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여름방학에 시골에 내려가면 돌아가신 큰아버지의 밭일을 많이 도와 드렸습니다. 그리고는 밭일을 마치는대로 낚시터로 달려가 낚시를 했습니다. 일이 늦게 끝나 날이 어두워져 낚시를 하지 못하는 날은 낚시 못한 것을 대신하기 위해 족대를 들고 강가에 나가서 새우나 구구리를 잡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낚시를 하고픈 마음에 밭일이 언제 끝나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밤낚시 장비가 없어서 주로 낮낚시만 하다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밤낚시 장비를 구입하여 밤낚시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한달 이상 텐트를 치고 장박 낚시를 하러 오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저녁을 먹고 강가에 나가면 간드래로 불빛을 밝히며 연신 큰붕어를 낚아 내는 모습이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조금만 더 밤낚시 하는 것 보다가 가고 싶어서 구경을 하고 있노라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새벽에 집에 들어가기도 어쩔때는 졸려운 눈을 비벼가며 구경을 하다가 그만 잠이 들어 버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강가에 나갔다가 시간이 늦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은 돌아가신 큰어머니께서 걱정이 되셨는지 데리러 오시기도 했습니다.
지금처럼 비나 뜨거운 햇빛을 피하며 낚시를 할 수 있는 파라솔이나 텐트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내리쬐는 햇빛을 받으며 그냥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쌔까매져도 낚시를 했고, 비가 내리는 날은 비닐우산을 들고 비를 피하거나 미처 준비해 가지 못했을 때는 내리는 비를 다 맞고서 낚시를 했던 것 같습니다. 방학을 맞은 동네 아이들이 낚시하겠다고 강가에 나와 대나무 낚시대 짧은대 한 대씩 들고서는 끼니도 거른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낚시에 몰입한 것 같습니다. 주위에서 붕어 한 마리라도 잡으면 왜 그리들 신이 나서 잡은 것 보여달라고 했는지 그 때는 어종 불문하고 잡히는대로 집에 다 가져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중학교 때 학교를 등교할 때나 하교할 때는 꼭 낚시점을 들렀고 학교에 가서는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바늘을 맸던 것 같습니다. 어떤 때는 토요일에 집에 들르지 않고 곧장 시골에 내려가 낚시를 할 생각으로 낚시 가방을 매고 등교를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학창 시절에 낚시에 푹 빠져 살았던 것 같습니다.
글을 읽고 있으면, 그 당시 낚시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한 소년의 순수한 모습이 눈에 훤하게 그려집니다.
잊었던 추억도 소환해 가며 올려주시는 글을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날이 많이 춥습니다. 건강하세요~^^