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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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낚시나 가자.

IP : 50db1097890875c 날짜 : 조회 : 8000 본문+댓글추천 : 12

20대 후반 첫 직장 다닐때였죠. 익숙치 않은 민간인 생활과 직장생활로 힘들어 하고 있을때, 낚시라는 취미로 다가와준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그 회사에 저보다 6개월 가량 먼저 입사한 친구였는데 저의 이런 마음을 잘 헤아려 주던 친구였었죠. 나이도 동갑이고 성격도 비슷한데다가 취미또한 같으니 우린 금방 오래전 부터 알던 친구처럼 지냈습니다. 낚시실력 또한 좋았는데 어릴적 부터 충주호등에서 아버지한테 배운 떡밥낚시 실력은 가히 일품이었죠. 현장에 따라 적절히 운용되는 떡밥 배합술, 상황에 따른 집어와 미끼의 적절한 운용등은 젊은 나이임에 불구하고 혀를 내두를 만한 실력이었습니다. 당시 청주에 살았던 우리는 충주호,원남지,초평지,맹동지,고삼지등을 주로 다녔었는데 매주 주말만 되면 같이 출조했었죠. 우리는 낚시터에 도착하면 자리잡는건 두번째고 먼저 깡소주를 각자 병나발을 불고 아딸딸한 상태에서 물가 분위기를 만끽한 후 낚시를 시작하곤 했었죠. 그러던 그친구가 어느날 사직서를 제출하더군요. 이유는..... 당시 부모님이 식당을 하셨는데 아버지께서 갑자기 건강이 안좋아 지셔서 어머니를 도와드려야 한다더군요. 너무나 아쉬웠지만 그 친구를 보내줄수 밖에 었었지요. 나중에 식당을 물려받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너무나 강했으니.... 그친구가 퇴사하고 난 후 전과 같지는 않았지만 간간히 연락하면서 동출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3~4년이 지났을겁니다. 경기가 안좋았던지 식당 매출 감소로 그 친구는 방황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뭐라도 제가 도와주고 싶었지만 먹고사는 방식이 다르니 도무지 도와줄게 없더군요. 저는 그동안 빠른 진급으로 생산관리부서에서 한 팀을 전담하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회사에서 자재구매쪽 인원을 모집한다는 말에 회사 간부에게 그 친구를 추천했죠. 물론 그 친구는 재입사를 껄끄러워 했지만 제가 일사천리로 밀어 붙인 탓에 제 뜻을 따르기로 결정했습니다. 회사에서도 재입사라서 처음에는 꺼려했지만 반 협박으로 제 추천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뛸뜻이 기뻤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같이 잘 지내려는 들뜬 마음은 두어달 후 산산 조작이 나 버렸습니다. 성격이 대쪽같은 그 친구 성격에 예전 자기보다 후임이었던 사람들과 어울릴려니 부딪히기만하고 겉돌더니 결국 또 한번의 사직서를 던지더군요. 그때 심정은 참 암담했습니다. 예전처럼 잘 지낼수 있을거란 저의 생각이 짧았던것 같기도 하구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친구와의 연락도 점차 끊기고 서로의 삶을 살아가던중.... 청주에 막내 처남 결혼식이 있어서 갔던중 예식이 끝난 후 멀리서 오신 친지분들 배웅하러 버스 터미널에 모셔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막 출발하려는 버스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저를 쳐다보는듯한 눈길이 있길래 힐끗보니....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는 그 얼굴은 예전의 그친구 였습니다. 순간 얼마나 반갑던지.... 그동안 그 친구는 우울증으로 고생하다가 버스 운전일은 배워서 지금은 그 지역에서 시외버스를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버스 출발 시간때문에 짧은 재회였지만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정없이 연락도 못한 저 때문에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암울했을 지난날을 꿋꿋이 이겨내고 지금처럼 버스 핸들을 움켜쥐고 있는 그친구가 너무 고맙고 자랑스러웠습니다. 한때 사소한 말다툼에 주먹질도 서로 오갔지만 이내 아무일없던것처럼 물가에서 같이 병나발을 불던 친구. 요즘처럼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때면 예전에 그친구와 자주먹던 어묵탕에 소주생각이 간절하네요.

1등! IP : 38006c38e73202e
낚시로 맺은 인연은 다시 낚시줄로 단단히 엮어야죠.

조만간 동출 하셔서 회포 푸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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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a0d819de5a6168c
세상은 넓고도 좁은것 같습니다.
남몰래 찾아온 인연이니 계속이어져서 같이한 낚시후기를 부탁 드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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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d56c5e7ff7c95a3
수양버들 출렁이는 湖水(호수)에 대를 드리우면
저만치 호수 깊은 곳에서 뽀글뽀글 떠오르는 氣泡(기포)속에 떠오르는 한 사내의 얼굴이 匕首(비수)가 되어 가슴을 찌릅니다...

1990년경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던 친구의 얼굴
우리는 휴일이면 충북일대 수로나 저수지에 낚시를 하였죠. 한10년 같이 낚시를 다니다 2000년가을 위암으로 生死(생사)의 강을 건너 沈黙(침묵)의 나라로 가버린 친구...

賻儀(부의)
이 슬픈 한 비길 데 없어 뒤돌아보니
西便(서편) 하늘에 노을만 붉게 타오릅니다.
모쪼록 彼岸(피안)의 江 저편에서 고이 永眠(영면)에 드시옵소서.삼가 弔意(조의)를 표합니다.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며
戀歌(연가)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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