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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미학이 몸에 벤탓인지 인생에 있어 두번의 긴 기다림이 기억이납니다.
모두 눈과 관련된 기다림 이었기에, 강원도 눈이 온다는 글을 보고 생각이 나서 적습니다.
첫번째 긴 기다림,
1993년 초겨울 이었던거 같네요.
첫사랑, 군대 제대하고 정신없이 빠져버렸던 첫사랑
내게도 이런 사랑이 오는구나하는 감격에 너무도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녀와 첫눈이 내리면 만사 제쳐놓고 그녀집 근처 커피숍에서 오후 4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정하고
홀수날 눈이오면 내소원을, 짝수날오면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는 지금생각하면
속이 뻔이 보이는 유치해 보이는 약속을 하고,
첫눈이 오는날 오전부터 설레이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세시부터 커피숍에 가서 그녀를 기다렸습니다.
네시, 다섯시, 여섯시 세시간을 기달리다 지쳐서
몇번을 집에 전화해서 그녀가 집에 없다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의 답을 들었기에
그녀 집앞 버스정류장에서 그녀를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와의 약속을 잊고 어딘가에서 놀다 돌아올 그녀를 채근하기 위해,
무슨 일인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곳에서 밤 열두시까지 기다렸습니다.
첫눈이 정말 한없이 내렸습니다. 아무리 눈을 피해 있어도 온몸이 눈사람이 되어 갑니다.
버스가 끊기 정류장, 눈때문에 도로에 차도 다니질 않습니다.
마음속에 걱정과 분노가 교차되어 내일 아침까지라도 기다릴 마음이었던거 같습니다.
정류장 건너편 그녀집 대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립니다.
아버지 잠든거 같아서 나왔다고, 울다 퉁퉁불어 있는 눈으로 내일 전화할테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그냥 가지 이렇게 기다리고 있느냐고 눈물을 훔치며 혹시 아버지가 나온걸 알까봐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던 그녀,(사연은 구구절절이라 생략)
지금은 어디에선가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기를 기원해보는 그녀
기다린 시간 커피숍 세시간, 눈속에 여섯시간 합 아홉시간.
두번째 긴 기다림
대학 졸업후 지금 집사람과 연애시절
집사람은 서울에 취직하여 서울생활을 하고, 저는 광주에 취직하여 광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던시절
집사람이 서울에서 5시 버스를 탓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폭설이 내립니다.
광주 터미널 하차장, 방풍도 되지않는 그 추운 곳에서 저녁 아홉시부터 새벽 여섯시까지
이것도 아홉시간이네요. 눈이 너무 많이와 도착해도 집에 갈 방법이 없을거 같아
올때까지 기다린것이 새벽 여섯시에 도착하네요. 차라도 있었으면 히터틀어놓고 기다렸을텐데
하차장에서 기다린것이 온몸이 동태가 되어버렸네요. 동상 않걸린 것이 천운인거 같아요.
누구를 더 사랑한거 같냐구요?
당연히 지금 집사람이쥬, 검열 다 암시롱~
휀님들 누구를 오랜시간 기다려본 끈기의 이야기나, 첫사랑 고백좀 혀봐요.
눈도 온다하고 분위기 좋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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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 막걸리 보내주시면 고백 합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