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비늘 (5부)
< 사깃꾼과 사깃꾼>
낙수에게 하루만에 천오백을 날린 허사장은 날렵하게 빠진 벤츠를 타고
대전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대전 문창동에는 전국 7대 낚시 고수 중에 한 사람인 벽송 백일구 사장이
운영하는 낚시가게가 있었다.
벤츠가 문창동 벽송 낚시에 도착하자 서둘러 가게로 들어간 허사장은
백일구 고수가 보이자 얼굴에 웃음을 지었다
"아, 허사장 어서오시오. 기다리고 있었소이다 허헛"
"백사장님 반갑습니다 건강하시죠?"
" 나야 뭐.......세월을 낚는 직업을 가졌으니 나이를 먹을 일도 없고 여전히
건강하게는 지냅니다만"
"백사장님의 그런 긍정적인 자세가 부러울 따름입니다 하하"
"근데 무슨 댓바람이 불었길래 갑자기 찾아오신다고 하셨는지...."
"아이고, 거 뭐......별건 아닙니다만 제가 요즘 신출내기 초짜에게 당하고
있는지라 열 좀 받아서리....허허"
"신출내기요? 낚시시합에서 당하기라도 한건가요?"
"아이고오. 백사장님도 참...제가 누굽니까? 그런 신출내기에 당할 사람인가요.
다만 그 넘이 물 불 가리지 않고 도전해 오므로 이 참에 매운 맛을 좀 보여주려고
염치불구 하고 백사장님께 신세를 지려고 찾아왔지요"
"그럼 이번에도 용궁 떡밥이 필요해서?"
"그렇지요 허헛.....용궁떡밥을 일킬로만 만들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만들어 딜라면 만들어는 주겠습니다만, 용궁 떡밥이 만능은 아니라는 점 항상
기억해야 한다는 거 아시죠?"
"어이고..알다마다요. 그래도 제가 아는 한은 백사장님의 용궁떡밥이 아직까진
최고라 생각합니다. 그 점은 걱정 마시고 만들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적어도 낚시 고수라면 그들만의 떡밥 레시피는 당연히 있는 것이다
계절에 따라서 동물성 미끼와 떡밥 미끼를 구분해야 한다는 건 기본이지만
그 중에서도 떡밥미끼는 어떻게 연구하고 만드느냐에 따라서 붕어 및, 각종
민물고기를 요즘말로 대박이 나도록 건지느냐는 것은 낚시인들의 오랜 염원 중에
하나인 것이다
벽송 백사장도 그만의 떡밥 레시피가 있는데 이름하여 용궁 떡밥이라고 명명했었다
유성 쪽에 있는 낚시터에 자주 출조 하면서 백사장과 친해진 허사장은 백사징이
손수 만든 용궁떡밥이 있다는 걸 알고 그것을 얻기 위해 백사장을 룸싸롱도
데리고 가는 등 친해지기 위해 애를 썼었다
"허사장님이 만들어 달라니까 만들어는 주겟지만......시합을 하면서 얼마나 큰 돈이
걸리는지 모르지만 용궁 떡밥이 아무리 좋다한들 이보다 더 좋은 떡밥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또 낚시 기법이 훌륭한 사람에게 걸리면 허사장님이 진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암만요.....걱정마시고 저한테 맡기세요. 제가 지더라도 백사장님 원망
안 합니다요 하하"
서울로 돌아오는 벤츠 안에서 담배를 빼어 문 허사장이 얼굴을 찌푸렸다.
'새퀴가 말여......그깟 떡밥 하나 잘 만든답시고 유세를 떠는 게 말여'
운전사가 벡미러를 보며 네? 하는 얼굴로 허사장을 보았지만 허사장은 손사레를
쳤다
그리곤 생각났다는 듯이 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곤 전화를 걸었다.
"어, 손군인가? 그려 날세"
"그려 잘 지내고 말고 하하...그건 그렇고 낼 모레 쯤 손맛 한번 봐야지?"
"그야 물론이지 근데 이번엔 좀 빡세게 나가볼까 하는데 말여"
"최소 천으로 잡는 게 어떤가?"
"아..맥시멈은 그때그때 상황 봐가면서 하는 것이고"
"그려그려.....그러자고. 그러면 모레 명성에서 보자고"
핸드폰 폴더를 닫은 허사장의 얼굴에 알듯 말듯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새카맣게 젊은 놈이 낚시나 하며 용돈을 벌 궁리나 하다니....넌 이제 죽었어'
벤츠는 만남의 광장을 통과하여 시커맣게 입을 벌리고 있는 괴물의 아가리 같은
서울을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야 길호야. 허사장이 안달이 났나 본데"
"시합을 하잡니까?"
"그래. 미니멈은 오백에 맥시멈은 천 이상,,,,,아니, 그때 봐가면서 하자는데?"
"글타면 인정사정 봐줄 것 없고.....한 삼억 정도 땡겨지면 손 털자고"
"오억 정도 털어도 눈 하나 깜빡 안할 인간인데 말여...."
"그건 안돼. 형도 알다시피 우리 모토가 안전에 또 안전 아니우? 욕심 부리면 절대
안되지"
"안다 알어. 그래도 허사장 그 인간은 오악을 잃어도 계속 덤벼들텐데"
"아이 형, 왜 그래. 언제나 욕심을 경계하라고 했잖우? 그래서 우리가 지금까지
경찰 문턱을 모르고 지내는 것이고"
길호는 신중한 녀석이었다. 그리고 영리한 놈이었다.
맺을 때 맺고 끊을 때 끊는 맛이 분명한 놈이었으니 지금까지 경찰서에 한 번도 안
갔을 것이라고 낙수는 생각했다
"좋아. 그러면 이번에 확실히 정리하고 허사장과는 끊어야 겠다 3억을 자르면 안면몰수다"
"진작 그래야지.... 형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게 참 좋아"
명성 낚시터에서 만나 허사장은 특유의 능글스런 웃음을 띄었다.
"어이, 손군. 내가 오늘은 작심을 하고 왔는데 말여"
'쥐/롤하네 새퀴. 작심을 하든 백심을 하든'
낙수는 빙긋 웃었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지요. 저도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거 아시지요?"
"어이고...그려... 부디 자네가 나를 이겨주길 바라겟네 껄껄"
"얼마짜리 부터 할까요?"
"오백부터 하지?"
"좋습니다"
제각기 자리를 잡고 앉은 두 사람은 낚시터 사장이 호루라기를 불자 낚시준비를 시작했다
바늘에 묵찌빠 미끼를 달면서 허장의 미끼를 곁눈질로 살펴본 낙수는 웃음을 참았다
떡밥 색깔이 평소에 사용하던 색깔이 아니라는 건 누군가가 만들어 준 떡밥이라는 증거다
그렇다면 길게 끌 이유는 없었다.
첫 판 오백짜리를 잃어준 낙수는 그 다음부터는 연전연승을 하고 있었다,
물론 아슬아슬 하게 한 두마리 차이로 이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넷 째 판에서 허사장이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손군. 이번 판은 삼천 짜리로 하지?"
"좀 큰데요....."
" 허어...이 사람아 삼천이 뭐가 크다고 그래. 속전속결로 하자고"
"아이구,,,이거 떨려서 원.....그렇게 하죠"
그 날 하루에 허사장은 첫 판 오백을 따고 천, 천, 삼천, 삼천짜리를 잃었다.
하루에 다섯판 이상은 하지 않는다는 약속하에 그날은 판이 끝났다.
"허사장님 요즘 컨디션이 안 좋은가 봅니다. 미안해서 어쩌지요?"
"이 사람아 미안하기는....돈 잃고 속 좋은 놈 없다지만 내기는 내기인지라....
여하튼 축하하네 자네 실력이 엄청 좋아졌네 그랴"
낙수에게 그 날의 조과를 전해들은 길호는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형. 허사장의 떡밥이 달라져 있었다고?"
"그래. 누구 낚시도사 에게 레시피라도 배워서 만들어 온 것이겠지"
"그거 안 좋은데....."
"신중한 건 좋은 데 신경 꺼라. 그런 놈팽이가 떡밥 만들어 와봤자 호구일 뿐이니까"
"아니야.....이 쯤에서 잘르고 다른 놈을 물색하는 게 낫겠어"
"한 번만 더 하자고. 허사장이 내일 삼억 가져온단다"
"삼억? 그 돈을 따고 무사할까?"
'임마. 여때까지 아무 일 없없잖냐. 허사장이 호구라고 물색해준 것도 너 아니냐?"
"그래도 웬지 좀...."
"시끄럽다. 넌 다 좋은 데 너무 신중한 게 탈이다. 걱정말고 묵찌빠 떡밥이나 만들어라"
낙수가 스승에게 배운 묵찌빠 떡밥은 최강의 떡밥이었다.
방앗간에서 갓 쪄낸 참깨 찌꺼기의 깻묵 300그램과 말린 지네 200 그램, 그리고 원숭이들이
좋아하는 바나나 200그램을 모두 분말로 곱게 간 후에 햇빛에 허루 이틀 말린 후, 들기름
세 숟가락을 넣고 만든 것이 이름하여 묵찌빠 떡밥인 것이었다
그리고 묵찌빠 떡밥은 저수지의 붕어들과 민물에서의 피래미들도 모두 반응하는 떡밥이지만
무엇보다도 가두리에서는 일격필살의 떡밥이었다.
그만큼 붕어들이 좋아하는 냄새들로 만든 것이 묵찌빠 떡밥인 것이었다.
이틀이 지난 후에 다시 명성 낚시터에서 만난 허사장은 웃음기가 가신 얼굴이었다.
"손군, 오늘은 딱 세 판만 하자고. 그대신 첫 판은 오천, 둘째 판은 일억. 셋째 판도 일억짜리로
하자고 어떤가?"
허사장은 약이 오른 얼굴로 정색을 하며 말했다.
"허사장님. 저는 그런 큰 돈은 좀...."
" 이사람아. 자네가 이기면 될 것 아닌가? 자네 실력도 이젠 나랑 엇비슷한데 운만 좋으면
자네가 이기면 되지. 그러니 오늘은 딱 세 판만 하지?"
낙수는 고민하는 척 하다가 마지못해 그러마 하고 대답을 했다 .
그리곤 이젠 끝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곤 세 판 모두 이기고 이 동네를 떠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판은 세 마리 차이로, 둘째 판과 셋째 판은 두 마리 차이로 낙수가 이겨버렸다.
"허사장님 이거 미안해서....."
낙수가 짐짓 미안한 얼굴로 허사장을 보며 말하자 허사장은 아무 말이 없이 허공만 바라볼
뿐이었다
한 잔 사겠다는 낙수의 제의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간 허사장을 뒤로 하고 낙수는 자동차를
몰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기분 좋은 심정을 가눌 길이 없었다.
나흘 동안 4억 가까이 땄으니 요 근래 들어 가장 재미가 짭짤한 시기였던 것이다
그 때. 신림동 네거리를 벗어나서 집으로 가던 낙수의 차 옆구리를 들이받은 자동차가 있었다.
조수석을 들이받았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한 낙수의 귀에 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퀴야 내려"
검은 양복을 입은 네 명의 덩치들이 차에서 튀어 나오더니 낙수의 자동차를 발길로 걷어찼다.
"뭐야"
낙수가 크게 말하며 자동차에서 내리자 네 명 깍두기들은 다짜고자 낙수의 멱살을 잡았다.
"좋게 말한다. 지갑 내놓고 꺼지면 살려주겠다"
네 명의 덩치들은 낙수에게 지갑을 내놓으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형씨들 강도여?"
"새퀴가...."
낙수의 멱살을 잡은 놈이 한 손을 치켜들며 낙수를 때리려고 할 때 낙수는 녀석의 발등을
구둣발로 찍고는 손목을 비틀어 잡고 집어 던졌다.
"네놈들은 뭐여?"
"알거 없고 신발놈아.....지갑 내놓고 꺼지면 목숨은 살려주마"
문득 , 허사장을 떠올린 낙수는 태연하게 말했다.
내 지갑에 돈이 있다는 건 허사장만 아는데.....니덜은 허사장이 보낸 놈들이냐?"
"신발놈이,,,"
그 중 한 놈이 발차기를 하며 낙수를 공격하자 낙수는 재빨리 피하며 방어자세를 취했다.
"니덜, 사람 잘못 골랐다. 그냥 가면 용서해주마. 덤비면 죽는다"
"쥐/럴하고 있네 새퀴가"
처음 발차기를 한 놈이 재차 발차기를 하며 낙수를 공격하자 낙수는 가볍게 피한 후,
중지 손가락으로 녀석의 인중을 강타했다. 녀석은 둔탁한 신음소릴 내뱉으며 물러섰다
그러자 두 놈이 연달아서 공격을 해왔지만 낙수는 가볍게 피하고는 가위차기와 뒤돌려 차기로
두 놈을 연달아 쓰러뜨렸다.
그리고는 막 웃통을 벗어 제끼려던 남은 한 놈마저 자동차 옆구리를 박차고 뛰어오르며
이단 옆차기를 내지르자 녀석은 개구리처럼 뻗어버렸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낙수는 급히 자동차에 오르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곤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허사장...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는거여....뷩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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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꾹하고갑니다.
다음회기대되네요.
굿~~~~~~~~~~~~입니다..
아~~또 며칠기다리라고~~~?
외도(?)는 아직까지 않하고 착하게 살고 있네요
흐흐흐---
하지만 재미있는건 인정합니다
잘읽고 갑니다~ㅎ
잘 읽고 갑니더..
추천 꾹......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다음편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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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해 주시길~~
담부터..좀길~~~~~게
부탁해요..무심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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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글이 올라 오나 매일 확인하고 있습니다....ㅎㅎ
이제 점점 흥미진진해 집니다.
건강조심 하시고
행복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건강하세요~~~~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