여곡절끝에 오후 3시경 결혼할 형이 미리 잡아둔
해인사 근처의 한 호텔에 짐을 풀을 수가 있었다.
자, 이제 낚시를 할 시간이다. ㅎㅎㅎ
녀석과 나는 단 둘이 잽싸게 방에 짐을 놓자마자 빠져 나와서는
근처에 숨어 있을 소류지나 저수지를 찾아 다니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사전에 정보없이 무대포로 들이대니...여기저기 헛걸음만하기를 여러차례.
더구나 초보운전인 후배의 조심스런 느린 운전에 시간은 덧없이 흐르기만 한다.
"야, 속 터져 안되겠다. 이젠 내가 운전하마."
운전대를 바꿔잡은 난, 일단 근교에 낚시점이 있을만한 곳을 뒤지기 시작한다.
해인사에서 근 1시간정도 떨어진 거리까지 헤매다...
길가의 검문소에서 면허증을 요구하기에 자신있게 내밀었더니 경관이 한마디 한다.
"적성검사 기간이 지나셨군요. 봐드릴테니 돌아가자마자 검사하세요."
아, 넵!하며 약간은 머쓱하게 후배를 돌아보고는...다시 헤맨다.
마침내 길 건너편에 있는 한 낚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시간없는데 언제 유턴을 하냐, 하고는
들입다 핸들을 꺽어서는 중앙선을 넘어 낚시점에 주차를 하니
옆자리 후배의 눈이 동그레진다.
"형, 이거 불법아냐?"
"시꺼, 임마....국도에서는 그럴수도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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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낚시점에 들러 소류지 한 곳과 백학지라는 곳을 소개 받고는
마음이 급해서 악셀에 힘을 더 준다.
"형....여기는 60키로 이내의 도로인데....."
"어허! 날 저문뒤에 길 찾을라면 고생인거 알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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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받은 곳을 접어들려 보니....온통 비포장 흙길인데 바닥상태도 나쁘다.
그게 뭐 대순가...평상시대로 돌진.
"쿵!.....쿵!쿵!......."
"형....차 밑바닥에 계속 부딪치잖아. 망가지는 거 아냐?"
"야야....넌 차가 그렇게 약하게 만드는 줄 아냐?
이렇게 쿵쿵거리면 차체에 박힌 나사들도 제대로 자리잡는 거야,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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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옆에 나뭇가지에 차 긁히는데....."
"괜찮아, 괜찮아....자슥, 나중에 세차한번 하면 다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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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감래라고 했던가.
도착한 백학지는....정말 빼어난 계곡지였다.
하지만 벌써 시간은 오후 7시를 향해 가고...
우리는 서둘러 대를 세팅하고 캐미를 꺽어 던져야만 했다.
아무리 남쪽이라고는 하나...3월말. 더구나 계곡지의 밤추위는 장난이 아니었다.
집에서는 결혼식 간다고 하고 제대로 방한복을 갖추지 못한 상태.
이를 덜덜 거리며 마주치던 후배는 채 한시간을 못 버티고
추워 죽겠다면서 철수하자고 한다.
나 역시 추운건 마찬가지이고...특히 구두를 신은 발은 얼어붙는 것 같았지만
방금 전 입질을 한번 본 지라 조금 더 버티고자 마음 먹었다.
"따르릉~~ !@@%ㅉ$&%^*^&&@^"
"여보세요?"
"야, 임마. 어디 있어. 너 형수 될 사람하고 직장동료들 다 모였는데...
빨랑 와라~ 호텔 지하에서 신부측 여자들하고 술 한잔하고 있다~."
"아니....형, 난 늦을 거 같은데..."
"야, 너 여기까지 와서 얼굴 안비추면 죽을 줄 알아!"
젠장...그때 걸려 온 전화에 결국 추위와 싸우던 우리의 마음은
따끈한 술 한잔과 신부의 처녀친구들에게 홀라당 기울고 말았으니....ㅜ..ㅜ
이왕 철수하는 거 빨랑 가서 언나들에게 눈도장 찍으려는 마음에 운전이 급해진다.
호텔로 돌아가는 차 안.
"형, 국도는 밤에는 더 조심해야한다며~."
"마, 초보인 너나 그렇지...겨우 시속 80밖에 안 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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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내리막에서는 엔진 브레이크를...."
"야야...건 나중에 너 혼자 연습해라,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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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내가 운전하면 안될까?"
"어허, 그래서 언제 가냐? 빨랑 가서 신부 여자친구 얼굴봐야지~~~"
새파랗게 질린 조수석의 후배를 무시하고는
냅다 밟아서는 드디어 호텔에 도착.
컴컴한 호텔주차장에 도착해서 멋지게 후진주차를 하는데....
무언가가 뒷범퍼에서 쿵!하고 부딪힌다.
내려서보니...
브레이크라이닝이 타는 지독한 냄새가 일단 코를 찌르고...
정원석중 하나가 유난히 돌출 되어 있었는데
범퍼에 부딪혀서 범퍼 한가운데가 조금 들어가고 까져버렸다. 이런.....ㅋ
.
.
.
"형, 이게 뭐야.....ㅜ..ㅜ"
"음음.....야야, 범퍼란 원래 아끼면 안되는 거야. 안전장치 아니냐.
얼렁 들어가서 술 먹자, 춥다....."
결혼식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절대로 운전대를 나에게 주지않는 후배녀석의 조수석에 앉은 내 귀에는
브레이크가 헐거워졌네...처음으로 새차에 상처가 났네...하며 궁시렁대는
후배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고 있었다.
*********** 거참,..낚시만 가면 운전이 험해지니....후배야, 미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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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조시에는 꼭 과속을 하죠.
또 철수시에는 와이프 때문에 또 과속을 하구요.
지난 일요일 아침 저수지에서 나오면서
차를 거칠게 몰다
마후라에 빵구 났네요...
우리 회 정기출조시 카 레이싱이 펼쳐집니다.
먼저 도착한 사람이 좋은 자리 잡을 수 있기에...
그래도 역시 안전이 최곱니다.
안전운행, 안전출조, 뱀조심 하세요...
근데....난 차보다 낚시가 좋긴 하더라구
건강하시고 원하는것 이룰수있기를 바랍니다
밤낚시 한번 동출 합시다
요새 거기에서 밤에 허리급이 가끔 나옵니다
아니죠.. 차종별로 낼 수 있는 최고 속력으로...
어디 딱지가 무섭습니까?
오늘도 지방세 체납되었다고 최고장 날라 옵니다..
얼마전에는 퇴근 후 차를 보니 번호판 영치가 되어
주말 낚시가야 하기에 지방에 상가집 둘러대고 싸워서 벌써 퇴근 한 공무원(팀장-징수과)
저녁 10시에 시청으로 불러내 번호판 받아냈습니다.. 나중엔 고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